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리뷰] 불안해 보여서 불안한 당신에게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으나 아무런 힘도 없는 것, 이것이 인간들 사이에서 느끼는 가장 쓰라린 고통이다." -헤로도토스

이른바 MZ세대는 단군 이래 가장 총명한, 학력이 높은 세대다. 많이 배웠고, 똑똑하며, 문제해결 능력도 뛰어나다. 하지만 그런 그들에게도 현 시대가 직면한 불황의 늪은 해답을 찾기 어려운 난제다. 부모보다 가난한 첫 세대란 암울한 분석, 자신을 잉여적 존재로 느끼는 자기비하의 파도는 넘기 어렵기만 하다. 그런 젊은이들에게 한창욱 작가는 책 『불안해 보여서 불안한 당신에게』(레몬북스)를 통해 위로를 건넨다.

한 작가에 따르면 청춘이 유독 불안한 까닭은 소망하는 것이 많아서다. 소망 주변에는 불안이 산재하기 마련인데, 소망이 많다보니 불안도 많다는 주장이다. ‘내가 이 소망을 이뤄낼 수 있을까' ‘나 까짓게 뭐라고' ‘나만 도태되는 것 아닐까' 하는.

그러다보니 누구보다 인생을 즐기고 누려야할 청춘의 시기가 불안의 시기로 점철되고 있다. "청춘일 때는 모르고, 지나고 나서야 뒤늦게 그 가치를 알기 때문이다."

로마의 극작가 플라우투스는 "인생에서는 바라지 않는 일들이 간절히 바라는 일들보다 훨씬 더 자주 일어난다"고 말했다. 애석한 일이지만 한 작가는 우리가 불안과 거리를 두기 위해서는 이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전체로 보면 주변 사람 모두가 행복에 겨워 살고 나만 불행한 것 같지만 그들 각각의 인생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바라지 않는 일의 다발(​​多發)로 점철된 삶인 경우가 많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는가.

한 작가는 젊은이들에게 인생이 뜻대로 안 될 때는 "목표에서 잠깐 벗어나 여유를 가져"보라고 권면한다. 목표에 매몰돼 에너지가 고갈된지도 모르면서 효율 없이 땅 파는 것을 그만하고, 주위를 둘러보는 여유를 가지라는 말이다. 나무를 벨 1시간의 여유가 있다면 50분간 도끼를 갈고 10분간 나무를 베라는 격언과 같은 맥락이다. 조금 멀리서 바라보면 전체를 관망할 여유가 생기고, 또 그러다 보면 나무, 다시 말해 목표를 재설정할수도 있기 때문이다.

여유를 가질 때는 유산소 운동이 큰 도움이 된다. "신선한 산소를 불어넣는 건 불안을 몰아내고 평점심을 유지하는 데 특효약이다." "인생은 선로 위를 달리는" 기차가 아니어서 "언제나 자신이 생각하는 방향으로 가지만 않는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을 때는 결과에 대한 집착을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

또 한가지 조심해야할 것은 ‘권태’다. 뇌는 단순명료한 것을 좋아하기에 자칫 잘못된 판단으로 미래가 바뀌는 상황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때 "뇌에서 보류 판정을 내리고 파업을 선택하면 권태가 찾아온다." 그럴 듯한 스펙을 지닌 자발적 백수가 생겨나는 이유다.

이런 상황을 두고 한 작가는 "가족 눈에는 한심해 보일지라도 적극적으로 쉬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며 "여행을 가거나, 평소 해보고 싶던 일에 도전해 보는 것도 좋다. 환경을 바꿔주면 뇌가 어떤 식으로든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이 된다"고 충고한다. 아울러 "한 가지를 특출나게 잘하지 못하더라도, 적당히 잘하는 것 두세 가지를 합치면 그 능력이나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서믿음 기자 mese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