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게임사가 자체 플랫폼 개발과 활용에 힘 쓰고 있다. 기존에 PC게임을 출시하던 해외 기반 플랫폼 마이크로소프트(MS)스토어, 에픽게임즈 스토어, 스팀과 비교해 크로스 플레이 서비스를 지원하기 편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자체 플랫폼으로 하나의 세계관을 구축하려는 전략도 숨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종합 게임 플랫폼으로 서비스 저변 확대 노려

게임빌·컴투스는 2014년 출범한 게임 전문 플랫폼 ‘하이브(Hive)’ 키우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를 위해 올해 6월부터 인디, 대형, 블록체인 게임 등 다양한 분야의 게임을 유치하는 등 외부 게임사에 서비스를 공개하고 있다.

하이브는 게임 개발에 필요한 대부분의 요소를 단일 소프트웨어 개발 키트(SDK) 형태로 제공한다. 또 글로벌 서비스 최적화라는 장점을 지녔다. 구글, 애플, 페이스북뿐 아니라 러시아 및 유럽권의 VK, 중화권의 위챗과 QQ 등과 연동돼 로그인, 결제 기능을 제공한다. 세계 80% 이상의 언어 기능을 제공해 국가별로 상이한 정보보호법 준수를 지원한다. 이 외에도 정교한 통계 및 애널리틱스 기능을 탑재해 게임 운영과 마케팅도 가능하다.

최근 컴투스는 메가존클라우드와 업무협약(MOU)를 맺었다. 앞으로 두 회사는 유기적인 협력을 통해 국내외 게임 기업들에게 하이브가 보유한 글로벌 서비스 역량과 노하우를 적극적으로 알리고 고객 저변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엔씨소프트도 자사 크로스 플레이 플랫폼 ‘퍼플'을 통해 게임을 서비스한다. 퍼플은 2019년 출시돼 리니지2M을 시작으로 자사 게임 선보이고 있다. 가장 최근 출시된 ‘리니지W’ 역시 퍼플에서 출시됐다.

엔씨 측은 퍼플을 출시하며 "보라색이 빨간색과 파란색의 경계를 허무는 색인 것처럼 퍼플도 모바일과 PC의 경계를 허물겠다는 의미다"라고 설명혔다. 또 "퍼플은 모바일보다 한층 더 높은 전용 그래픽 옵션을 제공한다"고 덧붙였다.

퍼플의 주요 기능은 크로스 플레이, 스트리밍, 게임 정보 확인, 커뮤니케이션, 화면 공유 등이다. 크로스 플레이란 플랫폼에서 다양한 기기의 동일한 게임을 플레이 하는 시스템을 뜻한다. 모바일 기기에서 PC게임을 플레이 하는 식이다.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가 끊기지 않고 계속되는 스트리밍이 가능하다.

퍼플은 게임 플레이만 제공하는게 아니라 커뮤니티 기능까지 제공한다. 퍼플톡은 게임 데이터 연동 메신저로 음성, 문자 채팅과 게시판, 오픈 채팅 기능을 탑재했다.

‘VR·메타버스’ 특화 플랫폼 구축

종합 플랫폼이 아닌 한 분야에 특화된 플랫폼을 구축한 게임사도 있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VR에서 VR 게임을 출시하고 있다. 스토브VR은 아케이드 게임장, 테마파크’ 등 다양한 오프라인 엔터테인먼트 공간에서 VR게임을 서비스한다. 스마일게이트 측은 "직관적이고 간편한 UI를 구현해 매장을 방문한 이용자가 간단한 설명만으로도 쉽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80종류가 넘는 타이틀이 스토브VR에서 서비스된다. 스마일게이트는 스토브VR에 해외 IP기반 게임을 VR게임으로 만들어 출시하고 있다. 최근엔 앵그리버드 IP를 VR게임으로 만들어 스토브VR에 선보였다.

넥슨은 메타버스 플랫폼 ‘프로젝트 모드(MOD)’를 개발하고 있다. 프로젝트 MOD는 누구나 자유롭게 콘텐츠를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이다. 손쉽게 콘텐츠를 만들도록 직관적인 제작 기능을 제공한다. 프로그래밍을 활용할 경우 더욱 정교한 제작이 가능하다.

특히 넥슨의 인기 IP인 ‘메이플스토리’의 방대한 그래픽 자산과 사용자 창작 콘텐츠(UGC)를 활용하는 자유도 높은 창작 환경을 지원한다. 이용자는 직접 만든 리소스에 메이플스토리 IP를 조합해 소셜 공간이나 생활형 콘텐츠 같은 상상 속 놀거리를 폭넓게 구현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크로스플레이 플랫폼을 통해 이용자가 쉽게 하나의 게임을 PC, 모바일 등 다양한 기기로 플레이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이유로 자기들만의 게임 생태계를 구축해서 자사 출시 게임간 시너지를 주려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