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대행업체 배달료 50% 인상…배달앱 vs 대행업체 책임 핑퐁

입력 2021.11.19 06:00

11월 들어 배달대행료가 4500원 수준으로 일제히 올랐다. 2019년과 비교하면 50%, 지난해와는 30% 인상된 셈이다. 이들 배달대행업체들은 배달비 인상이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쿠팡이츠 등 단건배달 경쟁 탓이라고 지적한다. 라이더를 붙잡아 두려면 배달료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설명이다.

반면, 국내 배달앱 빅3는 배달대행업체가 주장이 억지라는 입장이다. 비대면 배달 수요 증가로 시장 자체가 커지면서 나타난 자연스런 경쟁구도를 자신들의 탓으로 돌리는 것은 억울하다는 것이다.

배달대행업체의 배달료 인상은 식당 점주의 부담을 키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게 사정이 어려운데, 배달료 인상이 주문 축소로 이어질 수 있어 걱정이 크다.

배달 라이더 / 위대한상상
최근 서울경기를 필두로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활동하는 배달대행업체는 11월 일제히 배달료를 인상했다. 기존 3500원에서 4500원으로 건당 1000원씩 가격을 올렸다. 서울 일부의 배달료는 건당 4950원인 곳도 있다. 경기도 양주시의 한 배달대행업체는 식당 점주에게 계약 보증금으로 100만원을 요구한 사례도 나왔다. 다른 배달대행업체를 쓰지 못하도록 족쇄를 채우겠다는 심보다.

배달대행업체들은 배달료 인상 요인으로 ‘배달 라이더 쟁탈전'을 꼽았다. 배민원과 쿠팡이츠 등 단건배달 경쟁이 심화되면서 대형업체들이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금액을 올렸다는 것이다. 기본 배달료 외에 프로모션 요금까지 내미는 등 전체적인 인건비를 올린 탓에 라이더를 붙잡아두기 어려워졌다.

배달대행업체들의 주장에 배민·쿠팡이츠·요기요 등 대형 배달앱 관계자들은 발끈하는 모양새다. 코로나19 팬데믹 등 비대면 배달 수요 증가로 자연스럽게 발생한 시장경쟁 논리를 무시했다는 주장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배달 시장 확대와 주문 증가에 따른 배달 라이더 모집 경쟁을 배달대행료 인상이라는 명목으로 대형업체와 자영업자들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납득이 안된다"고 말했다.

음식 배달시장은 그야말로 급성장했다. 통계청 자료를 보면, 2020년 온라인 음식 서비스 거래액은 2019년보다 78.6% 증가한 17조4000억원이다. 같은해 배민을 통해 발생한 거래액은 15조원 이상으로 추정된다.

배달대행업체 배달료가 오르자 식당 점주들 사이에서는 ‘배민 라이더스’ 등 대형 배달앱 소속 라이더를 쓰겠다는 의견도 나온다. 같은 비용이면 중소 배달대행업체보다 대형 플랫폼이 났다는 논리다.

하지만 대형 배달앱 업체들이 자체 배송인력을 확보했지만, 전체 주문건수를 처리하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업계에서는 배민과 요기요의 주문 건수 중 70~80%를 배달대행업체가 맡는다고 추정한다. 배달앱 중 전체 배달물량을 자체적으로 소화하는 곳은 쿠팡이츠 뿐이다. 쿠팡의 경우 전문 라이더 외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할 수 있는 배달파트너 시스템을 운영한다.

배달업계 한 관계자는 "배달앱과 배달대행업체들의 경쟁에 멍드는 곳은 결국 자영업자인 식당 점주들이다"며 "배달비 부담은 갈수록 높아지지만, 식당간 가격 경쟁 탓에 쉽사리 음식값을 올리기 어려운 사정이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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