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의 내부고발자가 모습을 드러내고 저격수를 자처한다. 그는 페이스북이 자체 연구를 통해 인스타그램이 10대 청소년들의 정신건강에 유해하다는 사실을 인지하고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언론에 폭로했다.

페이스북 내부 고발 관련 인터뷰 중인 프랜시스 하우겐 / 60 Minutes 유튜브 영상 갈무리
페이스북 내부 고발 관련 인터뷰 중인 프랜시스 하우겐 / 60 Minutes 유튜브 영상 갈무리
3일(현지시각) 로이터통신, CNBC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제품 매니저로 일했던 프랜시스 하우겐은 미국 TV 프로그램 '60 Minutes'에 출연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조사와 인스타그램 상원 청문회를 도운 내부 고발자인 자신의 정체를 밝혔다. 그는 2019년부터 지난 5월까지 페이스북에서 일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대중에게 좋은 것(공익)과 페이스북에 좋은 것(사익) 사이에 이해 충돌이 있었다"며 "페이스북은 (고객의)안전보다 이익을 선택하는 모습을 거듭 보였다"고 말했다. 하우겐은 페이스북을 견제하기 위해 더 많은 규제를 요구하기도 했다.

앞서 WSJ은 내부 고발 문건을 인용해 인스타그램이 젊은 사용자들의 정신 건강을 해친다는 사실을 회사가 알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WSJ이 입수한 회사 내부 문건에 따르면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밝힌 영국과 미국의 10대 청소년 중 각각 13%, 6%가 인스타그램을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이 같은 폭로 이후 페이스북은 여론과 의회로부터 거센 비난을 받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페이스북은 최근 어린이용 인스타그램 개발 계획까지 중단했다.

페이스북은 잘못된 정보와 유해한 콘텐츠 확산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성명을 통해 "플랫폼을 안전하게 유지하기 위해 사람과 기술에 막대한 투자를 했고, 잘못된 정보와 싸우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며 "나쁜 내용을 장려하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미국 상원은 5일 하우겐을 증인으로 불러 청문회를 연다. 하우겐은 상원 소위원회에서 인스타그램이 젊은 이용자의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페이스북의 연구에 대해 증언할 예정이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