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차 시대 전기차 인기가 높지만, 하이브리드차도 마찬가지로 잘 팔린다. 기존 내연기관의 장점과 전기차 관련 혜택을 모두 누릴 수 있는 덕이다.

유럽과 중국 등 주요 완성차 시장에서는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량이 지속적으로 감소하지만, 하이브리드차는 전기차와 함께 인기가 높다. 국내 완성차 시장에서 인기가 높은 쏘렌토 등 차종의 경우 하이브리드 모델이 강세를 보인다.

하이브리드차는 큰 범주에서 풀 하이브리드 방식과 마일드 하이브리드 방식 두 가지로 나뉜다. 하이브리드란 이름은 같지만, 방식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풀 하이브리드는 모터를 통해 엔진을 직접 구동하는 방식이고,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보조 수준이다.

직병렬 혼합 하이브리드 형태 차량인 토요타의 캠리 / 이민우 기자
직병렬 혼합 하이브리드 형태 차량인 토요타의 캠리 / 이민우 기자
풀 하이브리드는 크게 직렬과 병렬·혼합 하이브리드로 분류된다. 직렬 하이브리드는 바퀴 등 구동계를 모터로만 작동시킨다. 모터만으로 구동계를 움직인다는 점에서 전기차와 유사하지만, 동력원은 내연기관인 엔진과 화석연료를 사용한다. 가솔린 등 연료를 주입해 엔진을 발전기처럼 사용하고, 모터를 구동해 전력을 얻는다.

직렬 하이브리드 적용 차량은 많지 않은데, 이는 엔진이 아닌 모터만으로 구동하는 특성 영향이다. 차량 설계시 기존 내연기관차와 완전히 다르다. 기존 내연기관 차에 직렬 하이브리드를 적용하는 것은 어렵다. 대신 최근 BMW e드라이브 등 차량처럼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차량을 위한 설계 방식을 따르는 추세다.

병렬 하이브리드는 엔진과 변속기 사이에 모터를 삽입하는 방식이다. 내연기관차처럼 엔진으로 주행을 할 수 있고, 모터를 활용해 저속이나 짧은 거리 구동도 가능하다. 시속 35km 내외까지는 전기차처럼 움직일 수 있다. 운전 습관에 따라 연비를 큰 폭으로 향상할 수 있다.

혼합 하이브리드는 직렬과 병렬 2개 하이브리드를 합친 형태다. 엔진 1개에 모터를 2개를 사용하는데, 직렬처럼 발전하는 용도의 모터와 병렬의 구동용 모터를 모두 탑재해 고른 장점을 보유한다. 다만 혼합 하이브리드는 직렬 하이브리드처럼 별도 설계를 필요로 해 일반 내연기관차로 적용이 어렵다. 캠리 등 토요타의 하이브리드차가 대표적인 혼합 하이브리드차다.

48V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작용한 볼보의 XC90 / 볼보코리아
48V 기반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작용한 볼보의 XC90 / 볼보코리아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풀 하이브리드와 달리 모터만으로 바퀴 등 구동계를 움직일 수 없다. 모터와 배터리는 엔진과 벨트로 연결돼 동작을 보조하는 역할이다. 시동이나 출발 등에 소모하는 엔진 동력과 작업량을 분담하는 형태다. 저속 등에서 엔진을 쓰지 않는 풀 하이브리드보다 연비 향상·출력이 낮다. 연비향상도 마일드 하이브리드 미탑재 차량보다 10%쯤만 향상되는 수준이고 모터도 10kw쯤 사양이다.

풀 하이브리드보다 순수하게 하이브리드·전기적인 성능은 낮지만,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쉬운 설계 적용과 저렴한 비용이란 장점을 보유했다. 부피가 큰 디젤 엔진으로 추가적인 하이브리드 설계가 어려운 디젤차에도 적용이 쉽고, 풀 하이브리드의 30%쯤 비용으로 기존 내연차에 탑재하는 것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 12V 납산 배터리 대신 48V 리튬이온 배터리를 탑재해 전압을 올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볼보와 BMW 등 완성차 기업으로부터 큰 사랑을 받는다.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전압을 높여 12V보다 높은 수준으로 엔진을 보조한다. 덕분에 에어컨 등 공조 기능부터 전자기기 수준으로 전자화된 자동차의 다양한 스마트 시스템을 엔진 동력 개입을 최소화해 운용할 수 있다.

48V 배터리로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엔진 보조력이 크게 늘어나자, 엔진을 다운 사이징 하면서도 성능을 유지하기 쉬워졌다. 엔진 사용 비율이 크게 감소하면 배기가스도 비례해 줄어드는데, 48V 마일드 하이브리드는 미탑재 차량 대비 10%쯤의 이산화탄소(Co2) 저감 효과를 보유한다. 유럽 완성차 기업이 강화된 EU 배기가스 규제에 대응해 기존 내연차에 빠르게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적용한 배경이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