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人] 이승준 어메이즈VR 대표 “VR콘서트 글로벌 대중화 시대 열겠다”

입력 2021.10.01 06:00

VR헤드셋을 착용하자 눈앞에 나타난 롤러코스터를 타고 이동해 메타버스 콘서트장으로 이동한다. 콘서트장에는 이미 많은 가상 관중이 모여있다. 그 속에 섞여 손에 잡힐듯한 거리에서 열창하는 글로벌 아티스트 ‘메간 디 스탤리온’의 모습을 바라본다.

어메이즈VR이 개발하는 VR콘서트 속 내용이다. 어메이즈VR은 카카오 창립 멤버 다섯이 뭉쳐 2015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세운 가상현실(VR) 콘서트 제작 및 유통 플랫폼 회사다. 현재 미국의 여성 래퍼 메간 디 스탤리온과 함께 첫 번째 VR콘서트를 준비하고 있다.

IT조선은 30일 미국 현지에서 근무하는 이승준 어메이즈VR 공동대표와 화상 및 이메일 인터뷰로 소통하며 그의 사업 방향과 비전을 들었다.

이승준 공동대표. / 어메이즈VR
전도유망한 사업이라는 확신, 흐름타고 날개 달았다

어메이즈VR의 주 유통 채널은 ‘영화관’이다. 이를 위해 최근 ‘CJ 4D플렉스’와 파트너십을 맺었다. 글로벌 톱 아티스트의 VR콘서트 제작과 유통을 위해 추진됐다. 이를 통해 앞으로 어메이즈VR이 제작하는 VR콘서트가 VR헤드셋이 설치된 CGV 4DX 상영관에 우선 배급된다.

어메이즈VR은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인 2019년부터 콘서트 사업에 집중했다. 당시 창업주들이 VR헤드셋이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장 사업화하기 좋은 모델이 팬과 아티스트의 관계를 다루는 사업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본사가 미국에 있으니 미국 아티스트와의 협업을 가장 먼저 시도했는데 가수들의 반응은 좋지 않았다. VR콘서트를 제작하게 되면 오프라인 콘서트나 음원 매출이 오히려 줄어들지 않겠냐는 우려와 불신이 지배적이었다.

어메이즈VR이 묵묵히 VR콘서트 사업을 추진한 배경은 산업이 유망하다는 확신에 있었다. 안경 같은 타입의 언제 어디서나 착용 가능한 개인화 된 디스플레이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희망을 품었기 때문이다. 이승준 대표는 티비나 모니터를 모바일이 대체한 것처럼 개인화 VR장비가 모바일을 대체할 시대를 꿈꾼다.

그러던 중 코로나19가 발생했고 가수들이 라이브 콘서트를 할 수 없게 되자 기회가 찾아왔다. 여기에 메타버스가 미래 먹거리 시장으로 각종 산업군에서 주목받으며 핵심 기술인 VR, 증강현실(AR) 시장까지 관심을 받고 있다. 페이스북은 VR헤드셋 판매량이 늘어 지난해 4분기 1조원 이상의 매출을 냈다.

이승준 대표는 콘서트 시장의 전망도 높이 평가했다. 전 세계에 많은 팬이 존재하지만, 글로벌 톱 아티스트들은 투어를 자주 하지 않는다. 공급은 적은 데 글로벌 팬덤의 욕구는 높다. 이를 VR콘서트가 해소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VR콘서트는 짧은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것처럼 아티스트가 1~2일의 시간만 쏟으면 제작이 가능하다. 한 번 제작된 VR콘서트는 영화관에서 계속 상영되며, 팬들은 메타버스 속 세상에서 가수와 직접 만나는 듯한 경험을 얻게 된다.

어메이즈VR 한국지사 직원들. / 어메이즈VR
IT 인재 대거 영입…개인 성공 응원하는 문화

관련 시장이 커지고 사업 수요도 늘어남에 따라 어메이즈VR은 인재 영입에 힘쓰고 있다. 사업에 주로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기 때문에 유수의 게임사 출신 직원을 대거 포섭했다. 한국 지사에는 주로 엔지니어, 영화 특수효과, 3D 아티스트가 일하는데 자체 제작 툴을 만든다. 외부투자는 지금까지 총 200억원을 받았다.

이승준 대표의 회사 운영 철학은 "개인의 성공이 회사의 성공에 일치되는 게 진정한 동기부여를 가져다준다"이다. 이를 위해 모든 팀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한다. 이승준 대표는 "어메이즈VR이 글로벌 톱 기업으로 성장해 100조, 1000조원의 시가총액을 달성했을 때 여기에 맞춰 모든 팀원이 공정하게 대우받았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리더다. 개인의 커리어와 회사가 부여하는 일감의 조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팀원과 문화적으로 가능한 많은 것을 ‘공유’한다. 팀원 모두가 회사의 주인이기에 이들 모두가 회사 운영의 전반을 알고 또 대표로서 이를 알리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 대표는 "다양한 관점의 의견을 들었을 때 대표로서 주요 역할인 ‘의사결정’을 더 잘하게 된다는 믿음이 있다"고 답했다.

모든 아티스트가 VR콘서트 제작하는 세상 꿈꿔

어메이즈VR은 글로벌 아티스트 메간 디 스탤리온과 함께 첫 번째 VR콘서트를 제작하고 있다. 제작된 콘텐츠는 내년 초 영화관과 어메이즈VR의 뮤직 메타버스 서비스를 통해 공개된다.

어메이즈VR이 미국 시장에 주로 공을 들이는 이유는 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이다. 또한 이 대표는 "케이팝 기업이라는 프레임에 갇히지 않고 글로벌 사업을 운영하고 싶어서 미국 아티스트 위주로 제작을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이를 위해 미국 음악계 주요 인력을 모집하는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어메이즈VR은 오프라인 유통망으로 ‘모션체어 영화관’을 활용한다. 일반적인 음악 콘서트와 유사하게 티켓 판매를 기본으로 하고, 스폰서십, 굿즈 판매 등 사업도 펼친다. 현재 모션체어 영화관은 전 세계 약 1500곳이 있고, 하루에 67만명을 수용할 수 있다. 톱 아티스트가 월드 투어 공연으로 200만명의 관객을 만나려면 평균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공연장에서 100번의 공연을 해야 한다. 이럴 경우 6개월 정도 시간이 필요하지만, 영화관 네트워크를 이용하면 좌석이 100% 매진된다고 가정할 때 3일이면 관객 200만명을 달성할 수 있다.

어메이즈VR의 목적은 결국 아티스트를 가능한 팬과 가까이 만나게 해주는 것이다. 회사가 지닌 앞으로의 비전은 간단하다.

이승준 대표는 "전 세계 모든 아티스트가 새로운 음원을 출시할 때마다 앨범을 만들고, 스포티파이나 애플뮤직에서 스트리밍 유통을 하고, 뮤직비디오를 만들고, 라이브 투어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VR콘서트를 제작해 어메이즈VR에 유통하는 세상을 만들고 싶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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