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와 LG전자가 3분기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호황과 스마트폰 판매 호조로 사상 첫 매출 70조원을 돌파하고, LG전자는 생활가전과 TV의 선전으로 역대 분기 최대인 18조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73조1298억원, 영업이익 15조6825억원이다.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9.6%, 27.7% 증가한 수치다.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 삼성전자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라인 / 삼성전자
증권가는 반도체 부문에서 9조7000억~10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반도체가 차지하는 셈이다. 코로나19 특수 영향으로 D램과 낸드플래시의 주요 시장인 서버, 스마트, PC 수요가 견조했고 제품가격 상승세도 이어갔다는 분석이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3분기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 매출이 223억2000만달러(26조원)로, 2분기 연속 인텔을 제치고 글로벌 반도체 업계 매출 1위 자리를 지킬 것으로 예상했다.

상반기 부진했던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부문에서도 5나노 첨단공정의 수율 향상으로 실적 개선을 본격화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바일(IM) 부문은 갤럭시Z폴드3, 갤럭시Z플립3 등 폴더블폰 흥행에 힘입어 호실적이 기대된다. 갤럭시Z 폴드3·플립3는 사전예약 기간 92만대가 팔렸고, 최근 공급 부족 사태를 빚고 있다.

증권가는 삼성전자가 IM 부문에서 26조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측한다. 영업이익은 3조5000억~3조7000억원으로, 갤럭시S21를 출시한 1분기(4조4000억원)에는 못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는 갤럭시Z 폴드3·플립3에 탑재되는 중소형 OLED(올레드) 출하 증가로 호실적이 기대된다. 가전은 TV 판매 부진과 원재료비, 물류비 부담이 늘어나 실적 둔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LG전자 모델들이 아트 오브제와 함께 연출돼 있는 LG 올레드 에보를 살펴보고 있다. / LG전자
LG전자 모델들이 아트 오브제와 함께 연출돼 있는 LG 올레드 에보를 살펴보고 있다. / LG전자
LG전자는 3분기 매출이 18조원쯤으로, 분기 최대였던 올해 1분기(17조8000억원) 실적을 뛰어넘을 가능성이 높다. 영업이익은 1조1000억원대로 2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관측된다.

생활가전(H&A)과 TV(HE) 사업 부문이 글로벌 시장에서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점유율을 높인 덕분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 집계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G전자의 올레드 TV 출하량은 2020년 동기 대비 3배쯤인 94만5600대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3분기에도 호조를 이어간 것으로 보인다.

HE 부문은 특히 올레드 TV 출하 증가와 LCD 패널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절감의 수혜를 함께 누린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는 HE 부문 3분기 매출이 4조3630억원으로 연중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하지만,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 여파로 2500억~2600억원을 기록하며 상반기보다 줄어들 것으로 내다본다.

생활가전 부문 3분기 매출은 6조원 중반대, 영업이익은 5700억~58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상반기 대비 영업이익은 감소하지만, LG전자는 3분기 연속으로 미국 월풀을 제치고 생활가전 부문 글로벌 매출 1위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전장(VS) 사업 부문은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완성차 업체의 생산 차질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IT 디바이스 위주의 비즈니스솔루션(BS) 부문도 ‘코로나 효과’가 주춤하며 수익 기여도가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GM 볼트 리콜과 관련한 LG전자의 추가 충당금 규모가 확정되지 않은 것도 변수다.

3분기 호실적과 별개로 4분기는 녹록잖은 사업 환경이 발목을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의 주력인 반도체는 당초 예상된 슈퍼사이클(초호황)이 4분기에 주춤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LG전자는 코로나19 특수 효과 약화로 가전 부문 성장세가 멈출 수 있다는 우려를 받는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펜트업 수요가 꺾이고 반도체 수급 차질과 D램·낸드 가격 하락 등으로 4분기 실적은 다소 주춤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다만 연간 실적은 3분기까지 호실적을 토대로 2020년 대비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