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형 세단인 캠리는 토요타의 하이브리드 기술과 충실한 기본기를 상징하는 차량이다. 패밀리카로 쓰기에 무난한 성능과 안정성을 보인 차량이다. 미국 시장에서 맹렬한 인기를 거둔 비결이기도 하다. 올해 국내 출시된 2022년형 뉴 캠리 하이브리드는 8세대 캠리의 부분 변경 모델이다. 스포티한 XSE 트림을 추가했고, 안전사양 업그레이드로 상품성이 강화된 차량이다.
IT조선은 최근 서울 양재동을 출발점으로 하남시와 수도권 제1순환 고속도로를 경유해 복귀하는 경로로 2022년형 뉴 캠리 하이브리드를 시승했다. 시승한 차량은 XLE 모델이다. 타이어로는 브리지스톤의 18인치 타이어를 장착했으며, 내외장색은 블랙 컬러와 프레시우스 메탈이 적용됐다. 차량 권장소비자가격은 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으로 4297만원이다.
공식제원 상 뉴 캠리 하이브리드 XLE의 정부공인 표준연비는 복합 17.1㎞/L다. 시가지·고속은 각각 17.3㎞/L·16.8㎞/L로 1등급 연비다. 하이브리드 기술로 인정받는 토요타의 대표 세단인만큼, 뉴 캠리 가솔린 XLE(복합 12.3㎞/L)보다 1.5배쯤 우수한 연비를 자랑한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 XLE의 연비 성능은 실제 주행에서 더 극대화된다. 2시간 이상의 주행시간 동안 연비를 크게 신경쓰지 않고 주행한 결과 20.7㎞/L의 최종 연비를 달성했다. 에어컨 등 공조 기능을 켜고 혼잡한 도로상황으로 인해 잦은 정거와 출발·가속을 반복해야 했던 상황이었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 XLE의 탱크 용량이 49.3L인점을 생각하면, 1회 최대주유시 1000㎞이상 주행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는 의미다. 최근 고유가 시대로 인상된 휘발유 가격이 운전자 지갑을 얇게 만들고 있는 점을 생각하면, 8만원쯤 1회 주유로 서울·부산을 왕복할 수 있는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것은 큰 장점이다.
안전 사양도 충실하게 구성됐다. 기존 차선이탈 경고 기능에서 업그레이드 된 차선 추적 어시스트(LTA)가 탑재됐다. 앞차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고, 조향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물결에 맡기듯 매끄러운 보조를 실현한다. 강화된 긴급 제동 보조 시스템(PCS)도 고속도로와 교차로 등 사고다발성 지역에서 운전자의 주의력을 효과적으로 환기시킨다.
아쉬운 점도 있다. 뉴 캠리 하이브리드 XSE 모델에만 적용된 패들 쉬프트(운전대 양 옆에 존재하는 레버 방식의 수동변속기)의 존재 유무다. 변속기로 e-CVT(무단자동변속기)를 사용해 큰 이점은 없다는 의견도 있지만, 회생제동 조절이나 속도·연비 관리 등 패들 쉬프트 이점은 무궁무진하다. 최소 XLE 모델까지만이라도 패들 쉬프트를 적용하는게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