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 모빌리티 확산에 따라 디지털 도로 관련 특허출원이 큰 폭으로 증가한다. 디지털 도로는 전방에 교통사고나 공사현장 등이 있는지 알려주고, 달리는 차에 전기를 자동 공급하거나 가로등 밝기를 자동 조절하는 등 기능을 보유했다.

12일 특허청에 따르면, 디지털 도로 관련 특허출원 건수는 2019년 219건이다. 10년전쯤인 2010년 기준 53건이었던 숫자가 4배이상 증가했고 연평균 증가율이 17%에 달했다. 특허청은 출원 증가 추세에 대해, 자율주행 상용화 추세와 소비자 편의·도로 안전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기업에서 관련 시장 선점에 나선 것이라고 설명했다.

출원인 유형별로는 ▲개인·중소기업 76.5%(904건) ▲대학 10.5%(128건) ▲연구소 8.2%(97건) ▲대기업 4.4%(52건) 순으로, 중소기업과 개인의 출원 비중이 높았다. 주요 기술별로는 도로 기반시설 및 교통 관리 체계를 포함하는 디지털 도로 기반시설(SOC) 관련 기술이 665건이었다. 도로의 기획부터 설계와 유지관리 등에 첨단기술을 적용한 디지털 도로 시공 관련 기술이 369건으로 나타났다.

KT의 스마트도로 C-ITS의 기능을 소개하는 ‘긴급차량 우선신호 서비스’ TV광고 일부 /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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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출원 건수가 많았던 디지털 도로 기반시설 관련 기술은 감지기와 정밀지도 등을 통해 디지털 정보가 수집하고 데이터를 분석·모니터링한다. 이를 통해 교통정보를 제공하고 위험상황을 예측·경보하는 기술이 주를 이뤘다. 디지털 도로의 시공 관련 기술은 빌딩정보모델링 등 건설시공 기술이 주를 이른다.

최근 10년간 주요 국가 현황을 살펴보면, 중국이 정부 주도로 디지털 도로건설을 적극 추진하면서 특허 출원량에 있어서는 가장 많았다. 다만 국가 간 출원은 유럽과 일본에서 미국으로의 이동이 많아 미국이 세계 시장의 중심에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허청에 따르면, 미국은 디지털 도로 사업을 필두로 지능형 교통체계 구축에 많은 투자를 하여 세계 최고 수준의 기반시설을 자랑하고 있다. 구글과 MS·아마존 등을 중심으로 스마트시티와 자율주행 분야에 대한 기술개발 및 투자‧합병을 지속하며 시장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박미정 특허청 심사관은 "도로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국내 기업의 세계 시장 진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우리나라가 강점이 있는 디지털 기반 기술을 잘 활용하고, 연구개발(R&D) 역량을 강화하여 우수한 지식재산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