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IT 서비스 빅3로 불리는 삼성SDS, LG CNS, SK C&C 수장이 교체없이 나란히 2022년 지휘봉을 잡는다. 대외 사업 확대는 세 수장 모두의 공통 미션이다. 2022년 클라우드와 스마트팩토리, 물류 등 신성장 사업에서 수익을 내야 한다. 그룹 계열사 일감을 넘어 성장을 위한 기회를 확대해야 한다.

왼쪽부터 황성우 삼성SDS 대표, 김영섭 LG CNS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각 사
왼쪽부터 황성우 삼성SDS 대표, 김영섭 LG CNS 대표, 박성하 SK C&C 대표/ 각 사
최근 삼성·LG·SK 그룹의 사장단 인사가 마무리됐다. IT 서비스 계열사 빅3 대표 모두 유임이 확실시된다. 가장 오래 대표직을 유지하는 인물은 김영섭 LG CNS 대표다. 김 대표는 2015년 11월 LG CNS 대표로 선임된 후 7년째 자리를 지킨다.

김 대표가 오랜 기간 대표직을 유지할 수 있는 배경에는 실적이 있다. LG CNS는 2021년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3분기 기준 사상 최대 기룍을 갱신했다. LG CNS 매출은 김 대표 취임 이후인 2016년부터 계속 상승세다. 영업이익은 2018년 잠깐 감소하긴 했지만 이후 상승세를 유지 중이다.

LG CNS는 디지털전환(DX) 관련 대외 사업을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2021년 3분기 실적은 금융 IT, 클라우드, 스마트 물류가 이끌었다. 2022년 임원 인사에서도 신규 성장 사업 확대에 대한 의지가 드러난다. 승진자 대다수가 신규 성장 사업인 클라우드, 스마트 물류, 스마트팩토리, 금융 IT 분야를 맡고 있다.

고객의 페인포인트(불편함)를 해결할 DX 사업을 발굴하는 고객전담조직의 최고책임자(CAO)인 김홍근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전무 승진 대상자는 스마트F&C 사업부장과 스마트 물류 전략을 맡고 있다. 상무로 신규 선임된 9명 중 6명은 클라우드 사업부, DT, 스마트F&C(팩토리&시티), D&A(데이터애널리틱스&인공지능) 사업부에 속해있다.

LG CNS는 최근 메타버스 사업에 뛰어들었다. 신사업으로 영토 확장에 나선 셈이다. 김 대표의 2022년 미션은 신사업의 지속적 성장과 중장기 미션인 LG CNS의 상장(IPO) 준비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임기 2년 차를 앞둔 박성하 SK C&C 대표도 디지털 전환 사업에 힘을 준다. 박 대표는 2021년 신년사에서 3~4년 내 기업가치를 3배 이상 높이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SK C&C는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 빅3 IT 서비스 사업자 중에서 가장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대형 사업을 신규 수주하고 영업이익을 끌어올려야 하는 숙제가 있다.

2022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서도 이같은 의지가 드러난다. SK C&C는 디지털 플랫폼 사업 성과 창출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핵심 기술 연구개발(R&D) 강화를 위해 AI∙데이터 기술 R&D 조직을 통합한 AI/Data플랫폼 그룹을 만들고 차지원 그룹장을 신규 선임했다. 회사 디지털 에셋의 표준화와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신설한 플랫폼 아키텍처 그룹은 손영윤 그룹장이 맡는다.

취임한 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황성우 삼성SDS 대표는 이변 없이 유임됐다. 황 대표는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삼성전자 종합기술원에서 기술개발 사업을 끌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2021년 3월부터 삼성SDS 대표를 맡았다.

삼성SDS는 디지털 전환 사업에 집중하고 있으며, 클라우드·보안·물류 대외사업 사업에 공을 들인다.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도 클라우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한 투자를 진행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현재 건립 중인 화성 동탄 데이터센터가 대표적인 사례다. 2022년 임원인사에서도 AI·클라우드·디지털 물류 담당 임원들을 승진시키며 미래 성장 동력을 찾는다.

삼성SDS의 2021년 매출은 최대지만 영업이익률이 낮다 보니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이 숙제다. 주가 부양도 필요하다. 황 대표 취임 전 올 초 20만원 초반대였던 삼성SDS 주가는 8일 기준 15만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황 대표의 2022년 전략을 짐작할 수 있는 조직개편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삼성SDS 관계자는 "조직 개편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