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서비스 로봇 개발·보급에 열을 올린다. 올해 22조원 규모를 넘보는 중국 로봇 시장의 열기는 기존 산업용에서 배달 등 서비스 분야와 헬스케어 등 가정용 로봇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산업구조 변화와 인구 고령화에 발맞춘 시장 수요가 배달로봇 시장 확장의 주요 요인이 된다.

자율주행 배송 로봇 ‘샤오만뤼’ / 알리바바그룹
자율주행 배송 로봇 ‘샤오만뤼’ / 알리바바그룹
중국 알리바바그룹은 최근 자사 자율주행 배송 로봇 ‘샤오만뤼(Xiaomanlv)’를 2022년 3월까지 중국 내 지역에 1000대를 추가 투입 운영한다고 밝혔다. 해당 로봇은 9월 기준 중국 52개 지역에서 20만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100만건 이상의 배송을 완료했다. 윤지테크놀로지(润)의 배달로봇도 호텔과 오피스텔을 중심으로 배달 서비스에 투입됐으며, 자오차이바오(招财豹)의 배달 로봇은 식당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중국은 2013년 세계 최대 로봇시장으로 부상해 8년간 1위 시장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정부 공업정보화부 산하 CCID컨설팅(賽迪顧問)에 따르면 중국 로봇시장은 2020년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도 전년 대비 27.6% 성장했고, 2021년에는 시장 규모가 1200억위안(22조632억원)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중국 현지 산업용 로봇 시장은 전체 중 60%, 서비스용 로봇은 30%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했다.

로봇산업업계에 따르면 중국 초기 로봇산업 정책은 산업용 로봇에 집중됐으나, 2016년 이후 서비스 로봇을 포함해 로봇산업 전체를 육성하는 방향으로 운영되고 있다. 2018년 신흥산업 육성 분야를 기존 7개에서 9개로 확대하고 ‘첨단장비 제조업’에 ‘로봇산업’을 추가하는 등의 움직임을 보였다. 올해 3월 발표한 ‘2035년 비전·목표 요강’에도 로봇산업이 포함됐다.

신궈빈(辛國斌) 공업정보화부 부부장은 9월 베이징에서 열린 세계로봇콘퍼런스 개막식에서 "중국은 이미 세계 로봇산업을 지탱하는 버티목이 됐으며, 2020년 중국 로봇산업 규모는 1000억위안(18조원) 넘어섰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같은해 글로벌 로봇산업 규모가 444억달러(52조원)임을 고려하면 전체 시장의 34.6%를 차지한 셈이다.

국제로봇연맹(IFR)에 따르면 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9년 기준 서비스 로봇 판매량은 17만3000대로 전년 대비 32.1%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개인용 서비스 로봇 판매량도 2320만대로 전년 대비 34% 증가세를 보였다.

중국전자학회에 따르면 2019년 중국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는 22억달러(2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서비스 로봇 비중을 살펴보면 가정용이 48%, 의료용이 28%, 공공서비스용이 24%를 차지했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이 산업용에서 서비스·개인용으로 로봇산업의 중심축을 빠르게 옮기는 이유는 산업구조 변화와 현지 인구의 고령화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을 계기로 e커머스 물류량이 폭발하면서 알리바바, 신퉁(申通) 등 e커머스와 물류 기업들이 배송·운반 로봇 등을 개발해 현장에 속속 투입하고 있다. 현지 업체들 간 경쟁도 치열하다. 물류업계에 따르면 Geek+와 상하이퀵트론이 해당 분야에서 각각 30%쯤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했다.

배달 시장도 커졌다. 시장조사업체 이관애널리시스에 따르면 2020년 중국 음식 배달 거래량은 171억2000만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증가했다. 거래액은 8352억위안(153조원)에 달한다.

경제사회 발전과 인구 고령화는 배달로봇과 헬스케어·가사로봇 확산을 부추기고 있다. 식품 프랜차이즈, 호텔, 소매업, 양로원 등 분야에 특화된 서비스 로봇을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 인공지능 로봇산업연맹은 인공지능(AI) 기술이 자국 내 서비스 로봇 기능을 고도화 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민망 등 현지 매체들은 중국 서비스 로봇은 아직 초기 수준이라고 평가한다. 현지 소비자들이 요구하는 수준이 높아지고 있고, AI 기술과 핵심부품 제조에 있어 국산화율이 낮다는 것이다. 스티어링 엔진, 시각처리 모듈, 모터, 각종 센서 등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며 해외 AI 기술협력에 대한 수요가 많다는 평가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