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㊱‘제20회 서울카페쇼’를 다녀와서

  • 신혜경 칼럼니스트
    입력 2021.11.19 06:00

    지난 2021년 11월 10일에서 11월 13일까지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20회 서울카페쇼’가 열렸다. 커피머신 업체, 로스터기 판매업체, 커피생콩 유통업체, 원두판매업체, 각종 커피용품업체, 포장재료업체 등 커피 산업 전반에 관련된 업체들이 대거 참여하였다. 또한 카페시설 설비를 위한 인테리어와 장비업체, 사이드메뉴인 제과제빵업체와 주스 등과 같은 음료업체, 차(Tea)나 허브 업체, 각종 시럽이나 소스 등 음료 제조에 필요한 각종 부자재 판매업체도 참여하고 있었다. 카페 쇼 기간 중 세계커피대회에 참가할 국가대표를 선발하는 바리스타대회와 라떼아트대회도 함께 치러지고 있었다.

    커피 전시회는 새로운 커피머신이나 새로 개발된 도구가 전시되기도 하고 참여 생두업체들을 통하여 그해 수확된 커피생두에 대한 정보도 입수하고 샘플도 맛볼 수 있다. 또한 커피시장의 최신 흐름을 엿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새로운 정보를 교환할 수 있어 커피업계 종사자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행사이다. 전시회 기간 동안 커피 기술을 다투는 경진대회도 함께 열려 커피 기술의 발전을 확인해 볼 수 있는 자리이기도 하다.

    무엇보다도 올해 카페쇼에는 최근 커피생콩 가격이 급상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커피생콩 유통업체가 많이 참여했다. 과테말라나 엘살바도르를 비롯한 중남미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현지에서도 참가하여 그 나라에서 생산된 생콩을 홍보하고 있었다. 작년의 카페쇼의 경우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커피생콩 유통업체의 참여가 저조하였다.

    특히 올해의 커페쇼에서는 ‘게이샤’ 품종의 생콩을 전시· 판매하고 있는 곳이 여럿 보였다. ‘게이샤’ 품종의 커피는 뛰어난 향미로 현재 세계에서 가장 비싸게 팔리고 있는 커피 중 하나이다. 가장 유명한 생산지는 파나마의 보케테(Boquete) 지역에서 생산된 것이다. 파나마의 게이샤 커피가 워낙 고가로 판매되자 지금은 다른 중남미 국가에서도 ‘게이샤’ 품종의 커피를 생산하고 있다. 파나마산 게이샤 커피 이외에도 과테말라, 콜롬비아 등에서 생산된 ‘게이샤’ 커피도 전시되고 있었다. 최근 각종 커피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거의 예외 없이 게이샤 품종의 커피를 들고 출전하고 있을 정도로 게이샤 커피는 향미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만큼 가격은 다른 여타 스페셜티 커피보다도 훨씬 비싸다. 이런 비싼 커피가 카페쇼에서 다양하게 전시되어 판매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일반 대중에게 널리 알려져 있으며 고급 커피를 원하는 소비자가 많이 있다는 것을 나타낸다. 게이샤 커피와 같은 초고가의 커피가 별 저항감 없이 일반 소비자에게 판매되고 있다는 것은 전체 커피 시장이 확대되는 긍정적인 의미가 있는 것이므로 커피업계 종사자로서 매우 반가웠다.

    코로나19 이후 가정에서 소량의 생콩을 사서 직접 로스팅하고 추출하여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커피를 즐기려는 홈카페족이 많아졌다. 이번 전시회에서 이런 경향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즉 200g, 400g, 600g 등과 같은 소량의 원두를 로스팅 할 수 있는 가정용 홈로스터기가 많이 출시되어 있었다. 또한 가정에서 간편하게 커피를 추출할 수 있는 여러 가지 새로운 추출도구들도 눈에 띄었다.

    또한, 이번 서울카페쇼에서는 결점두를 선별하는 자동화기계가 전시되어 있었다. 일반적으로 로스팅을 하기 전에 결점두를 골라내는 작업을 한다. 결점두는 커피의 풍미를 해치고 향미에 나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로스팅 하기 전에 제거한다. 올해 전시된 자동 결점두 선별기기는 가정용으로 사용되어야 할 정도로 용량이 작아 보였다. 하지만 통상 생두유통업체에서는 프리미엄급 이상의 생콩을 판매용으로 유통하기 전에 미리 결점두를 선별하는 작업을 거친다. 따라서 스페셜티급 생콩을 구매한다면 따로 결점두를 골라낼 필요가 없다. 산업용으로 사용하기에는 용량이 작아 보였고, 앞으로 홈카페족이 늘어나는 추세에 따라 가정용으로 점차 사용도가 늘어나지 되지 않을까 싶다.

    결점두를 선별해 주는 자동화시스템 기기
    홈카페용 소량용 로스터기들(소량용, 400g용, 600g용)
    이번 전시회에서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로봇 바리스타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로봇시스템을 활용한 것이었다. 무인 주문시스템인 키오스크로 주문을 하면, 로봇 바리스타가 빈 컵을 집어 커피추출머신 아래에 놓는다. 자동커피머신이 커피를 추출하면 음료가 담긴 컵을 로봇이 다시 들어 고객에게 건네는 동작까지 연속적으로 이루어지는 시스템이 있었다(아래 왼쪽 사진). 관계자에 따르면, 직원이 퇴근하면 이 로봇시스템을 통하여 24시간 커피를 판매할 수 있다고 한다. 2평 정도의 부스를 설치할 공간만 있으면 가능하다고 한다.

    한편, 로봇과 함께 자동화드립기기를 더 설치하면 핸드드립 한 커피도 무인으로 판매를 할 수 있는 곳도 있었다. 로봇이 빈 컵을 집어 분쇄기구 아래 놓으면 사전에 설정된 입자로 분쇄된 커피가루를 일정량 받게 되고, 로봇이 약간 흔들어 받은 커피가루를 평평하게 만들어 자동화드립기기 위에 올려놓는다.

    자동화드립기기는 사전에 설정된 값에 따라 뜨거운 물을 부어 주면서 추출을 시작한다. 추출이 끝나면 로봇이 손님에게 내어주는 방식이다(아래 중간 사진). 분쇄기에 커피원두만 넣어주면 나머지 모든 작업은 로봇이 수행하게 된다. 로봇과 자동화드립기기가 설정값에 따라 일정하게 커피를 추출하게 될 것이므로 커피의 맛과 향이 일정하게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그 외에도, 드립을 하기 위해 물을 붓는(pour) 동작만 하는 즉, 사람의 팔을 대신하는 로봇도 있었다(아래 오른쪽 사진). 하지만, 사람이 로봇 옆에서 커피를 분쇄하고 사용량을 계량하여 준비해 주어야 하고 온도를 맞춘 물을 로봇한테 건네주어야 하므로 다소 번거로워 보였다. 제대로 된 커피를 만들기 위해서는 사용하는 원두의 볶음도, 사용하는 추출도구, 분쇄할 입자 크기, 물 온도, 물을 붓는 시간 등 고려해야 할 것이 많은 매우 세심한 작업이다. 이번에 소개된 물을 붓는 드립용 로봇은 아직은 동작이 사람의 팔처럼 자연스럽지는 못하나 로봇기술의 발달에 따라 머지않아 사람이 만드는 것 같은 훌륭한 드립커피를 만들지 않을까 생각된다.

    좌)로봇시스템이 설치된 부스, 중앙) 로봇시스템과 자동드립추출기구가 설치된 부스, 우) 커피와 물을 셋팅해주면 로봇이 물을 붓는 방식
    이번 카페쇼에서 가장 특이한 도구는 보일러 없이 압력만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 머신이었다. 즉, 보통 에스프레소는 고압으로 고온의 물을 커피가루에 통과시켜 추출한다. 그러므로 커피머신에 보일러가 필수장비로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이번에 전시된 새로운 개념의 에스프레소 추출머신은 보일러 없이, 오로지 압력만으로 에스프레소를 추출한다는 것이다. 보일러가 없으니 당연히 커피머신의 크기도 매우 작았다.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처음 몇 초간은 약한 압력으로 물을 주입하여 적셔주고 그 후 천천히 압력을 높여 9바(bar) 압력으로 커피성분을 뽑아낸다고 한다. 물은 뜨거운 물이 아닌 약 25°C의 상온의 물을 이용한다고 한다. 물온도와 무관하게 압력만으로도 충분히 커피 성분을 뽑아낼 수 있으므로 굳이 에스프레소를 추출하는데 뜨거운 물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기존의 커피머신을 사용하여 추출을 자주 하게 되면 보일러 속의 물온도가 내려가 에스프레소 맛이 조금씩 달라질 수 있어 항상 일정한 추출결과를 도출할 수 없다는 문제점을 보완하기 위하여 개발을 하였다고 한다.

    이 신개념 에스프레소 추출도구는 이번 카페쇼에서 최우수상(CAFE SHOW EXCELLENCR AWARDS 2021)을 수상하였다. 오로지 압력만으로 상온의 물을 사용하여 추출한 에스프레소를 시음해 보았는데, 개인적으로는 풍부한 커피의 향기가 올라오지 아니하였고, 전통적인 커피머신으로 추출한 에스프레소에서 느껴지는 부드러운 신맛과 단맛보다는 날카로운 신맛과 쓴맛이 더 도드라졌다. 일반적인 커피머신을 이용하여 85 °C 이상의 고온에서 녹아 나오는 에스프레소 커피에서의 맛과 향기성분들에 대해서 놓치는 것은 없는지 화학성분을 따져가며 연구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압력을 이용하여 추출하는 새로운 개념의 에스프레소머신
    또 새로운 핸드드립 커피추출 도구로 "2021 골든 커피어워드 핸드드립챔피언십’ 대회의 공식 도구로 지정된 실리콘으로 만든 추출드리퍼가 눈에 띄었다. 드리퍼 모양이 꽃모양처럼 꺾여 있어 물흐름이 잘 이루어지도록 리브역할을 하고 있었다. 또한 재질이 실리콘이라 휴대가 편하고 안팎으로 뒤집어서도 사용할 수 있어 물 빠지는 구멍의 크기를 쉽게 조절할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다만, 이 드리퍼에 맞는 종이 필터가 없어 기존 하리오 드리퍼와 동일한 종이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 아쉬웠다.

    실리콘으로 만든 핸드드립 드리퍼
    올해의 전시회에서는 소용량의 로스터리 머신이 많았고 새로운 개념의 에스프레소 머신이 등장했으며 게이샤 품종의 커피가 다양하게 전시되어 판매되고 있다는 점이 획기적이었다. 또한, 예년에 비해 커피생콩 유통업체에 관람자들이 더욱 줄을 서서 대기하는 것을 보니, 다양한 커피생콩의 향미에 더욱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었고, 또 바깥에 전시된 개인 커피전문점들의 특색있는 커피맛을 탐색하거나 즐기려는 자들도 많은 것을 보니, 점차 커피 퀄리티를 따지고 커피의 향미를 중요시하는 마니아들이 늘어나고 있음을 예견할 수 있었다. 이제는 커피에 대한 기본 지식과 배경은 수준 높게 올라와 있는 듯하다. 자신의 취향에 맞게 커피를 즐기려는 커피인이 점차 늘어나고 있고 직접 커피생콩을 고르고 로스팅 하여 추출해서 즐기려는 홈카페족이 점차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올해 카페쇼에서 소용량의 가정용 로스터기와 결점두 선별기기, 가정에서 손쉽게 내릴 수 있는 여러 커피추출도구 등이 눈에 띄게 전시된 것을 보더라도 홈카페 트렌드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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