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㉟커피전문점 창업을 위한 고려 요소

  • 신혜경 칼럼니스트
    입력 2021.11.05 06:00

    국세청의 100대 생활업종 월별통계에 따르면 2021년 2월 말 전국 ‘커피음료점’ 등록업체의 수가 7만 2,686개로 전년 동월 대비 15.5% 증가하여 약 1만 개 가량 늘었다고 한다. 코로나19로 인한 영업제한 등의 많은 어려움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음료점은 오히려 많이 늘어난 것이 이채롭다. 이번 달부터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가 시행되어 그동안 코로나19로 제한되었던 일상적 활동이 어느 정도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영업시간제한이 풀려 오프라인 커피음료점의 매출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매장에서의 음료 판매가 코로나19가 발발하기 이전 상태로 완전히 활성화될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스타벅스 커피도 배달 서비스를 시작하였듯이 그동안 커피음료시장도 통신판매업과 배달서비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이 사실이다. 그리하여 ‘단계적 일상 회복’ 조치로 인하여 영업시간제한이 해제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오프라인 매장의 매출 확대로 이어질지는 여전히 미지수이다.

    커피전문점을 창업하고자 하는 분들은 지금이 창업의 적기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하지만 커피전문점 창업은 생각보다 단순하지 않다. 치열한 시장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고려해야 할 것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창업을 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어떻게 창업할지를 결정해야 해야 한다. 즉 기존 매장을 인수하여 운영할지 아니면 매장 인테리어부터 설비와 장비 구입 및 설치 등 완전히 새롭게 차려 운영할지를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것이다.

    먼저, 기존 매장을 인수하여 창업을 하는 경우 커피머신 등과 같은 장비와 소도구들 및 시설이 이미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쉽게 창업이 가능하다는 이점이 있다. 이미 기존 매장이 보유하고 있는 단골고객들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 통상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이 아닌 일반 매장의 경우 매장의 위치와 콘셉트를 알리는데 적어도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 충성스러운 단골 고객을 만드는데 까지는 1년 이상이 걸리기도 한다. 기존 매장을 인수하는 경우 이런 기간과 노력을 어느정도 아낄 수 있다. 기존 매장을 인수하여 창업하는 방법은 커피의 맛과 콘셉트가 이미 어느정도 정해져 있고 그에 따른 충성 고객도 함께 이어받을 수 있어 처음 커피전문점을 창업하는 분이라도 쉽게 가게를 운영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매장의 콘셉트와 맛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므로 고유의 맛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반드시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최상의 음료를 만들기 위해 애쓰는 것보다 단지 주문된 음료를 빠르게 만들어내기에만 급급하면 가게를 찾은 손님을 단골로 만들기 어려울 것이다. 열 번 맛있는 커피를 제공하더라도 한 번의 잘못으로도 고객은 바로 등을 돌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 잔의 음료라도 심혈을 기울여 자신 있고 만족스럽게 내어놓아야 다시 찾아오는 고객을 만들 수 있다.

    만약, 기술적인 부분에 자신이 없다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의 경우에는 매장 인테리어, 장비 설치, 마케팅, 운영 등 모든 면에서 프랜차이즈 본사에 의해 진행되므로 손쉽게 창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 매장의 콘셉트와 메뉴를 선택할 수는 없다. 그러므로 음료의 맛과 메뉴 구성 등 자신이 추구하는 콘셉트가 있다면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 창업은 피해야 한다.

    기존 매장을 인수하거나 프랜차이즈 커피점을 창업하는 방법 이외에도 직접 매장의 위치, 매장 인테리어와 메뉴 구성 등을 결정하고 직원 선발과 홍보까지 모든 것을 스스로 결정하면서 창업을 할 수도 있다. 커피에 대한 전문 기술을 갖추고 있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가능한 방법이다. 이렇게 창업하는 경우에는 처음부터 마무리까지 각 진행 단계를 모두 직접 해야 하므로 철저한 준비와 계획이 필요하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특색 있는 매장 콘셉트를 잡는 것이다. 이는 창업의 성패를 결정짓는 가장 결정적이고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일단 매장의 콘셉트가 정해지면 나머지 일들은 아주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 매장의 위치 결정과 인테리어, 장비 설치, 메뉴 구성, 직원 채용 등은 모두 그 콘셉트에 맞춰 진행하면 된다. 만일, 매장을 열어본 경험이 없다면 직원 2~3인 정도로 작은 규모로 시작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매장이 작다고 하여 결코 큰 매장보다 해야 하는 일이 적어지는 것은 아니다. 큰 매장에서 해야 할 일들은 작은 규모의 매장에서도 빠짐없이 해야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커피전문점 창업을 위하여 자신이 구상하는 커피전문점의 콘셉트를 정했다면, 가장 먼저 할 일은 입점할 자리를 구하는 것이다. 당연히 유동인구가 많고 눈에 띄는 곳이면 최상이지만 임대보증금과 월 임대료 등의 부담이 클 수 있다. 만일 초기자금이 부족하다면 입지가 조금 나쁘더라도 특색 있는 콘셉트를 구상하여 고객이 찾아오도록 만들면 된다. 이를 위해서는 특색 있는 인테리어와 개성 있는 메뉴와 맛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예를 들면, 커피원두의 퀄리티와 맛에 중점을 둔다면, 최근 유행하는 게이샤 품종과 무산소 발효 등을 거친 특이한 원두를 갖추고 다양한 드립추출 방법을 구사하여 맛있는 한 잔을 제공하는 것이다. 우유를 첨가하는 것을 좋아하는 젊은 취향의 음료 맛에 중점을 두었다면, 아이슈패너나 크림라떼, 흑임자라떼, 호박라떼 등 특색 있는 메뉴를 갖추어 라떼 전문점을 만드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 디저트에 중점을 두었다면, 전문적인 제빵 기술이 들어간 모양새 있고 맛있는 제과나 제빵을 진열해 놓는 등 자신만의 고유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최근에는 1인이나 1팀 고객만을 받는 카페도 있다. 고객에게 분쇄된 커피의 향기를 맡게 하고 추출방법까지 알려주며 제공된 커피의 향미에 대하여 고객과 얘기 나누면서 소통한다. 자연스럽게 자신의 전문성을 드러내고 고정 고객을 유치하는 것이다. 고객은 자연스럽게 대접받은 느낌을 받게 되고 적극적으로 SNS 등을 통하여 가게 홍보까지도 하게 될 것이다.

    요즘에는 전문가 수준의 지식을 가지고 매장을 찾는 커피마니아가 늘어남에 따라, 커피 맛의 퀄리티를 높이고 자신만의 커피 콘셉트를 유지하는 것이 특히 중요해졌다. 이를 위해서는 사용하는 장비 및 도구도 아주 중요하다. 만일 커피 향미를 중시하여 스페셜티커피를 다루는 카페라면, 커피생콩의 좋은 맛을 살려서 음료를 만들고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로스팅 포인트를 약하게 할 필요가 있고 커피머신의 프리인퓨젼(Preinfusion) 기능도 활용할 줄 알아야 한다. 프리인퓨젼 기능은 커피조직에서 충분하게 성분을 뽑아낼 수 있도록 첫 몇 초간 물을 주입하여(Preinfusion time) 커피가루가 충분히 불을 수 있도록 몇 초간 기다리고 난 후(Preinfusion pause) 다시 물이 주입되어 제대로 된 추출액이 뽑아져 나오도록 하는 기능이다. 이 기능은 고급 커피머신에 탑재되어 있으므로 커피향미를 중시하고 스페셜티커피를 취급하는 커피전문점이라면 마련해둘 필요가 있다.

    반면, 일반적인 다크한 커피맛을 추구하거나 우유 첨가 음료를 주로 다루는 카페라면, 프리인퓨젼 기능까지는 필요하지 않으므로 일반 커피머신을 사용해도 무방하다. 물유입과 유출의 횟수를 파악하여 커피머신 내의 보일러 용량과 온도 유지 기능을 고려하면 된다. 만일, 고객이 많아 머신으로 커피추출을 많이 하게 되면 추출보일러의 물 온도가 내려갈 수 있어 일정한 맛을 내기 어렵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물온도가 유지될 수 있도록 추출보일러와 스팀보일러가 분리된 모델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최근에는 추출 압력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는 커피머신도 출시되었다. 추출 시작 때에는 압력을 약하게 하였다가 중간에는 정상 압력으로 진행한 후 마무리 압력은 약하게 설정할 수 있다.

    커피머신으로도 커피맛을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새로운 기능이 추가된 커피머신은 그만큼 고가이므로 여러 가지 기능이 들어있는 값비싼 커피머신을 고집하기보다는 자신이 생각하는 콘셉트에 맞춰 가용한 예산의 범위 내에서 선택을 해야 한다.

    원두를 선택할 때에는 카페의 콘셉트와 운영자의 입맛에 따라 주로 기준 잡게 되지만 고객의 선호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강하게 로스팅 되어 약간 쓰면서 단맛과 구수함이 있는 커피를 선호하는 분이 있는 반면에 신맛이 나기는 하나 단맛이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약하게 로스팅 된 커피를 선호하는 분도 있다. 원두를 구매할 때 신맛이 나는지만 확인하고 원두를 선택하는 고객이 의외로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여전히 많은 분들이 커피에서 나는 신맛을 거북하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두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어떤 음료 용으로 사용할 것인지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즉 뜨거운 음료용에 사용할 것인지, 차가운 음료용에 사용할 것인지, 우유 베이스 음료용에 사용할 것 인지 등에 따라 원두를 달리하면 더 퀄리티 있는 결과를 만들 수 있다.

    최근에는 매장에 로스터기를 갖추어 직접 로스팅 한 커피로 음료를 만들어 고객에게 제공하는 전문점이 늘어나고 있다. 직접 로스팅까지 할 계획을 가지고 창업을 준비하는 분은 로스터기 설치 공간과 커피생콩을 보관할 수 있는 충분한 면적의 장소를 구해야 한다. 직접 로스팅을 계획하고 있는 분이라면 커피생콩의 품질을 평가할 수 있는 변별력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생콩별로 로스팅 기술을 달리할 줄 아는 기술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 커피 맛은 그해 생산된 생콩에 따라 항상 변하기 때문에 매번 똑같게 로스팅 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커피점 창업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른 매장과 차별화할 수 있는 인테리어를 계획하고 메뉴를 개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커피전문점의 핵심 경쟁력은 무엇보다도 커피맛에 있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아무리 독특한 인테리어와 값비싼 커피머신 등의 장비를 갖추고 있더라도 맛이 없으면 그 가게는 결코 오래 지속될 수 없다. 커피전문점 창업은 단순하지 않다. 입지 결정부터 장비와 도구 구입, 사용할 원두 결정에 이르기까지 고려해야 할 요소가 한두가지가 아니다. 하지만 자신만의 고유한 콘셉트를 가지고 보다 훌륭한 맛의 음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계속한다면 언제 창업하더라도 충분히 성공할 수 있을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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