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도 방송평가에서 KBS 1TV가 지상파 TV 부문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지역민방 TV 부문에선 KNN이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종편 부문에선 JTBC가, 보도 부문에선 YTN이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 부문에선 SK브로드밴드가 1위를 차지했다. 다수 사업자가 코로나19 확산 상황에 콘텐츠 투자를 줄인 것이 특징이다.

방통위 현판 / IT조선 DB
방통위 현판 / IT조선 DB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는 8일 제54차 전체회의를 열고 ‘2020년도 방송평가' 결과를 의결했다고 밝혔다. 2020년도 방송평가는 방송법 제31조에 따라 154개 방송사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평가다. 방송평가위원회 심의와 방통위 의결을 거쳤다. 평가 기간은 2020년 1월부터 12월까지다.

이번 방송평가는 지상파TV와 라디오, 이동멀티미디어방송(DMB),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위성방송, 종합편성(종편) PP, 보도 PP, 홈쇼핑 PP 등 매체별 특성을 고려해 평가 기준과 항목을 달리 두고 종합 평가했다. 중앙 지상파TV는 700점, 지역 지상파TV와 종편 PP는 600점, SO와 위성방송, 홈쇼핑·보도전문 PP는 500점, 라디오와 DMB는 3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KBS·JTBC 웃었다…MSO에선 SKB 점수 가장 높아

중앙지상파TV 분야에선 KBS 1TV가 608점으로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뒤로는 EBS(594점), MBC(573점), SBS(543점), KBS 2TV(522점)을 각각 차례대로 이름을 올렸다.

KBS는 2019년 대비 자체 심의 강화와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 편성 강화로 점수가 올랐다. SBS는 방송 심의 규정 위반 감소로 점수가 올랐다. MBC는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 편성으로 점수가 감소했다. EBS는 2019년 대비 재난방송과 자체 심의에서 점수가 증가하면서 전체 점수가 증가했다.

지역민방TV 분야에선 KNN이 480점, 대전방송은 474점, 강원방송은 467점, 울산방송 466점, 대구방송 459점, 광주방송 451점, 전주방송 446점, 제주방송 431점, 청주방송 414점, 경인방송 409점을 받았다. 다수 매체가 2019년 대비 점수 향상을 기록했으나, 대구·청주·경인방송은 재무 건전성 등을 이유로 점수가 감소했다.

지상파 라디오 AM과 FM 분야에선 매체별로 순위가 갈렸다. AM 라디오에선 KBS1TV(240점), MBC(223점), SBS(211점), KBS 2TV(194점)가 차례대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FM 라디오에선 SBS(226점), KBS 1TV(210점), MBC(209.5점), KBS 2TV(209점) 순서대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KBS와 MBC는 AM과 FM 라디오 분야에서 모두 2019년과 비교해 관계법령 위반 감소 등으로 점수가 증가했다. SBS는 재무 건전성 등의 개선으로 2019년 대비 점수가 늘었다.

종편 PP 부문에선 JTBC(495점)와 채널A(477점), TV조선(474점), MBN(466점) 순으로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JTBC의 경우 2019년보다 재난방송 편성에서 점수가 증가했지만, 나머지 사업자는 방송 심의 규정 위반이 늘면서 점수가 줄었다.

최근 2년간 지상파 TV 평가 결과를 나타내는 그래프 / 방통위
최근 2년간 지상파 TV 평가 결과를 나타내는 그래프 / 방통위
보도전문 PP 분야에선 YTN이 417점으로 점수가 가장 높았지만 2019년(422점) 대비 점수가 하락했다. 콘텐츠와 기술 투자 등에서 점수가 줄어든 탓이다. 연합뉴스TV는 2020년 399점을 받았다. 자체 심의에서 점수가 증가해 2019년(382점)보다 개선된 성적표를 받았다.

MSO 분야에선 SK브로드밴드(380점), LG헬로비전(368점), 현대HCN(356점), CMB(350점), 딜라이브(336점)가 순서대로 높은 점수를 차지했다. SK브로드밴드는 인적 자원 투자로, 딜라이브와 CMB는 재난방송 편성에서 2019년보다 점수가 각각 늘었다. LG헬로비전과 현대HCN은 지역성 구현에서 2019년 대비 점수가 하락했다.

위성방송 분야에선 KT스카이라이프가 372점을 받아 2019년(348점)보다 점수가 올랐다. 콘텐츠와 기술투자 항목에서 점수가 증가한 덕분이다.

홈쇼핑 PP 분야에선 GS SHOP(441점), 홈앤쇼핑(423점), 현대홈쇼핑(419점), CJ오쇼핑(418점), 공영쇼핑(411점), 롯데홈쇼핑(409점), NS홈쇼핑(398점)이 순서대로 높은 점수를 받았다. CJ오쇼핑과 NS홈쇼핑, 공영홈쇼핑은 자체 심의 강화로 2019년보다 모두 점수가 증가했다. 홈앤쇼핑은 한국소비자원 민원 감소로 점수가 늘었다. 반면 GS SHOP과 현대홈쇼핑은 방송 심의 규정 위반이 늘어 점수가 하락했다. 롯데홈쇼핑은 자체 심의에서 점수가 줄었다.

최근 2년간 종편 PP 평가 결과 그래프 / 방통위
최근 2년간 종편 PP 평가 결과 그래프 / 방통위
코로나19 확산에 콘텐츠 투자 줄었다

방통위는 2020년에 코로나19 확산으로 재난방송이 급증하면서 미디어 분야에서 많은 변화가 있었다고 짚었다. 재택근무 확산에 따른 방송 시청률 향상과 글로벌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가입자의 증가도 주요 변화다.

방통위는 이 같은 상황에서 방송사업자의 프로그램 제작, 편성 환경이 급변함에 따라 경영 상황이 좋지 않다 보니 해당 어려움이 2020년도 방송평가 결과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재난방송 편성 실적 평가 항목에선 전체 방송사업자가 점수를 높인 반면, 콘텐츠 투자는 저조하다 보니 관련 항목에선 전반적인 점수 하락을 보였다.

방통위 측은 "글로벌 OTT 사업자와의 경쟁이 지속하는 가운데 방송사업자의 경쟁력을 높이려면 지속적인 콘텐츠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방통위는 또 다수 매체가 공정성 강화를 위해 공정보도위원회를, 홈쇼핑은 소비자 보호를 위해 허위과장방지위원회를 새로 설치하는 등 자체 심의를 강화한 사업자가 증가한 점이 돋보인다고 밝혔다.

방통위 측은 "2019년에 재허가 조건 위반으로 시정명령을 받거나, 오보, 편성 규제 위반 등으로 감점을 받은 사업자가 관계 법령 준수를 통해 점수가 늘었다"며 "실질적으로 방송 내용과 편성, 운영의 개선으로 이어지는 성과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