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가 야심차게 개발한 신작 ‘리니지W’가 한국, 대만, 일본 등 12개국에 4일 동시 출시됐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가 쇼케이스 현장에서 "마지막 리니지를 개발한다는 심정으로 준비한 프로젝트다"라고 강조한 말이 무색하게 출시 직후 리니지W의 평가는 의견이 분분하다. 업계는 출시 초기라는 점을 이유로 엔씨의 존망을 논하기에는 이르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 엔씨소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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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예약자 1300만명...초반 관심집중에 긴급 서버 증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4일 출시된 엔씨소프트의 신작 리니지W를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매출 현황은 성공적인 반면 게임 이용자 여론은 정반대의 움직임을 보인다. 또 엔씨 주가는 요동친다.

리지니W는 엔씨소프트가 사운을 걸고 개발한 MMORPG 게임이다. 리니지 지식재산권(IP)의 정통성을 계승하고 엔씨의 24년 노하우가 모두 집대성됐다. 엔씨 측은 리니지W는 리니지 IP의 결정판이자 월드와이드를 콘셉트로 한 게임이다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원빌드 서비스, 풀 3D 기반 쿼터뷰, 실시간 AI 번역 기능 등이 담겼다.

특히 리니지W는 최근 확률형 아이템 논란을 비롯한 각종 이슈로 인해 위기에 빠진 엔씨소프트의 게임 체인저로 기대받았다. 리니지W가 흥행에 성공할 경우 매출 하락과 글로벌 시장 진출 부진 등을 한번에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시와 동시에 리니지W는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출시 1시간 만에 서버가 다운될 정도로 이용자가 몰렸다. 출시 이틀 전에는 사전 다운로드 만으로 국내를 포함해 8개국 애플 앱스토어에서 인기 1위를 기록했다. 리니지 IP에 익숙한 대만에서는 출시 하루도 안 돼 애플 매출 1위에 올랐다. 한국에서도 3위에 오르며 주목을 받았다.

이용자의 관심이 집중된 이유는 다양하다. 엔씨는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에서 PC와 모바일 오가며 플레이가 가능하게 만들었고, 실시간 인공지능(AI) 번역 기술을 도입해 해외와 국내 이용자의 의사소통을 도왔다. 리니지 시리즈의 주요 과금요소로 꼽혔던 게임 내 피로도 시스템 ‘아인하사드의 축복’도 리니지W에는 도입하지 않는 초강수를 뒀다.

매출도 호조세다. 엔씨 측에 따르면 리니지W의 첫날 매출은 약 160억원쯤에 달한다. 이는 2017년 엔씨가 선보인 리니지M의 첫날 매출(107억원)을 넘어서는 수치다. 2일차에도 1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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엇갈리는 평가와 주가 변동

반면 이용자 여론은 좋지 않았다. 그래픽과 조작감 타격감 등에서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출시 당일 서버 불안정 탓에 이용자들은 40분가량 접속 지연을 겪었다. 순차적으로 서버 접속이 가능했지만 게임이 갑자기 종료되거나 대기자 수 차이로 접속 시간이 계속 지연되기도 했다. 결국 2시경 전체 서버가 다운돼 점검에 들어갔으며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임시점검을 했다. 또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은 과금 요소로 인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 같은 소비자 반응은 주가에도 여파를 미쳤다. 4일 엔씨 주가는 전 거래일(62만원)보다 9.44% 떨어진 59만50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같은 현상은 론칭 후 몇 시간이 지나지 않은 시점에 투자자 불안심리를 자극하는 뉴스가 나왔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루만에 엔씨의 주가는 회복세를 보였다. 엔씨 주가는 5일 전일대비 4.87%인 2만9000원이 올라 62만4000원에 마감했다. 성종화 연구원은 "리니지W의 4분기 일평균 매출 전망치를 종전 15억3000만원에서 23억4000만원으로 53% 상향했다"고 밝혔다.

결국 증권가는 리니지W가 초반 흥행에 성공했다고 판단하는 모양새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경우 초반 흥행을 감안해 투자의견을 보유에서 매수로 전환했다. 엔씨 목표주가도 64만원에서 74만원으로 상향했다. 성종화 연구원은 "리니지W가 출시된 12개국에서 트래픽과 매출 모두 대호조인 상황이다"라며 "구글 매출순위는 일주일 누적기준이어서 며칠만 지나면 리니지W가 1위가 될 것이다"라고 예상했다.

게임업계는 리니지W가 이제 막 출시됐다는 점을 들며 아직은 성과를 논하기에 이르다고 내다 봤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 시리즈는 이른바 ‘신작의 저주’ 현상이 뚜렸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엔씨소프트가 신작을 출시하면 주가가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실패로 이어진 적은 없다"며 "리니지W의 초기 실적 만으로 성패를 구분하기는 이른 감이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