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의 여파로 올해 3분기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17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3분기(7∼9월) 국내 완성차 업계가 생산한 자동차는 총 76만1975대다. 2008년(76만121대) 이후 13년 만에 최소치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2020년 3분기에 비해서는 20.9% 줄었다.

기아에서 공개한 카니발 하이리무진 4인승 모델 외관 / 기아
기아에서 공개한 카니발 하이리무진 4인승 모델 외관 / 기아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1분기에 90만8848대, 2분기에 90만5699대를 생산하며 지난해 실적을 일부 회복했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 동남아시아 지역 코로나19확산 여파로 반도체 부족 사태가 심화하자 3분기 생산량이 80만대 이하로 떨어졌다.

최근 중국의 전력난까지 겹치면서 반도체 부족 사태는 완화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현대차는 올해 3분기 총 35만209대를 생산해 2020년 같은 기간(41만5992대) 대비 15.8% 줄었다. 기아는 3분기에 총 32만1734대를 생산해 지난해 동기(34만4212대) 보다 6.5% 감소했다.

반도체 공급이 원활치 않자 신차 출고 지연 현상도 이어진다.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투싼은 출고까지 9개월을 기다려야 한다. 싼타페 하이브리드와 코나 하이브리드는 6개월 이상 대기가 필요하다.

기아 카니발은 출고까지 6~7개월, 쏘렌토 하이브리드는 최장 11개월까지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올해 4분기로 알려진 제네시스 G90과 기아 니로 신형의 출시 시기도 내년으로 미뤄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GM은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10만2747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4만5939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반면 르노삼성차는 2020년 3분기(3만1537대) 대비 7% 늘어난 3만3760대를 생산했다.

쌍용차는 2만499대를 생산하며 2020년 3분기(2만6164대)보다 21.7% 감소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