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신상 아이폰13 직접 써보니

입력 2021.10.15 06:00

애플은 매년 9월 새로운 아이폰을 선보인다. 애플 마니아들은 일 년 중 이 때를 가장 기다린다. 애플이 올해도 어김없이 ‘아이폰13’시리즈를 선보였다. 지난 9월 24일 미국을 비롯한 1차 출시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10월 1일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해 8일부터 제품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애플 아이폰 13 / 최용석 기자
2018년 출시한 아이폰XR을 사용하던 기자도 이번에 아이폰13을 구매하면서 3년 만에 기기를 변경하게 됐다. 복잡하고 어려운 기술적인 이야기 대신, 며칠간 아이폰13을 사용해보며 느낀 경험을 중심으로 소개해보겠다.

아이폰13은 기본적으로 2017년 선보인 아이폰X 시리즈를 시작으로 하는 전체화면 디자인의 계보를 따르는 제품이다. 홈버튼이 사라지고, 상단과 하단 베젤이 사라지면서 화면이 전면부 대부분을 차지하는 새로운 아이폰의 디자인은 당시만 해도 기존 아이폰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나 아이폰13 시리즈까지 나온 지금은 이미 충분히 친숙하고 익숙한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아이폰X부터 시작된 전체 화면 디자인에 테두리 디자인은 아이폰12부터 채택한 각진 모서리를 채택했다. / 최용석 기자
전체화면 디자인임에도 불구하고 아이폰XR을 사용하던 입장에서는 아이폰13과 그 시리즈는 비슷하면서도 상당히 다른 느낌을 접한다. 지난해 선보인 아이폰12 시리즈부터 기존의 둥근 모서리 대신, 과거 아이폰4~5 시리즈를 연상케 하는 반듯하고 각진 모서리 디자인으로 회귀했기 때문이다.

아이폰XR과 13 둘 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6.1인치로 동일하다. 고급형 ‘프로’라인업보다 낮은 일반형 모델이라는 것도 두 제품의 공통점이다. 하지만 디자인의 차이로 손에 쥐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둥근 모서리의 아이폰XR은 좌우 폭이 두툼하면서도 손에 감기는 느낌을 제공했다면, 각진 모서리의 아이폰13은 조금 딱딱하면서 늘씬한 손맛을 제공한다.

양 측면 버튼의 위치가 아래로 조금씩 내려오면서 좀 더 사용하기 편해졌다. / 최용석 기자
그렇다고 아이폰13의 디자인이 이전 아이폰12와 완전히 똑같은 것도 아니다. 각진 테두리 디자인은 그대로지만, 전원·잠금 버튼과 볼륨 버튼, 음소거 스위치 등의 위치가 좀 더 아래쪽으로 내려왔다. 작은 차이지만 의외로 잡는 느낌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 버튼들 위치가 높았던 기존 아이폰12 및 XR보다 상대적으로 쥐고 사용하기 편한 느낌이다.

아이폰13은 상부 스피커도 아이폰12 대비 더 위쪽으로 올라갔다. 그만큼 특유의 ‘노치’도 아이폰X 이후 처음으로 작아졌다. 그러나 아이폰13만 단독으로 사용할 때는 이전보다 노치 크기가 작아졌다는 것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해야 ‘아, 이만큼 작아졌구나’라는걸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노치가 매우 작거나, 카메라 홀만 뚫려있는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나란히 놓고 보면 여전히 아쉬움만 남는 디자인이다.

동일 사진을 비슷한 화면 밝기에서 비교한 모습. TFT LCD를 채택한 아이폰XR(왼쪽)보다 OLED 디스플레이를 채택한 아이폰13(오른쪽)이 좀 더 선명하고 생생한 색감을 제공한다. / 최용석 기자
화질 차이는 TFT LCD를 사용하는 아이폰XR에서 OLED를 사용하는 아이폰13으로 넘어간 만큼 가장 확실하게 차이를 보이는 부분 중 하나다. 파스텔톤의 바탕화면에, iOS 특유의 단순한 아이콘을 사용하는 메인화면에서는 그 차이를 알기 어렵지만, 직접 촬영한 사진으로 비교하면 OLED를 사용한 아이폰13의 디스플레이가 더욱 진하고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물론,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OLED를 쓴 만큼 최대 밝기도 아이폰13이 더욱 밝고, 그만큼 명암비도 월등히 높다. 아이폰13의 화면을 보다 XR을 보면 살짝 어둡고 탁한 느낌이 들 정도로 역체감도 상당하다.

만약, 가변이긴 해도 최대 120㎐의 주사율로 화면을 표시하는 프로모션(ProMoton) 기능을 갖춘 ‘아이폰13 프로/프로맥스’였다면 체감 화질 차이는 더욱 컸을 게 틀림없다. 반면, 최대 밝기는 조금 낮아도 같은 해상도의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아이폰12 시리즈와 비교해보면 밝기와 주사율을 뺀 화질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최대 밝기 역시 OLE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아이폰13(오른쪽)이 훨씬 높다. / 최용석 기자
의외로, 일반적인 사용환경에서 성능 차이는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가 A12 바이오닉(XR)에서 A15 바이오닉(13)으로 무려 3세대나 건너뛰고, 메모리도 3GB(XR)에서 4GB(13)로 더 늘었음에도 불구하고 같은 iOS15 기준으로 앱 실행속도나 열리는 속도, 앱 전환 속도 등은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애플의 A시리즈 AP의 기본 성능이 같은 시기 안드로이드폰용 AP보다 한 수 이상 앞선 성능을 보여온 만큼 구형 AP라 해서 무시할 수준이 아닌 데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운영체제) 모두 애플이 개발하면서 최적화가 잘 되어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 사용환경에서 가장 성능 차이가 크게 나는 부분은 인터넷 검색이나 네트워크를 통한 다운로드 및 파일 전송속도 등이다. 아이폰XR이 와이파이5와 LTE만 지원하는 것과 달리, 아이폰13은 최신 와이파이6을 지원하고, 5G 이동통신까지 지원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및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간이 더욱 빠른 덕분에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한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 등 스트리밍 콘텐츠 시청, 클라우드와 연동된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느껴지는 체감 성능 차이가 상당하다.

애플의 최신 A15 바이오닉 AP를 탑재해 최상급의 모바일 게임 화질과 퍼포먼스를 제공한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실행 중인 모습 / 최용석 기자
모바일 게임 역시 성능 차이가 크게 나는 편이다. 아이폰13 기준으로, 고사양·고성능을 요구하는 ‘원신’,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같은 게임은 높은 그래픽 옵션에서도 매끄러운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같은 AP를 사용하지만 GPU 코어가 1개 더 많은 아이폰13 프로/프로맥스는 이보다 더 향상된 게임 퍼포먼스를 제공할 것이 분명하다.

향상된 카메라 성능과 그로 인한 사진 품질도 빠질 수 없다. 후면 카메라의 화소만 보면 아이폰XR이나 13 모두 1200만 화소로 같지만, 최신에 크기도 더욱 큰 센서를 탑재한 아이폰13이 더욱 뛰어난 사진 품질을 보여준다.

아이폰13으로 촬영한 사진들 / 최용석 기자
특히 아이폰13의 기본 광각렌즈는 광학식 손 떨림 방지(OIS)뿐 아니라 흔들림에 맞춰 센서가 직접 움직여 보정하는 ‘센서 시프트’ 기능까지 탑재했기 때문에 어지간해선 손 떨림으로 인해 초점이 안 맞거나 피사체 테두리가 흐린 사진을 보기가 더 어렵다. 여기에 더욱 진보한 스마트 HDR 기능이 알아서 보정해주기 때문에 촬영 기술이 없는 초보자가 대충 찍어도 괜찮은 결과물이 나온다.

아이폰XR에는 없는 초광각 렌즈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향으로 사진을 찍더라도 좀 더 색다른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광학 센서 크기가 커지면서 빛을 받아들이는 ‘수광률’도 좋아졌기에 야간 사진 촬영 시에도 좀 더 노이즈가 적고, 밝고 확실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아이폰13으로 촬영한 야경 사진들 / 최용석 기자
직접 사용해보진 않았지만, 이번 아이폰13 시리즈의 신기능인 ‘시네마틱 모드’도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은 영상을 간편하게 촬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꽤 흥미롭다. 평소 핸드폰으로 사진이나 영상 촬영을 좋아하는 이들에게 아이폰13 시리즈의 카메라 성능은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인다.

아이폰13을 사용하면서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더욱 심해진 ‘카툭튀(카메라와 주변 모듈 부분이 몸체 대비 유독 튀어나오는 모양새)’ 현상이다. 카메라 센서가 이전보다 더욱 커진 데다, 그 자체가 전체 센서 크기를 늘리는 ‘센서 시프트’ 기술까지 적용하면서 카메라 모듈부의 크기는 물론, 두께까지 기존 아이폰12보다 더 크고 두꺼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로 망원 렌즈까지 탑재한 아이폰13 프로/프로맥스의 경우 일반 아이폰13/13 미니 모델보다도 더욱 ‘카툭튀’ 증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상된 카메라 성능·화질을 얻은 대신, 외관 디자인에서는 상당히 손해를 본 양날의 칼인 셈이다.

아이폰12 시리즈보다 더욱 심해진 ‘카툭튀’(사진 위)와, 이제는 속도나 충전효율이 떨어지는 라이트닝 8핀 단자의 모습. / 최용석 기자
데이터 전송 및 충전을 위한 유선 케이블의 연결 단자 방식이 여전히 ‘8핀 라이트닝’인 것도 불만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의 유선 케이블이 ‘타입C’로 통일되고 있는 가운데, 라이트닝 케이블은 ▲호환성도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최신 모바일 주변기기 사용에 제약이 되며 ▲데이터 전송 및 충전 속도도 훨씬 느리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폰13 제품 패키지에 포함된 기본 충전/데이터 케이블은 타입C에서 라이트닝으로 변환하는 방식의 케이블이라 더더욱 헛웃음만 나온다. 라이트닝 케이블의 최대 전송속도가 USB 2.0 수준에 불과한 만큼 더욱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하고 고속 충전도 가능한 타입C 방식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기존 타입A 방식의 라이트닝 케이블을 동봉해주는 게 나았을 것이다.

이런 두 가지 큰 문제점이 있지만, 아이폰13 시리즈는 ‘아이폰11’ 이하 이전 세대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충분히 업그레이드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판단된다. ▲더욱 밝아지고 뛰어난 화질을 선사하는 최신 OLED 디스플레이 ▲버튼 위치 변경으로 인한 개선된 잡는 느낌 ▲최신 AP와 와이파이6, 5G 등 최신 무선 기술이 제공하는 빠릿빠릿한 성능 ▲대폭 향상된 카메라 성능과 업그레이드된 사진 및 영상 품질 ▲스마트폰 업계 최고급의 모바일 게이밍 성능 ▲개선된 전력 효율로 인한 향상된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은 슬슬 아쉬움이 보이기 시작하는 2년 이상 된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업그레이드의 당위성을 제공한다.

특히 기자가 전체 아이폰13 시리즈 중에서 일반 ‘아이폰13’을 선택한 이유는 ▲프로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 ▲망원렌즈, 접사, 애플 프로레스(ProRes) 코덱 등 고급 촬영 기능의 불필요 ▲프로 모델 대비 살짝 양호한 카툭튀 현상 ▲GPU코어 수가 한 개 적지만 무난한 게임 성능 등이다.

아이폰11 시리즈 이하 사용자라면 아이폰13은 충분히 업그레이드할 만한 장점과 매력을 갖췄다. / 최용석 기자
반면, 매번 신상 아이폰을 구매하는 애플 마니아가 아닌 이상, 현재 아이폰12 시리즈 사용자에게 이번 아이폰13 시리즈는 반드시 업그레이드할 매력적인 제품은 아니다. 향상된 사진 및 영상 촬영 성능과 기능 외에 디자인이나 디스플레이 화질, 편의성 등은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아이폰12 시리즈에서도 지적됐던 ‘카툭튀’ 현상은 아이폰13 시리즈에서 더욱 심해졌다. 생김새는 비슷해도 스피커와 버튼 위치 등이 바뀌면서 기존 액세서리도 재활용할 수 없다. "애플 프로레스(ProRes) 코덱으로 4K 영상을 촬영하고 싶다" 같은 확실하고 명확한 이유가 없다면 이번엔 그냥 아이폰12 시리즈로 참고, 내년에 나올 다음 세대 아이폰을 노리는 것이 나을 듯하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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