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SMC와 美 파운드리 '빅뱅'…3나노로 승기 잡는다

입력 2021.11.25 06:00

삼성전자가 국내외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생산능력을 키워 시장 1위 TSMC 추격에 나선다. 2022년 상반기 양산하는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기반의 3나노(㎚) 반도체는 TSMC가 독주하는 시장의 판을 뒤집을 히든카드다.

GAA는 전력효율, 성능, 설계 유연성을 가지고 있어 공정 미세화를 지속하는데 필수인 기술이다. TSMC가 2022년 7월부터 3나노 양산에 들어가는 기존 핀펫 방식보다 전력 효율을 높여주는 진화한 공정이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오른쪽)과 그랙 애벗 텍사스 주지사가 23일(현지시각) 미국 텍사스 주지사 관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악수를 하는 모습 /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24일 미국 내 신규 파운드리 반도체 생산라인 건설 부지로 텍사스주 테일러시를 최종 선정했다. 건설·설비 등 예상 투자 규모는 170억달러(20조원)다. 삼성전자의 미국 투자 중 역대 최대 규모다.

삼성전자는 이번 투자로 100조원에 달하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TSMC 역시 120억달러(14조원)를 투자해 미국 애리조나 주에 신규 파운드리 공장을 건설 중이다. 양사의 파운드리는 모두 2024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어 고객 유치 경쟁은 더욱 치열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세계 파운드리 시장에서 점유율 2위지만, 1위 TSMC 점유율의 4분의 1 수준에 머무른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최근 보고서에서 TSMC는 2분기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액 기준) 58%를 차지했다. 2위는 삼성전자(14%)로 1분기 TSMC 55%, 삼성전자 17%의 점유율을 기록한 것 대비 격차가 더 벌어졌다.

하지만 가장 앞선 기술인 선단공정에 한정할 경우, 양사의 점유율 차이는 크지 않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10나노 이하 공정에 한정한 점유율이 TSMC, 삼성전자 각각 6대4로 추정된다는 보고서를 내놨다.

미국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삼성전자 파운드리공장 / 삼성전자
양사는 2022년 3나노 양산을 목표로 속도전을 펼친다. 3나노 양산에 성공하는 곳이 애플, 구글, 퀄컴, 엔비디아 등 대형 고객사와 먼저 손을 잡을 수 있어서다. 삼성전자는 미국 테일러시에 짓는 파운드리 신공장에도 GAA 기술을 적용하며 3나노 주도권 경쟁에서 승기를 잡겠다는 목표다.

삼성전자는 10월 ‘삼성 파운드리 포럼 2021’ 행사에서도 2022년 상반기에 GAA 기술 기반 3나노 미세 공정 도입을 선언했다. 반도체 업계는 삼성전자가 TSMC보다 최대 6개월 정도의 기술 우위에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발표로 해석한다.

삼성전자 3나노 전략의 성공 관건은 수율이다. 3나노 양산 과정에서 수율만 담보된다면 GAA 공정은 TSMC와 파운드리 기술 격차를 단번에 뛰어넘는 무기가 될 수 있다.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삼성 파운드리 포럼 기조연설에서 "3나노 공정은 안정적인 생산 수율을 확보하며 양산을 위한 준비가 이뤄지고 있다"며 일각에서 제기하는 미세공정 수율 논란을 일축했다.

삼성전자와 TSMC는 2025년부터 2나노 공정 경쟁도 펼칠 예정이다. 인텔이 2024년 2나노 공정을 도입한다는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 파운드리 시장에서 3사 간 치열한 2나노 공정 대결이 펼쳐질 수도 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시스템 반도체 설계 기업 중 세계 70%는 미국에 집중돼 있어 삼성전자의 이번 투자는 고객 확보 차원에서 중요한 결정이다"라며 "1위 TSMC가 미국에 6개 공장 건설을 선언한 만큼 대응방안도 필요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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