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위, 법안소위 앞두고 막바지 손질…과징금은 그대로

입력 2021.11.22 20:10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발의한 개인정보보호법 2차 개정안 국회 통과를 위해 법안을 손질 중이다. 정보주체 권리 보장을 위해 이동형 영상 정보 처리기기 운영을 제한하는 내용이 담긴 문구를 삽입하는 등 일부는 정무위원회 법안 소위원회 심사에 앞서 손을 본다.

하지만 산업계에서 강력하게 반대하는 과징금 부과 기준을 전체 매출액으로 하겠다는 의지는 변함없다. 다만, 산업계의 의견을 반영해 과징금 부과 기준을 8가지로 늘리고, 위반 행위에 상응하는 비례성과 효과성을 확보하는 내용을 시행령에 담겠다는 입장이다.

개인정보보호법 통합대안 마련을 위한 바람직한 개정방안 대토론회 진행 모습 / IT조선
22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개인정보보호법 통합대안 마련을 위한 바람직한 개정 방안 대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대토론회는 최경진 가천대 교수(법학과)가 좌장을 맡았으며, 패널에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 박성호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회장, 오병일 진보네트워크센터 대표, 이병남 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과장, 이상용 건국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이창범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가 참석했다.

토론회에서는 시민단체와 법조계, 산학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다양한 의견을 피력했다. 아쉬움과 우려를 드러내는 목소리 들도 있었다.

시민단체는 정보주체 권리 보호를 위해 요구했던 정보주체의 고지 받을 권리 확대, 범죄 수사를 명분으로 한 개인정보의 3자 제공 제한, 과학적 연구 목적의 민감정보 제공 제한 등을 반영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병일 진보네트워크 대표는 "정보주체 권리 강화하고 정보처리자의 책임성 강화, 두 측면 모두 아쉬움이 있다"며 "이동형 영상 정보 처리기기 등 일부는 정보 주체의 권리가 침해될 수 있는 독소 조항들이 있으며, 개인정보 영향평가와 개인정보보호감독관(DPO) 제도 도입 등을 추가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도 "여전히 산업 활성화 개인정보 유통과 활용에 방점을 둔 것이 아쉽다"며 "위치정보법, 신용정보법 등 흩어져 있는 개인정보 보호 법제를 정리하는 작업도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산업계는 계속해서 과징금 부과기준을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하는 것에 우려를 표한다. 절충안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성호 인기협 회장은 "전체 매출액 3%는 영업이익인 3%인 기업들이 주저앉을 수 있는 수치다"며 "관련 매출액 산정이 곤란할 경우에만 전제 매출액으로 해달라는 요청도 드렸지만 관철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도 "유럽 GDPR 규정을 따랐으면 형사벌 제재를 완화했어야 하지만 여전히 광범위하게 형사처벌 조항이 남아있다"며 "시행착오를 겪는 중인 금융 마이데이터를 반면교사 삼아 제대로 된 근거와 작동 가능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태욱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사는 "과징금 기준은 전체 매출액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부당이득 환수로서의 성격을 강화하기 위한 요건으로 생각한다"며 "과징금 제재 규정은 이후에 통합 논의 과정에서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거버넌스에 대한 지적도 있었다. 이창범 교수는 개별법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것을 지적했다.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과의 충돌 시 개인정보위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좌장을 맡은 최경진 가천대 교수 역시 3차 개정안에서 거버넌스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의견에 동조했다.

장준영 법무법인 세종 변호사도 3차 개정안에 대해 언급했다. 장 변호사는 "디지털 대전환에 가장 핵심적인 개인정보는 비정형 데이터인데, 현행법체계에서는 해석에 한계가 있다"며 "3차 개정안에서 깊이 있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병남 개인정보위 개인정보보호정책과장(가운데) / IT조선
개인정보위는 이날 나온 의견들 중 일부는 반영이 가능할 것이며, 일부는 3차 개정안에서 논의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병남 개인정보위 개인정보보호정책과장은 "제25조2 제3항 단서(국가 또는 지자체가 법령에서 정하는 소관 업무 수행이 불가능한 때에 촬영 사실 표시하거나 알리지 아니할 수 있다)가 감청 이슈 등의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해, 남용하지 않도록 대안을 마련 중이다"며 "정보주체에 직접 고시하는 내용을 구체화하려고 하면 촬영 목적과 장소, 시간 등 역시 고지하는 것을 법문화하려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단체가 제안했지만 2차 개정안에 반영하지 못했던 내용들은 3차 개정안에서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과징금 상한의 대원칙은 형벌에서 경제벌로 바꾸겠다는 것이며,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기존 형벌 규정을 그대로 두지 않고 완화했다"고 말했다.

이병남 과장은 과징금 전체 매출액 3% 기준이 기업을 제재하기 위한 규정이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을 범죄자를 만들고 기업의 정상적 경영활동을 못 하게 하려는 취지는 전혀 없으며, EU가 선진국이라 GDPR을 무작정 참고한 것이 아니라 전 세계적 트렌드가 전체 매출액 기준으로 가고 있다"며 "업무 행태나 규모, 안정성 조치 노력 정도 등 8가지 기준을 고려해 과징금을 부과할 것이며, 정상적인 활동을 하는 기업들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구체적 부과기준을 시행령에 담기 위한 연구반을 운영 중이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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