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민 단건 배달에 ‘꼼수’ 속출하지만…사실상 부당 배달원 색출 못해

입력 2021.11.24 06:00

배달의민족(이하 배민)이 자사 배민원 단건 배달 중 타사 주문을 동시에 처리하는 이른바 꼼수 라이더를 잡겠다고 으름장을 놨다. 하지만, 배민이 경고를 한다고 해서 관련 배달원을 색출할 방법 자체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라이더가 GPS 위치정보를 속일 수 있고, 도중에 화장실을 들렀다고 하는 등 다양한 사유를 댈 수 있기 때문이다.

배민 라이더스 / 우아한형제들
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은 23일부터 단건 배달 계약 조항을 위반한 라이더와의 계약을 갱신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계약 위반에 해당되는 라이더가 몇 명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배민은 10월 말 배민 전체 배달원을 대상으로 "반복적 단건 배달 위반 정황이 확인되면 라이더·커넥터와의 배송 대행 계약을 갱신하지 않을 수 있다"며 "2021년 11월 23일 대상자에게 계약 갱신 종료 사실이 안내될 예정이다"고 공지했다.

라이더들이 단건 배달 중 다른 배달 건수를 함께 처리하는 이유는 돈을 더 벌기 위해서다. 단건 배달이 일반 배달보다 수익성이 좋기 때문에, 단건 배달을 처리하는 중 다른 배달도 동시에 처리하는 식이다.

배민이 문제 삼은 것은 한 번에 1개 주문 건만 처리하는 ‘배민원' 단건 배달 중 라이더가 타사 주문 건을 포함해 여러 건을 동시 처리하는 행위다. 배민은 소비자들에게 배민원 서비스에 대해 ‘한 번에 한 집만 빠르게 배달하는 서비스'라고 홍보했다. 일부 라이더의 꼼수 행위가 이어질 경우 소비자 신뢰를 잃을 수 있다.

우아한형제들은 꼼수 라이더 징계를 위해 배송 대행 계약 제5조 제1항을 근거 조항으로 앞세웠다. 단건 배달 중 타사의 배달 건을 동시 수행하는 행위를 금지한다는 조항이다.

하지만, 배달업계는 배민의 계약 해지 으름장이 효력이 없을 것이라고 평가한다. 계약 위반 라이더를 색출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어렵다는 것이다.

배달업계 관계자는 "GPS 위치 데이터를 속이는 방법은 라이더 사이에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이다"며 "배달 도중 다른 곳을 잠시 들렀다 해도 ‘화장실' 등 여러 가지 사유를 댈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계약 해지를 당하는 라이더는 극소수에 불과할 것이다"고 말했다.

배민도 계약 위반 라이더 색출이 어렵다는 것을 인정하는 분위기다.

배민 관계자는 "소비자 신고가 아니면 계약 위반을 잡아내기 어렵다. 신고 건수는 있지만 전체로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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