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 '과징금 기준' 이견 재확인

입력 2021.11.22 17:11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의 개정 방향을 둘러싼 이견이 크다. 과징금 부과기준의 적정성, 자율 규제 단체 실효성을 비롯해 세부 규정에 대한 의견이 엇갈린다. 정부는 하위 규정을 마련하기 위해 업계의 다양한 의견을 청취해 반영한다는 입장이다.

윤재옥 정무위원장 / 개인정보위
2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개인정보보호법 통합대안 마련을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한 윤재욱 정무위원장(국민의힘)은 "여야 큰 다툼 없이 밀어줄 분위기다"며 "연내 법안 처리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9월 국회에 제출됐으며, 정무위원회 법안 소위원회 심사를 기다리고 있다. 이날 행사는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과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개인정보전문가협회, 개정보보호법학회의 주최로 열렸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정무위원은 연내 법안 처리에 대한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다.

산학계 관계자들이 참여할 대토론회에 앞서 ‘안전한 개인정보 처리 환경 마련을 위한 법 개정 방향'과 ‘개인정보 이동권 보장과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법 개정 방향'이라는 2개의 세션으로 법조계와 학계 전문가들이 발제 발표와 소토론회를 진행했다.

첫번째 세션에서는 ‘개인정보보호법상 제재 규정 개편 방안’에 대해 발제를 맡은 홍대식 서강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해외 사례를 통해 과징금 제도 개선점을 언급했다. 홍 교수는 "영국과 독일이 기준금액을 정해놓고 5단계 조정을 하듯이 우리도 양형 기준을 세분화해야 한다"며 "사회적 피해 등을 측정 내지 추정할 수 있는 방법론을 만들고 계속해서 조정할 수 있는 메커니즘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과징금을 거두면 국고에 귀속되고, 피해자를 위해 사용하는 제도가 없다"며 "미국에서처럼 과징금을 기금화해서 피해자의 손해 배상에 쓰는 방법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김보라미 법무법인 디케 변호사도 과징금 제도를 일 반회계로 귀속시키기보단 개인정보보호 정책에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입법화할 필요가 있다는 점에 동의했다. 또 전체 매출액 기반의 과징금 산정은 시의적절하며 이용자 친화적인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시행령을 통해 한계 설정을 구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왼쪽부터 김보라미 디케 변호사, 홍대식 서강대 교수, 황창근 홍익대 교수, 이희정 고려대 교수, 김영훈 AWS 실장 / IT조선
이희정 고려대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개인정보 처리자 책무성과 자율 규제 강화방안'이라는 주제로 발제를 맡았다. 개정안에는 자율 규제 운영 기반을 위한 ‘자율 규제 단체'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이 교수는 "자율 규제 단체 법령 상 위임근거가 없어 정부와 유기적인 소통과 추진체계가 부족했다"며 "자율 규제단체 연합회의 설립 근거 마련으로 자율 규제 단체에 대한 체계적 지원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개인정보 처리방침 평가제도와 개인정보 보호책임자 자격요건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어진 토론에서는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김보라미 변호사는 "국가가 앞장서서 자율 규제 단체를 설립하는 것이 ‘자율’일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며 "자율 규제라는 정체불명 표현보다는 자율 규제를 위한 인센티브를 만드는 것이 더 강조돼야 할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김영훈 아마존웹서비스(AWS) 실장은 개인정보 처리자 입장에서 여러 우려 사항을 전달했다. 김 실장은 "전체 매출액 기준 과징금 산정에 대한 깊은 우려가 있다"며 "과징금 액수 산정 시 비례성이 담보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으며, 실제로 유럽에서 아마존은 1조원에 가까운 과징금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과징금을 측정할 수 있는 범위가 넓어질수록 회사 입장에서는 개인정보위에 잘 보여야 하는 상황이다"며 "사실조사권 부여 역시 마찬가지로 이례적인 규제며, 자율 규제라고 하지만 정부가 공인하는 자율 규제가 만들어지면 사실상 법률과 같을 수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홍대식 교수는 "전체 매출액과 관련 매출액 모두 단점이 있고, 양쪽의 장단점을 고려해 설계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며 "개인정보위의 과징금 부과 경험에 대한 축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희정 교수도 "자율규제 단체 사례를 봤을 때 공적, 사적, 성격 중에서 모호한 선에 있는 경우가 있다"며 "정부도 협의회를 지원하는 형태에 대한 고민이 있었기에 이런 안을 만들었을 것으로 보이며, 집행되는 과정에서 창의성과 다양성을 살릴 수 있는 방향으로 제도가 설계돼야 한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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