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계는 위드코로나 개막 후 오랜만에 활기를 찾는 듯 했지만, 변종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또다시 보릿고개 처지에 놓였다. 당장 새로운 수칙이 시행된 만큼, 매출이 줄어들까 노심초사 하는 분위기다.

반면 식품·유통업계는 표정 관리 중이다. 오미크론 확산이 연말 홈파티 수요를 견인하는 덕이다. 간편식·밀키트 등 식품 매출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다.

빕스 RMR 상품 / CJ푸드빌
빕스 RMR 상품 / CJ푸드빌
한국 정부는 최근 오미크론 확산을 우려해 사적모임 허용 인원을 축소하고 ‘방역패스’를 전면 확대하는 등 방역조치를 강화했다. 주요 기업은 일제히 방역지침 수준을 높이며 대응에 나섰다. 한화와 두산, LS그룹은 직원들의 회식을 금지시켰고, GS는 직원 대상 밀키트 제공으로 연말 회식을 대체했다.

정부와 기업의 방역강화 움직임에 외식업계의 한숨이 는다. 위드 코로나 시행으로 실적 회복을 기대했지만, 변이 바이러스 등장으로 연말 성수기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운 처지다.

위드코로나는 외식업체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한 몫했다. 한국신용데이터 분석 자료에 따르면 위드코로나 시행 첫 주(11월 1~7일) 전국 소상공인 평균 매출은 2019년 같은 기간 대비 4.4% 증가세를 보였다. 외식업체 디딤의 ‘신마포갈매기'도 11월 매출이 전월 대비 30% 이상 증가했다.

외식 업체들은 위드코로나 기대감에 bhc는 아웃백 인수를 마무리하고 브랜드 육성 정책을 발표했다. SPC와 동원홈푸드 등의 업체는 매장을 늘리는 등 준비를 진행했다. 하지만, 변이종 등장으로 매장 확장 계획을 재검토해야 할 상황이다.

외식업체 관계자는 "위드코로나에 매출 오를 것으로 전망했지만 오미크론 확산에 연말 매출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배달수요를 잡는 것으로 실적을 올릴 계획이다"고 말했다.

반면 식품업계 표정은 밝다. 거리두기 강화로 연말 외식 수요가 집밥과 홈파티 수요로 바뀐 탓이다. 홈파티 수요로 보이는 간편식과 밀키트 매출은 최근 상승곡선을 그린다. 밀키트 대표 업체 프레시지의 올해 11월 밀키트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4% 증가세를 보였다. 12월에는 11월 대비 30%쯤 판매량이 더 오를 것으로 업체는 전망했다.

홈파티용 밀키트 수요 상승은 e커머스에서도 확인된다. 이베이코리아는 자사 쇼핑사이트 지구(G9)의 11월 밀키트 판매량이 전년 동기 대비 733% 신장세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회사는 밀키트 수요가 연말 홈파티 수요로 분석했다.

유통업체들은 연말 홈파티 수요를 잡기 위해 레스토랑 간편식과 레스토랑 메뉴 배달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마켓컬리는 유명 레스토랑과 호텔 베이커리 인기 멘뉴를 당일 배송하는 서비스를 12월 한 달 간 운영한다고 최근 밝혔다. 회사는 인기가 많아 예약이 이미 마감돼 연말 이용이 불가능한 식당 메뉴도 즐길 수 있다는 점을 서비스의 장점으로 꼽았다.

CJ푸드빌은 자사 빕스와 계절밥상 등 외식 브랜드 베스트셀링 메뉴를 간편식(RMR)으로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회사는 2020년 RMR 매출을 2배로 끌어올리면서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한 바 있다. 올해는 RMR 상품을 카카오톡 선물하기에 입점시키는 등 실적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12월은 성수기로 분류되는 4분기에서도 매출이 가장 높은 달이다"며 "올해는 외식 수요가 꺽이는 대신 홈파티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년 대비 간편식·밀키트 매출이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김형원 기자 otakukim@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