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마주한 OTT 업계, 리스크 대응에 '분주'

입력 2021.10.01 06:00

10월 국정감사(이하 국감) 시즌을 목전에 두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계 행보가 분주하다. 글로벌 사업자인 넷플릭스는 올해도 국회 질타를 예정 지은 상황에서 상생 키워드를 방패 삼아 비판을 최소화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웨이브 등 국내 OTT 업계는 다수 부처가 OTT 업계 주무부처로 역할 하려는 다툼을 지속하면서 생기는 과도한 규제를 완화하려 국감에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전경 / IT조선 DB
20일 국회와 OTT 업계에 따르면, 10월 국감 시즌이 다가오면서 OTT 업계가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국회가 뉴미디어로 급성장하는 OTT 업계를 국감 논의선상에 두면서 국내외 OTT 업체가 각기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10월 1일부터 21일까지 국감 일정을 치른다고 밝혔다. 1일은 과기정통부, 5일 방통위, 20일과 21일엔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종합감사를 각각 진행한다.

과방위가 올해 국감 일정을 가시화하면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국내외 OTT 1위 사업자인 넷플릭스다. 구글 등 글로벌 공룡 기업과 함께 국내 사업 과정에서 갑질과 통신망 무임승차 등의 논란을 겪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과기정통부 자료에 따르면, 넷플릭스와 구글(유튜브) 등 글로벌 콘텐츠제공사업자(CP)의 국내 트래픽(데이터양) 비중은 2분기 기준 78.1%다. 카카오와 네이버 등 국내 CP의 국내 트래픽 비중이 줄어드는 사이 해외 CP 비중은 되려 늘어난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내서 망 이용대가를 제대로 지불하지 않아 비판을 받고 있다.

넷플릭스는 현재 SK브로드밴드와 망 이용대가 의무를 두고 소송을 진행 중이다. 망 이용대가를 지불해야 한다는 SK브로드밴드 주장에 지불 의무가 없음을 확인하는 채무부존재 소송을 진행해 1심 패소한 상태다. 넷플릭스는 이같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진행할 계획이다.

국회에선 이같은 문제 해결을 위해 넷플릭스의 태도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국회 과방위에선 관련 문제를 살피려 연주환 넷플릭스서비시스코리아 팀장을 국감 증인으로 신청한 상태다.

국회 부의장이자 과방위 소속인 김상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네이버, 카카오 등 국내 CP는 연간 수백억원의 망 사용료를 통신 3사에 지불하면서 안정적인 망 관리와 망 증설에 협력하고 있다"며 "반면 정작 폭증하는 트래픽 대다수를 차지하는 구글 유튜브, 넷플릭스 등은 망 사용료를 외면하는 실정이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감 질타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넷플릭스는 최근 상생 키워드를 앞세우며 출구 전략을 찾고 있다. 이익 독점 등으로 국내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치기보다는 선순환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입장을 강조하는 셈이다.

넷플릭스는 29일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진행해 국내 콘텐츠 제작 업계와 상생 성장 관계임을 강조했다. 당일 ‘콘텐츠의 사회경제적 영향력 분석 보고서’도 발간해 넷플릭스가 국내 산업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짚었다. 여기에 최근 국회의사당역 등에 국내 산업에 미치는 상생 효과를 강조하는 지하철 역사 광고를 내걸었다.

넷플릭스 측은 보고서 발간과 함께 "넷플릭스가 소개한 한국 작품이 세계적인 K문화 확산에 기여하고 있다. 연계 산업의 매출과 고용 확대로 이어지는 후방 효과도 있다"며 "푸드·뷰티·패션 및 관광 등 이종 산업 분야에도 2조7000억원의 경제 효과가 창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넷플릭스 로고 / IT조선 DB
국내 OTT 업계도 고민은 있다. OTT 업계가 뉴미디어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사이 해당 업계에 발을 걸치려는 부처 간 힘겨루기가 지속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최근 과기정통부와 방통위,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각각 OTT 관련 부서를 정비하고 예산을 확대하는 등 분주한 모습을 보인다. 부처별로 OTT 법적 성격을 규정하는 법률을 내놓으며 OTT를 관할 사업으로 두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국내 OTT 업계는 각 부처가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과정에서 규제가 쌓이며 산업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비치고 있다.

일례로 국내 OTT 사업자 1위인 웨이브는 일정 수준 이상의 트래픽을 유발하는 부가통신사업자의 통신 서비스 품질 유지 의무를 부과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시행령(넷플릭스법) 적용 대상이다.

여기에 방통위가 OTT 이용자 보호 명목으로 OTT에서의 AI 추천 원칙을 업계 의견 수렴 없이 발표하면서 고민을 더하기도 했다. 이에 최근 정책 건의서를 목적으로 국회에 관련 보고서를 제출한 상태다.

웨이브 관계자는 "웨이브뿐 아니라 언젠가는 팅빙이나 왓챠도 넷플릭스법 적용 대상이 될 것이다. 다수 부처가 규제를 더하면서 최소 규제 원칙이 사라지고 있다"며 "국감을 앞두고 이번 건의서를 통해 현 상황을 정리하고 의견을 내고자 했다. 앞으로 추가로 문제를 정리해 건의서를 업데이트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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