"전반적으로 평균 속도가 600메가비피에스(Mbps)에서 800Mbps 나왔습니다. 라우터와 모뎀 보완 작업 등을 거쳐 11월에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를) 발표할 예정입니다."

조경식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제2차관은 28일 오후 서울 지하철 2호선 신답역에서 성수역 구간에서 진행한 28기가헤르츠(㎓) 대역 5세대(5G) 이동통신 기반의 지하철 와이파이 실증 착수회에 참여한 후 이같이 말했다.

이번 실증 착수회는 과기정통부와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를 포함해 삼성전자 등 장비 제조사가 함께하는 28㎓ 5G 지하철 와이파이 실증 사업을 알리고자 진행한 행사다.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왼쪽)이 2호선 객차에서 28㎓ 5G 지하철 와이파이 시연 설명을 듣고 있다. / 과기정통부
조경식 과기정통부 제2차관(왼쪽)이 2호선 객차에서 28㎓ 5G 지하철 와이파이 시연 설명을 듣고 있다. / 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와 관련 업체들은 이날 2호선 지선 구간에 마련된 28㎓ 5G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 실증 환경에서 직접 4량짜리 열차에 탑승해 와이파이 성능을 시연했다. 시연 결과 평균 600M~800Mbps급 속도를 보였다. 기존에 서비스되는 롱텀에볼루션(LTE) 기반의 지하철 와이파이 평균 속도(71Mpbs) 대비 약 10배 빠른 속도를 보인 셈이다. 때에 따라 최대 1.2Gbps 내외의 속도를 보이기도 했다.

이번 시연에서 기록된 지하철 와이파이 속도는 5G 속도와 유사했다. 과기정통부는 5G 지원 단말이 아니더라도 와이파이를 통해 5G급 속도를 누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우혁 과기정통부 전파정책국장은 5G와 LTE 지원 단말에 상관 없이 해당 와이파이를 사용할 수 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맞다"고 답했다.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는 2호선 지선 구간에 28㎓ 5G 지하철 와이파이 실증 환경을 구축하고자 3월부터 협력했다. 28㎓ 5G 활성화 전담반을 발족한 후 28㎓ 5G 서비스 확대를 고민하는 과정에서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에 주목했다. 자주 끊기고 속도가 낮다 보니 소비자 불만이 컸던 영역이기 때문이다.

박태완 과기정통부 주파수정책과장은 이번 실증회에 앞서 27일 진행한 설명회에서 "달리는 객차에서 상용 와이파이 평균 다운로드 속도는 71Mbps에 불과해 카페나 터미널보다 느렸다"며 "여러 명이 같은 객차에 타면 와이파이를 이용하기가 힘들다 보니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 통신 장비사들은 28㎓ 5G 기반의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를 선보이고자 기존 지하철 와이파이와는 다른 기술을 적용했다. LTE 백홀망에서 와이파이 한 명 분을 구분해 한 객차에서 여러 사용자가 나눠 쓰던 기존 방식 대신 CPE를 활용했다. 지하철 역사 곳곳에 설치된 28㎓ 5G 기지국에서 받은 신호를 열차 앞부분에 설치된 CPE에서 와이파이로 변환한 후 광케이블로 객차마다 있는 AP에 전달해 다수가 와이파이를 사용하도록 지원하는 식이다.

박 국장은 "이런 식으로 5G를 사용한 적 없다. 각 업체가 처음 해보는 방식이다 보니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며 "기존에 CPE는 고정된 위치에서 신호를 받는 역할을 했다면, 이제는 시간당 60~70킬로미터(km)로 달리는 열차에서 서비스 하는 거니 처음 시도하는 거다"고 설명했다.

이통 3사는 이같은 실증 환경을 구축하고자 각 분야에서 협력했다. SK텔레콤이 기지국 장비 설치와 전체 연동 시험을 맡았다면, KT는 광케이블 등 인프라 구성에서 역할했다. LG유플러스는 객차마다 설치된 AP와 광케이블 구성을 맡았다. 삼성전자와 휴컴 등은 라우터와 모뎀 등의 관련 장비를 제공했다.

왼쪽부터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전략마케팅팀장과 이철규 KT 네트워크 부문장, 조경식 차관, 권준혁 LG유플러스 NW부문장, 심재창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 강종렬 SK텔레콤 ICT인프라센터장이 실증 착수회를 마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과기정통부
왼쪽부터 김우준 삼성전자 네트워크 전략마케팅팀장과 이철규 KT 네트워크 부문장, 조경식 차관, 권준혁 LG유플러스 NW부문장, 심재창 서울교통공사 기술본부장, 강종렬 SK텔레콤 ICT인프라센터장이 실증 착수회를 마친 후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과기정통부
과기정통부와 이통 3사는 28㎓ 5G 지하철 와이파이 실증 환경이 구축된 만큼 앞으로 본격적인 기술검증(PoC)에 나선다. 현 실증 단계에서 보인 기술 보완점 개선에 주력해 연내 일반 대중에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조 차관은 "(와이파이 신기술인) 와이파이6E를 사용하기에 앞으로 라우터와 모뎀 보완 작업을 해야 할 것 같다. 객차 내 서비스 문제도 보완해야 한다"며 "보완 작업을 한 다음에 11월 정도에는 서울시와 협의해 (서비스를) 발표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28㎓ 5G 지하철 와이파이를 수도권 지하철에 확대하고자 관련 사업자와 얘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28㎓ 5G 지하철 와이파이를 대중에 선보이는 과정에서 어떻게 서비스를 진행할지는 미정이다. 현 지하철 와이파이 서비스처럼 이통 3사별로 각사 이용자에게 제공할지, 공공 와이파이로 모두가 사용하도록 할지는 향후 이통 3사와 논의를 거쳐야 한다는 게 과기정통부 설명이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