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스타벅스 매장 직원들은 최근 업무 과중 문제로 트럭 시위를 벌였다. 스타벅스 최대 주주인 신세계 이마트는 직원들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바리스타 신규 채용과 새로운 임금 체계를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1600명 규모의 바리스타를 채용한다고 할 때, 스타벅스가 투입하는 월 비용은 주간 시간 기준으로 최소 22억원 이상이다. 연간으로 따지면 265억원 규모다. 실제 비용은 이보다 월등히 많을 전망이다.

7~8일 스타벅스 파트너가 일으킨 트럭 시위 현장 / 조선DB
7~8일 스타벅스 파트너가 일으킨 트럭 시위 현장 / 조선DB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18일 올해 연말까지 1600여명의 바리스타를 추가 채용하고 매장 관리자 및 바리스타의 임금체계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7~8일 스타벅스 매장 직원(파트너)들이 트럭시위를 진행한 뒤 나온 스타벅스측의 첫 상생안이다.

스타벅스의 이번 대책은 트럭 시위를 벌인 지 11일 만에 나왔다. 스타벅스 파트너들은 본사의 각종 이벤트로 인한 업무량 과중을 호소했는데, 9월 28일 스타벅스 50주년 기념 다회용 컵(리유저블컵) 무료 제공 행사로 매장마다 주문이 폭발하자 창립 22년 만에 첫 단체행동에 나선 것이다.

스타벅스는 우선 지역별로 진행하고 있는 상시 채용 외에도 전국 단위 채용을 확대해 매장 운영 효율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채용 규모는 1600여명이다. 스타벅스 직원 수는 7월 기준 1만9000명이다. 추가 채용 이후 스타벅스 직원 규모는 2만600여명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스타벅스는 인원 채용과 더불어 매장 관리자 및 바리스타의 임금체계 개선을 검토 중이다. 바리스타의 근속 및 업무역량 등을 고려한 시급 차등, 매장 관리자 임금 인상, 인센티브 운영 기준 개선 등이 포함될 예정이다.

스타벅스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바리스타 기본 시급은 시간당 9200원이다. 주휴수당을 포함한 시간제 월급여에 연장, 심야, 휴일 근무 등 근태 수당은 별도로 지급된다. 누구에게 얼마를 더 주는지 등 차등 시급에 대한 구체적인 안은 현재 검토 중이다.

예를 들어, 기본 시급을 받는 바리스타가 하루 5시간씩 근무한다고 하면, 30일 기준 월급은 138만원이다. 1600명의 바리스타가 고용된다고 하면, 스타벅스의 월 급여(30일 기준)는 22억800만원으로 증가한다. 1년으로 따지면 264억9600만원이다.

스타벅스는 전사 규모 TF를 꾸려 이벤트 기획 단계부터 매장 파트너들의 예상되는 어려움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애로사항 발생시 실시간 지원시스템 구축 등을 지속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파트너 대표 기구인 ‘파트너행복협의회’ 위상도 강화된다. 지역별로 선출된 60명의 대표 파트너 규모를 늘려 전국 매장 파트너의 소통 창구를 다양화해, 현장의 의견을 경청하고 개선 방안을 즉각적으로 실현할 수 있는 전사적인 권한과 예산을 늘린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10월중 조직개편을 통해 채용을 전담하는 ‘인재확보팀’ 및 매장 환경을 전담하는 ‘F&E(Facility and Equipment)팀’을 신설해 휴게 공간 개선에 집중하는 등 파트너 근무환경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최근 스타벅스는 연이어 인기 상품을 쏟아내고 있다. 8월 BMW코리아와 손잡고 선보였던 ‘미니(MINI)’ 브랜드 자동차를 본떠 만든 스타벅스 카드 3종은 상품 출시 첫날 새벽부터 구매 대기줄이 생긴 것은 물론, 당일 상품 소진율이 97%를 넘어서는 등 높은 판매율을 기록했다. 해당 상품은 당시 중고거래 플랫폼을 통해 260%쯤 웃돈을 얹어줘야 구매할 수 있을 만큼 높은 시장 가치를 인정받은 바 있다.

신세계 SSG닷컴과 함께 만든 스타벅스 상품도 완판되는 등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야구단 ‘SSG랜더스' 유니폼과 모자에 스타벅스 로고를 붙인 한정판 상품은 판매 시작 3분도 채 되지않아 품절됐다. SSG랜더스 유니폼 보다 앞서 선보인 SSG닷컴 오리지널 컬러 ‘스타벅스 서머데이 쿨러’와 ‘싱잉랜턴'도 1~3차에 이어 완판행진을 이어갔다.

유통업계는 스타벅스의 대박 상품 행진이 신세계 이마트의 지분 추가 확보에 따라 국내 스타벅스 경영 자유도가 높아졌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7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의 지분 17.5%를 추가 인수해 67.5%를 보유한 1대 주주 자리를 차지했다. 나머지 32.5%는 싱가포르 투자청(GIC)가 인수했다.

당시 신세계그룹은 지분 추가 인수가 ‘성장의 시발점’이다라고 평가한 바 있다. 이번 1600명 규모 인력 보충과 임금체계 개선 약속은 코로나19 시국에도 성장을 멈추지 않은 스타벅스 코리아에 대한 추가 투자로 해석된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