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최수연 새 리더십이 풀어야 하는 안팎 과제는

입력 2021.11.22 06:00

네이버가 한성숙 대표를 대신해 새 리더십으로 내세운 최수연 차기 대표 앞에 산적한 과제가 적지 않다. 글로벌 사업 역량을 강화해야 할 뿐 아니라 조직 문화 개선도 필요한 시점이다. 회사 내부에서 전격 세대교체에 대한 반발 기류가 적지 않았던 만큼, ‘포스트 한성숙' 시대를 안정적으로 이끌어가기 위한 내부 리더십 입증도 과제다.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 / 네이버 제공
18일 네이버 경영쇄신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2017년부터 네이버를 이끌었던 한성숙 대표 교체를 결정하면서 후임자로 최수연 차기 대표를 결정했다. 최 대표는 지난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해 글로벌사업지원부서를 이끌던 변호사 출신 젊은 인재다. 지난 5월 네이버 직원이 극단적 선택을 하면서 문제로 지적된 네이버의 사내 조직 문화가 20년간 네이버의 중심에 있었던 ‘창업공신'들의 전격 교체로 이어진 것이다.

내부 우려 목소리에도 81년생 최수연 차기 대표 파격 선택

최 차기 대표를 발탁하는 과정에서 내부 우려도 상당했다고 전해진다. 2019년 네이버에 재입사한 최 대표의 네이버 경력이 짧고, 변호사 출신으로 기업 인수합병 등에 이력이 쏠려 있어 네이버 서비스에 대한 이해도가 높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네이버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이사회에서 초창기 최 차기 대표가 거론된 시점에서부터 C레벨, CIC대표들을 막론하고 최 대표가 상대적으로 네이버에 기여한 것이 있는지에 대한 반발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 서비스에 대해 얼마큼 이해하고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내부에서 있었다"며 "이에 이사회에서는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총괄운영 부사장과의 공동대표 체제도 유력하게 고민됐다"고 말했다.

복수 관계자들에 따르면 최 차기 대표는 2019년 이해진 GIO가 직접 최종 인터뷰를 통해 파격적인 조건으로 발탁한 글로벌 인재다. 해외 사업 확장에 관심이 높은 이 GIO가 직접 꾸린 글로벌 사업 지원 TF를 이끌면서, 이 GIO의 높은 신뢰를 받았다. 율촌 법무법인 변호사 시절에서도 유관 업무에서 높은 성과를 냈다는 후문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율촌 시절 법조 쪽에서도 엇비슷한 연차 변호사들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일을 잘했다"고 말했다. 최 차기 대표는 법조 쪽 기업자문(C&F)과 금융 부분을 담당하면서 기업 인수합병 등을 담당했다.

네이버와 이 GIO의 주요 관심사가 해외 유망 기업 인수와 투자에 있는데, 이 같은 영역에서 두각을 내 이 GIO의 신임을 쌓은 것으로 보인다. 이 GIO의 핵심 관심사는 최근 국내 쇼핑 커머스 사업이 최근 큰 성과를 내기 전까지는 주로 해외 사업 부분에 쏠려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최근 거대 빅테크 기업의 ‘골목상권 장악'의 문제로 인한 규제 이슈가 함께 부상하면서, 최 대표가 적합한 인물로 부상했던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에 정통한 관계자는 "내부 우려가 적지 않았지만 이 GIO의 최 대표 선임 의지가 상당했다고 안다"고 말했다.

금융감독원 네이버 분기보고서 화면 갈무리
이 같은 우려 등에도 결국 확정된 최 차기 대표 앞에 놓인 과제는 적지 않다. 젊은 리더 파격 선임 과정에서 지속된 내부 뒤숭숭한 분위기를 결속하고, 차기 리더십 구조를 결정해야 한다. 네이버 특징 중 하나가 C레벨 임원들이 여러 계열 보직을 겸했다는 것이다. CFO자리에서 내려오게 된 박상진 CFO는 네이버 12개 계열사의 보직을 겸하고 있다. 네이버파이낸셜 사내이사, 스노우 기타비상무이사, 네이버랩스 감사 등이다. 채선주 CCO또한 네이버랩스 사내이사, 네이버웹툰 사내이사 등 5개 보직을 겸하고 있다.

이처럼 네이버는 주요 C레벨 경영진들이 계열사 핵심 보직을 겸직하면서 집중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체제로 운영되어 왔다. 지난 5월 네이버 직원의 직장갑질로 인한 사망 사건 이후, 네이버 내부에서는 전반적인 의사결정 구조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내외부에서 잇따른 상황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트랜지션(transition) 태스크포스(TF)에 참여해 현재 CXO 체제 대안을 마련할 것으로 알려졌다. 함께 일할 임원들의 면면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IT업계 주요 임원은 네이버 의사결정체제 개편을 앞두고 "결국 이해진 GIO의 뜻을 중심으로 네이버는 움직일 것"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최수연 네이버 CEO 내정자와 김남선 CFO 내정자 / 네이버 제공
괴롭힘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노조 의견 수렴도 과제다. 직원들의 인사 전권을 쥔 상급자의 권한 쏠림 상황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내부 요구가 지속되어 왔다. 노조는 우선 직장괴롭힘을 방지하기 위해, 노사 위원 동수로 이뤄진 위원회를 신설해 괴롭힘 문제에 대응할 것을 요구한다. 현재는 네이버 인사 담당이 괴롭힘 신고 접수를 하면 경영진이 외부 법무 노무법인에 조사를 의뢰하고 징계를 결정하는 구조다. 노조는 이 같은 구조가 괴롭힘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신고와 조사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지적해왔다.

네이버는 최 내정자가 글로벌 경영과 조직문화 개선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이라는 입장이다. 네이버 관계자는 "최 내정자를 포함한 리더들은 ▲주요 사업들이 글로벌에서도 사회적 책임과 법적 의무를 다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고 ▲사업 간 시너지를 통해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며 ▲선제적인 기술·인력 투자를 통해 글로벌로 성장해나갈 신규 사업 발굴에 집중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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