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매년 9월 새로운 아이폰을 선보인다. 애플 마니아들은 일 년 중 이 때를 가장 기다린다. 애플이 올해도 어김없이 ‘아이폰13’시리즈를 선보였다. 지난 9월 24일 미국을 비롯한 1차 출시국가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국내에서도 10월 1일부터 예약을 받기 시작해 8일부터 제품이 공급되기 시작했다.
아이폰13은 기본적으로 2017년 선보인 아이폰X 시리즈를 시작으로 하는 전체화면 디자인의 계보를 따르는 제품이다. 홈버튼이 사라지고, 상단과 하단 베젤이 사라지면서 화면이 전면부 대부분을 차지하는 새로운 아이폰의 디자인은 당시만 해도 기존 아이폰 사용자 입장에서 매우 파격적인 디자인이었다. 하지만 4년이 지나 아이폰13 시리즈까지 나온 지금은 이미 충분히 친숙하고 익숙한 디자인으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다.
아이폰XR과 13 둘 다 디스플레이 크기는 6.1인치로 동일하다. 고급형 ‘프로’라인업보다 낮은 일반형 모델이라는 것도 두 제품의 공통점이다. 하지만 디자인의 차이로 손에 쥐는 느낌은 사뭇 다르다. 둥근 모서리의 아이폰XR은 좌우 폭이 두툼하면서도 손에 감기는 느낌을 제공했다면, 각진 모서리의 아이폰13은 조금 딱딱하면서 늘씬한 손맛을 제공한다.
아이폰13은 상부 스피커도 아이폰12 대비 더 위쪽으로 올라갔다. 그만큼 특유의 ‘노치’도 아이폰X 이후 처음으로 작아졌다. 그러나 아이폰13만 단독으로 사용할 때는 이전보다 노치 크기가 작아졌다는 것을 느끼기가 쉽지 않다. 이전 세대 제품과 비교해야 ‘아, 이만큼 작아졌구나’라는걸 느낄 수 있을 정도다. 노치가 매우 작거나, 카메라 홀만 뚫려있는 최신 안드로이드 스마트폰과 나란히 놓고 보면 여전히 아쉬움만 남는 디자인이다.
물론, 자체적으로 발광하는 OLED를 쓴 만큼 최대 밝기도 아이폰13이 더욱 밝고, 그만큼 명암비도 월등히 높다. 아이폰13의 화면을 보다 XR을 보면 살짝 어둡고 탁한 느낌이 들 정도로 역체감도 상당하다.
만약, 가변이긴 해도 최대 120㎐의 주사율로 화면을 표시하는 프로모션(ProMoton) 기능을 갖춘 ‘아이폰13 프로/프로맥스’였다면 체감 화질 차이는 더욱 컸을 게 틀림없다. 반면, 최대 밝기는 조금 낮아도 같은 해상도의 OLED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아이폰12 시리즈와 비교해보면 밝기와 주사율을 뺀 화질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이는 애플의 A시리즈 AP의 기본 성능이 같은 시기 안드로이드폰용 AP보다 한 수 이상 앞선 성능을 보여온 만큼 구형 AP라 해서 무시할 수준이 아닌 데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운영체제) 모두 애플이 개발하면서 최적화가 잘 되어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 사용환경에서 가장 성능 차이가 크게 나는 부분은 인터넷 검색이나 네트워크를 통한 다운로드 및 파일 전송속도 등이다. 아이폰XR이 와이파이5와 LTE만 지원하는 것과 달리, 아이폰13은 최신 와이파이6을 지원하고, 5G 이동통신까지 지원하기 때문이다.
인터넷 및 네트워크를 통해 데이터를 주고받는 시간이 더욱 빠른 덕분에 사파리 브라우저를 통한 인터넷 검색이나 유튜브 등 스트리밍 콘텐츠 시청, 클라우드와 연동된 애플리케이션 등에서 느껴지는 체감 성능 차이가 상당하다.
향상된 카메라 성능과 그로 인한 사진 품질도 빠질 수 없다. 후면 카메라의 화소만 보면 아이폰XR이나 13 모두 1200만 화소로 같지만, 최신에 크기도 더욱 큰 센서를 탑재한 아이폰13이 더욱 뛰어난 사진 품질을 보여준다.
아이폰XR에는 없는 초광각 렌즈는 같은 장소에서 같은 방향으로 사진을 찍더라도 좀 더 색다른 느낌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재미를 선사한다. 광학 센서 크기가 커지면서 빛을 받아들이는 ‘수광률’도 좋아졌기에 야간 사진 촬영 시에도 좀 더 노이즈가 적고, 밝고 확실한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
아이폰13을 사용하면서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더욱 심해진 ‘카툭튀(카메라와 주변 모듈 부분이 몸체 대비 유독 튀어나오는 모양새)’ 현상이다. 카메라 센서가 이전보다 더욱 커진 데다, 그 자체가 전체 센서 크기를 늘리는 ‘센서 시프트’ 기술까지 적용하면서 카메라 모듈부의 크기는 물론, 두께까지 기존 아이폰12보다 더 크고 두꺼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추가로 망원 렌즈까지 탑재한 아이폰13 프로/프로맥스의 경우 일반 아이폰13/13 미니 모델보다도 더욱 ‘카툭튀’ 증상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상된 카메라 성능·화질을 얻은 대신, 외관 디자인에서는 상당히 손해를 본 양날의 칼인 셈이다.
게다가 아이폰13 제품 패키지에 포함된 기본 충전/데이터 케이블은 타입C에서 라이트닝으로 변환하는 방식의 케이블이라 더더욱 헛웃음만 나온다. 라이트닝 케이블의 최대 전송속도가 USB 2.0 수준에 불과한 만큼 더욱 빠르게 데이터를 전송하고 고속 충전도 가능한 타입C 방식이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차라리 기존 타입A 방식의 라이트닝 케이블을 동봉해주는 게 나았을 것이다.
이런 두 가지 큰 문제점이 있지만, 아이폰13 시리즈는 ‘아이폰11’ 이하 이전 세대 아이폰 사용자들에게는 충분히 업그레이드할 만한 가치가 있는 제품으로 판단된다. ▲더욱 밝아지고 뛰어난 화질을 선사하는 최신 OLED 디스플레이 ▲버튼 위치 변경으로 인한 개선된 잡는 느낌 ▲최신 AP와 와이파이6, 5G 등 최신 무선 기술이 제공하는 빠릿빠릿한 성능 ▲대폭 향상된 카메라 성능과 업그레이드된 사진 및 영상 품질 ▲스마트폰 업계 최고급의 모바일 게이밍 성능 ▲개선된 전력 효율로 인한 향상된 배터리 사용 시간 등은 슬슬 아쉬움이 보이기 시작하는 2년 이상 된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에게 업그레이드의 당위성을 제공한다.
특히 기자가 전체 아이폰13 시리즈 중에서 일반 ‘아이폰13’을 선택한 이유는 ▲프로 모델 대비 저렴한 가격과 상대적으로 가벼운 무게 ▲망원렌즈, 접사, 애플 프로레스(ProRes) 코덱 등 고급 촬영 기능의 불필요 ▲프로 모델 대비 살짝 양호한 카툭튀 현상 ▲GPU코어 수가 한 개 적지만 무난한 게임 성능 등이다.
게다가 아이폰12 시리즈에서도 지적됐던 ‘카툭튀’ 현상은 아이폰13 시리즈에서 더욱 심해졌다. 생김새는 비슷해도 스피커와 버튼 위치 등이 바뀌면서 기존 액세서리도 재활용할 수 없다. "애플 프로레스(ProRes) 코덱으로 4K 영상을 촬영하고 싶다" 같은 확실하고 명확한 이유가 없다면 이번엔 그냥 아이폰12 시리즈로 참고, 내년에 나올 다음 세대 아이폰을 노리는 것이 나을 듯하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
- [리뷰] 취향따라 구성하는 미니PC ‘애즈락 데스크미니 H470 120W’
- [리뷰] 망원줌렌즈로 가을을 당긴다…캐논 ‘RF100-400mm F5.6-8 IS USM’
- [리뷰] 가성비 좋은 입문용 무선 이어폰 ‘벨킨 사운드폼 라이즈'
- [리뷰] 독일에서 온 명품 게이밍 의자 ‘노블체어’ 앉아보니
- [리뷰] 5K 화질 VR 시대 여는 ‘HTC 바이브 프로2’
- [리뷰] 휴대 간편한 구강세정기 ‘알로코리아 AWF1’
- [리뷰] 갤럭시 버즈2…가성비 뽐낸 완전 무선 이어폰
- [리뷰] 5K 화질 기업용 메타버스 VR헤드셋 ‘바이브 포커스3’
- [리뷰] 아웃도어 성능에 방수는 기본, 18만원대 스마트워치 '어메이즈핏 티렉스 프로'
- [리뷰] 화질·성능·편의성 갖춘 ‘레노버 요가 슬림7 프로 OLED’
- [리뷰] 불면증 극복 도우미 ‘보스 슬립버드 2’
- [리뷰] DJ 알렌 워커와 콜라보 노트북 ‘에이수스 ROG 제피러스 GA401 스페셜 에디션’
- [리뷰] IPTV 셋톱박스 켜니 홈시네마와 만났다
- [리뷰] 4K 게임마니아 위한 그래픽카드 '지포스 RTX 3080 Ti'
- [리뷰] 돌아온 노캔 무선 이어폰의 황제 ‘소니 WF-1000XM4’
- [리뷰] 게이밍 PC도 ‘브랜드’ 시대, HP 오멘 30L 데스크톱
- [리뷰] 가성비 최고 입문용 3D 프린터 ‘킹룬 KP3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