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가 연말까지 설비투자비(CAPEX) 규모를 2020년 수준인 8조3000억원으로 늘린다. 3분기까지 집행한 누적 CAPEX가 4조827억원인 것을 참고하면, 4분기 배 이상을 투입한다.

왼쪽부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홍석준 국회의원,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 김평화 기자
왼쪽부터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 홍석준 국회의원,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 구현모 KT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 김평화 기자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장관은 25일 서울 여의도 루나미엘레에서 이통 3사 대표와 간담회를 진행했다. 임 장관과 이통사 대표들은 네트워크 투자 확대와 농어촌 5G 공동망 조기 구축, 5G 28기가헤르츠(㎓) 지하철 와이파이 확대,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 청년 지원 방안 등을 논의했다.

임 장관은 5G 품질 개선과 네트워크 안정성 확보를 위해 이통 3사의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구현모 KT 대표, 황현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연말까지의 투자 규모를 2020년 수준인 8조3000억원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허성욱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은 백브리핑을 통해 "5G 상용화 후 3년 차가 되면 투자가 감소한다는 얘기가 나왔지만, 올해 투자가 전년과 동일하게 진행돼야 한다는 뜻을 이통 3사에 전했다"며 "사업자들이 투자를 계속해 약속을 지키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최근 코로나19 특수라든지 반도체 수급 문제로 애로사항이 있어서 편차가 있을 수 있다고 양해를 구했다"며 "그렇지 않다면 투자 계획과 관련해서는 전년 대비 동일한 수준으로 진행하겠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올해 1~3분기 누적 1조1539억원의 CAPEX를 집행했다. KT는 같은 기준 1조4650억원, LG유플러스는 1조4638억원의 CAPEX를 집행했다. 총 4조827억원이다.

이통 3사는 이 자리에서 5G 28㎓ 기지국 의무 구축 계획 이행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다만 현 상황에서 5G 28㎓ 비즈니스 모델이 뚜렷하지 않아 사업상 어려움이 있는 만큼 서비스 확대를 위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통 3사가 공동 구축하겠다고 밝힌 1500개 28㎓ 기지국을 의무 구축량에 포함해달라는 요청도 더했다.

앞서 이통 3사는 과기정통부로부터 2018년 5G 28㎓ 주파수를 할당받으며 올해까지 총 4만5215대의 28㎓ 기지국을 구축하기로 했다. 하지만 10월 기준 이통 3사가 설치한 28㎓ 기지국 수는 204대다. 의무 구축량의 0.45%에 불과하다.

과기정통부는 이통 3사의 5G 3.5㎓와 28㎓ 기지국 의무 구축 이행과 관련해 2022년 4월 말 심사위원회를 열고 정량·정성 평가를 진행한다. 만약 이통 3사의 28㎓ 기지국 수가 의무 구축량의 10% 미만이거나 정성 평가에서 30점 미만을 기록하면 주파수 할당을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이통 3사가 주파수를 할당받으며 낸 6216억원도 반환되지 않는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