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LG유플러스의 PG사업부를 인수한 토스 운영사 비바리퍼블리카는 ‘데이터'를 중시하는 회사다. 가입자의 데이터를 적절하게 활용하면 비즈니스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사내 의사결정도 ‘데이터'에 기반해 내린다.

LG유플러스 PG사업부를 인수하며 출범한 계열사 토스페이먼츠 역시 데이터 분석을 중시한다. 데이터 분석을 통해 처음 도전하는 결제사업의 시행착오를 줄여나간다. 강한글 토스페이먼츠 데이터 엔지니어가 이를 진두지휘한다. 그는 토스에서 2017년부터 데이터 엔지니어로 활동 중이다. 이전에는 네오위즈게임즈에서 데이터베이스 관련 업무를 했었다. 데이터 관련 업무를 한 지는 만 10년이 넘은 베테랑이다.

강한글 토스페이먼츠 데이터 엔지니어 / 토스페이먼츠
강한글 토스페이먼츠 데이터 엔지니어 / 토스페이먼츠
데이터를 다루는 것에 남다른 열정이 있는 그는 토스페이먼츠 출범 시 새로운 도전을 자처했다. 강 엔지니어는 "데이터 엔지니어끼리 얘기를 하다 보면 데이터를 넓게 다루는 것을 선호하거나, 한 부분을 전문적으로 하는 것을 좋아하는 성향으로 나뉜다"며 "코어(토스)에서 여러 경험을 통해 성장한다 느꼈고, 다양한 경험이 쌓이면 언젠가는 반드시 쓸 때가 있을 거라 생각하기 때문에 인수가 가닥이 잡혔을 때 이동을 자원했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에 시작할 때는 혼자서만 업무를 하다 보니, 많은 데이터베이스들 중 어떤 것들을 봐야하는 지 조차 몰랐다"며 "LG유플러스에서 토스로 넘어 온 인력이 적었고, 다른 사람이 만든 것을 가져다가 분석하려니 ‘맨땅에 헤딩'하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새롭게 출범한 토스페이먼츠의 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도 그의 몫이었다. 그는 결제사업을 하는 동안 쌓인 20년치 대용량 데이터를 분석하기 위한 다양한 옵션을 고민한 끝에 클라우드 활용을 택했다.

강 엔지니어는 "클라우드를 할 지, 온프레미스(사내 구축)로 할지, 클라우드를 쓴다면 어떤 벤더를 선택해야 할 지 등의 고민이 많았다"며 "고민 끝에 인력과 시간을 아낄 수 있는 퍼블릭 클라우드 활용을 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클라우드 벤더 선택에는 정답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각 회사마다 장단점이 있기 때문에 가장 처음으로 고려했던 기준은 ‘대용량 처리'였다"며 "벤치마크테스트(BMT)결과 AWS에서 제공하는 기능 중 메타정보를 관리하는 두 가지 기능이 가장 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고 말했다.

AWS를 택한 것은 강 엔지니어가 혼자서 내린 결정이었다. 이는 토스 내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 문화가 있었기 때문이다.

강 엔지니어는 "토스에서는 데이터 기반의 의사결정을 매우 중시하기에 AWS를 택했을 때도 BMT결과를 비롯해 다양한 데이터를 제시했다"며 "실무자인 엔지니어들이 직접 데이터에 기반해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지는 문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까지 인력, 기술 등의 지원을 받으며 만족스럽게 사용 중이다" "다만 한 플랫폼에만 엮이면 문제 생길 수 있어, 이를 대비하기 위한 출구전략이 필요하기에 향후 멀티 클라우드 방식도 고려는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한글 토스페이먼츠 데이터 엔지니어 / 토스페이먼츠
강한글 토스페이먼츠 데이터 엔지니어 / 토스페이먼츠
토스페이먼츠가 AWS 데이터 분석 인프라를 활용해 현재 개발 중인 서비스는 실시간 거래 데이터를 분석해 의심 거래를 탐지하는 서비스다. 강 엔지니어는 "금융 서비스에서 중요한, 금전이 오고가는 행위를 면밀하게 살피는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며 "예를 들어, 해외에 한 번도 안 나가본 사람인데 처음으로 해외 결제를 하면 전화를 해서 알려주는 방식인 이상거래감지시스템(FDS)을 고도화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8만개의 가맹점에 똑같이 적용하면 정확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데이터 모델링 통해서 각 가맹점에 맞는 FDS 세팅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며 개발 중이다"고 부연했다.

그는 엔지니어의 개입이 적은 데이터 분석가와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위한 인프라 구축과 다양한 오픈소스 활용 능력을 토스페이먼츠 데이터 분석 인프라의 경쟁력으로 꼽았다. 그리고 비즈니스 가치를 발굴하기 위한 새로운 도전을 지향한다.

강 엔지니어는 "처음에는 이런(PG결제) 사업이 있는지도 몰랐지만 해당 시장이 성장함에 따라 데이터량도 계속 늘어나 재밌게 일하고 있다"며 "같은 기술로 데이터 활용을 어떻게 쓸 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데이터 엔지니어라면 토스페이먼츠에 많은 지원을 해달라"고 웃으며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