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산업계 활용을 위해서는 역할이 필요합니다. 전문 기업이 기술을 개발해 국내 산업 활성화에 이바지하면서 글로벌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해야 합니다. 그 주역이 여러분입니다."

이현규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프로젝트매니저(PM)/인공지능사업단장은 16일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대한민국 AI대상 2021’ 시상식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 단장은 대한민국 AI대상 본상과 부문별 대상을 받은 카카오엔터프라이즈, KT, 로완, 메가존클라우드, 오드컨셉 등 20개 기업이 AI를 산업 곳곳에 적용할 주체라고 짚었다. 최근 AI 업계에 떠오른 기술 방향인 차세대 AI의 산업계 활용을 높이고자 공공 역할을 강조하겠다는 발언도 더했다.

이현규 IITP 단장이 대한민국 AI대상 2021 시상식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IT조선
이현규 IITP 단장이 대한민국 AI대상 2021 시상식에서 강연을 진행하고 있다. / IT조선
이 단장은 이날 시상식에서 ‘AI 강국을 지향하는 우리의 자세'라는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다. 그는 산업계 곳곳에 AI를 적용하는 것이 국가 과제라고 짚었다. 다만 적용 과정에서 난제가 생길 수 있는 만큼 2022년엔 이를 해결하는 데 정부 차원의 지원을 더 하겠다고 설명했다.

주무 부처인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는 이 과정에서 차세대 AI의 산업계 확산을 추진한다. 차세대 AI는 말 그대로 한 차원 진화한 AI 기술을 말한다. 인간과 비슷한 수준의 AI를 추구한다고 보면 된다.

이 단장은 "현재 AI 기술 중에 가장 좋다는 딥러닝이 모든 문제를 다 푸는 왕도였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한계를 겪고 있다"며 "딥러닝 한계를 극복해보자는 게 차세대 AI 방향이다"고 설명했다.

딥러닝은 데이터 의존성이 강하다. 과기정통부는 AI 선진국인 미국, 중국처럼 대량의 데이터를 확보하기 힘든 상황에서 차세대 AI 경쟁력을 갖추고자 데이터 활용도 및 효율성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AI 성능을 극대화해 적은 데이터만으로 효율적인 AI 학습 방법을 도출, 알고리즘 완성도를 높이는 식이다. 여기에 데이터 생산성 논의도 함께다.

이 단장은 "AI 분야에서 생산성 영향을 줄 만한 기술이 강조되고 있다"며 "첫 번째는 지금 본 데이터 의미뿐 아니라 숨은 의미까지 파악해 또 다른 분석 지점을 찾는 것이다. 두 번째는 이미 존재하지만 쓸모가 없던 데이터인 다크 데이터를 새롭게 분석해 의미를 찾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차세대 AI 기술을 개발해 산업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소프트웨어뿐 아니라 하드웨어의 중요성이 크다고 역설했다. 신경망 처리 장치(NPU)와 프로그래머블반도체(FPGA), 그래픽처리장치(GPU) 등의 AI 반도체가 대표 사례다.

FPGA와 GPU는 프로그래밍이 용이하기에 원하는 알고리즘을 다양하게 적용할 수 있다. 학습용 데이터세트 변경과 기본 모델 보완이 잦은 분야에서 쓰기 적합하다. NPU는 계산 속도와 전력 효율에 강점이 있어 학습용 알고리즘이 성숙해 기본 모델이 갖춰졌을 때 쓰면 좋다.

대한민국 AI대상 2021 시상식 전경 / IT조선
대한민국 AI대상 2021 시상식 전경 / IT조선
이 단장은 "정부가 지능형 반도체 사업을 많이 시도하고 있고, 최초로 진행하는 사업도 있다"며 "AI 사업을 추진하면서 하드웨어를 굳이 언급하는 이유는 알고리즘 요소뿐 아니라 하드웨어까지 결합해야 (AI 분야) 세계 1등으로 가는 길이 더 빨리 열리기 때문이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가 추진하는 AI 반도체 사업은 NPU 분야에 속한다. 과기정통부는 2020년 10월 AI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한 AI 반도체 산업 발전전략을 발표했다. 2030년까지 한국의 글로벌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을 20%까지 높이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이 과정에서 저장(메모리)과 연산(프로세서) 등의 기능을 통합한 신개념 AI 반도체 기술인 지능형 메모리 반도체(PIM) 사업을 키우겠다는 전략도 내놨다.

이 단장은 "최근 인간 뇌의 구조나 처리 구조를 흉내 낸 뉴로모픽 칩 개발 시도가 있지만, 성공적인 것은 없다. 지금은 NPU와 GPU가 많이 나온다"며 "한국은 PIM에 집중하면서 (해당 분야에서) 치고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PIM은 곧 현장 영역에서 쓸 수 있는 정도가 될 것이다"라며 "미래에 PIM을 활용하면 여러분이 보유한 기술을 한 단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so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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