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SK, LG 등 주요 그룹의 정기 임원인사 시즌이 다가왔다. 25일 LG전자가 스타트를 끊고 12월 삼성과 SK가 차례로 인사를 단행한다. 각사의 부회장, 사장급의 세대교체 폭에 재계의 관심이 쏠린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LG는 25일 지주사 LG,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화학 등 주요 계열사 이사회를 차례로 열고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한다. 취임 4년 차를 맞은 구광모 회장이 과감한 쇄신 인사로 대대적 변화를 줄 것인지가 관심사다.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최태원 SK 회장·구광모 LG 회장 / 각사
왼쪽부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최태원 SK 회장·구광모 LG 회장 / 각사
권봉석 LG전자 사장은 LG그룹 지주사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사실상 내정됐다. 권 사장은 권영수 부회장이 LG에너지솔루션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기면서 생긴 공백을 메울 것이 유력하다.

재계 관계자는 "권 사장은 전략과 기획 분야는 물론 글로벌 사업 등 회사 경영전반을 거쳐 경험이 풍부하다"며 "지주사에서 LG시너지팀장을 맡으면서 계열사를 조율하는 역할을 했고, 신성장동력과 새 먹거리를 찾는 혜안이 있다는 평가를 받아 COO 자리에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권 사장 후임으로 조주완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LG지주사와 핵심 계열사들의 연쇄 인사이동이 예고된 가운데 지주사인 LG의 역할을 투자회사 중심으로 바꾸기 위한 조직개편이 있을 것이란 관측도 있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복귀 후 첫 인사다. 최근 ‘뉴삼성’ 경영 행보에 속도를 내는 이 부회장은 이번주 귀국 후 인사 폭과 내용을 최종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방미 중인 이 부회장은 "추격이나 뒤따라오는 기업과 격차 벌리기만으로는 거대한 전환기를 헤쳐나갈 수 없다"며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들어 아무도 가보지 않은 미래를 개척해 새로운 삼성을 만들어가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남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부회장, 김현석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고동진 IT·모바일(IM) 부문 사장은 3월 주주총회에서 재선임된 만큼 ‘트로이카’ 체제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유력하다. 하지만 이 부회장이 뉴삼성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는 과감한 인사를 단행할 것이란 관측에도 힘이 실린다.

이 부회장은 인사를 통해 조직을 재정비한 후 미래 먹거리 발굴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 사업 영역에서는 차세대 기술 리더십을 갖춘 젊은 인재를 전진 배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SK그룹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12월 첫째 주 목요일에 정기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올해는 각 계열사 이사회가 최고경영자를 평가해 인사를 하는 첫해다. ‘신상필벌(성과 있는 곳에 보상하고 부진하면 책임을 묻는다)’이 어느 정도 규모로 이뤄질지에 재계의 주목을 받는다.

인사를 앞두고 SK그룹 계열사 이사회 산하 인사평가보상위원회는 최근 CEO 평가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졌다.

최태원 회장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의 경영일선 복귀도 관심사다. 최 수석부회장은 10월 취업제한이 풀렸다. 재계에서는 최 수석부회장의 유력 복귀 기업으로 SK의 그린비즈니스를 담당하는 SK E&S와 SK이노베이션을 꼽는다.

최 수석부회장은 지주사 SK를 제외한 계열사 중 SK E&S만 유일하게 미등기임원으로서 부회장을 맡고 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