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㊳2022년 커피시장은 어떻게 될까

  • 신혜경 칼럼니스트
    입력 2021.12.17 06:00

    코로나19 팬데믹의 영향에 의해서도 세계 커피와 차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다. Business Wire의 글로벌 마켓 리포트("Coffee and Tea Global Market Report, 2020-30:COVID-19 Impact and Recovery")에 의하면 전체 커피와 차 시장의 규모가 2019년 미화 1,421억 달러에서 2020년 1,485억 달러로 연간 약 4.6% 성장하였다고 한다. 전 세계가 코로나 팬데믹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기간 동안에도 커피와 차 시장은 성장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이다. Business Wire는 2023년에는 커피와 차 시장이 1,911억 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측했다.

    미국의 커피애호가들은 하루 평균 커피 3.1잔을 소비하고 있으며, 약 60%가 한 달에 최소 한 번은 방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커피 소비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는 이면에는 18세~24세에 속하는 이른바 Z세대의 유입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한다. 2018년에는 이들 세대의 약 48%가 커피를 마셨다고 한다. 그들의 커피 음용 습성과 선호도는 2022년의 커피시장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된다.

    Joinposter.com의 기사에 따르면 ‘Z세대’는 인공적인 재료를 싫어하는 경향이 있다. 이들은 유전자조작식품(GMO)이나 인공 성분이 함유된 제품을 피할 수 있도록 제품에 대한 성분을 가능한 한 투명하게 제시해 주길 바라고 있다. 또한 이들은 직장이나 학교에 가기 전에 커피를 마시는 것을 일상의 의식처럼 여기지 않고 커피를 마시는 것 자체를 하나의 문화로 여기고 있다. 이들은 커피 재배부터 로스팅, 추출, 커피 메뉴 및 커피 교육까지 모두 함께 이루어지는 곳을 찾아다니며 직접 경험해 보고 즐기려는 경향도 보이고 있다. 오랜 전통이 있으면서도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는 일관된 브랜드를 추구하고 있고 쉽게 이용할 수 있는 편리함도 따지고 있다.

    따라서 이들은 모바일 검색에 익숙한 디지털세대로서 최고 품질의 커피를 찾아 커피를 즐기면서 SNS 등에서 그 정보를 교류하고 평가하며 기록하여 시장의 저변을 확대하고 있다. 바로 이들이 커피 음료의 퀄리티를 상승시키는 주력자가 되었고 ‘얼죽아’와 같은 신조어를 만들어내거나 편의점이나 슈퍼에서도 커피를 즐길 수 있는 RTD 음료의 급성장까지 이끌어내게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도 점차 고급커피에 대한 인식이 늘어나면서 이를 즐기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프리미엄 커피와 일반 커피와의 가격 차이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현대경제연구원의 2019년 7월 보고서 참조). 이미 2017년에 전국 15세 이상 60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66.3%의 대상자가 "커피브랜드마다 커피 맛이 다르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조사 대상자의 44.0%는 "가끔은 비싼 커피를 마시고 싶다"라고 했고 44.3%는 자신의 "커피에 대한 입맛이 점차 고급화된다"라고 답하였다(소비자공익네트워크의 보고서 참조) 특히, 고급커피에 대해서는 보다 높은 가격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말하여 이미 몇 년 전부터 고급커피를 선호하는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세는 내년에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에서 발췌
    친환경식품 전문유통업체인 홀푸드(Whole Foods)는 "2021년 식품트렌드"를 제시하면서 "소비자들이 요리에 열정을 가지게 되었고 아침식사를 더 하는 등" 이전과 다른 행동 패턴을 보였다고 했다. 따라서 가정에서는 혁신적인 식품을 선택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코로나로 인한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직접 요리를 하면서 챙겨 먹는 경우가 더 늘어났다는 것이다.

    커피도 마찬가지이다. 2021년에는 색다른 가공을 하여 특색 있는 맛을 가진 생두들이 많이 선보였다. 2021년에는 산지에서 무산소 발효(Anaerobic Fermentation), 탄소 침용 발효(Carbonic Maceration) 등 산소를 최대한 억제하여 가공하는 방법을 시도하였다.

    보통 커피는 습식발효와 건식발효를 거친다. 습식발효는 욕조와 같은 통에 물과 함께 담가 일정한 시간 동안 놓아두면 미생물, 포도당, 수분, 온도 등 복합적인 작용에 의해 커피를 발효시키는 방법이다. 점액질의 당분이 산소와 결합하여 미생물을 만들고 이것이 발효되면서 젖산과 에탄올을 만들게 된다. 이 에탄올이 식초와 같은 시큼한 향과 맛을 내게 된다. 따라서 발효가 끝나는 시점을 잘 찾아야 된다. 또한 발효 후에는 깨끗이 씻어주는 작업을 잘 해야 한다.

    건식발효는 수확 후 선별하여 체리인 상태이거나 과육을 벗겨낸 생두를 물에 담그지 않고 일정 시간 동안 발효시키는 것이다. 무산소발효는 체리의 과육을 벗긴 다음, 점액질이 있는 생두를 구덩이 속에 넣어 뚜껑을 덮거나 밀폐용기에 넣고 묶어 산소를 차단시키거나, 질소 등의 기체를 채워 산소가 없는 상태를 만들어 일정 기간 놔두는 것이다. 탄소침용발효는 커피체리를 통 속에 넣고 이산화탄소를 함께 집어넣어 산소의 비율을 낮추고 일정기간 두는 것이다. 무산소발효나 탄소침용발효를 거친 커피는 일반적으로 내추럴한 향미의 특성을 내지만 무산소발효 커피는 계피향과 감초 등의 허브향을 내고 탄소침용발효 커피는 내추럴 향미가 보다 약하게 느껴지는 차이가 있다. 크게 보면 이러한 가공방식은 건식발효에 속한다. 무산소발효나 탄소침용발효 커피는 스페셜티 커피로 취급되고 값도 꽤 비싸게 거래되고 있다.

    2021년에는 예년에 비해 특히 ‘게이샤’ 품종의 커피가 많이 선보였다. 파나마 에스메랄다 농장의 게이샤커피는 "입속에 무지개가 뜬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탁월한 향미를 자랑하는 스페셜티커피에 속한다. 국내 유통가격이 생두 1kg에 20만원 ~ 30만원에 이를 정도로 매우 비싸다. 각종 커피경진대회에 출전하는 많은 선수들의 대다수가 게이샤커피를 가지고 대회에 나가 최상의 커피 맛을 선보이려고 노력한다.

    게이샤커피의 이런 명성은 일반 대중들까지 알려져 최근 급속하게 수요층이 확대되고 있다. 파나마의 게이샤커피가 세계적인 명성을 얻게 되자, 여러 다른 나라의 커피 산지에서 게이샤 품종의 커피를 재배하기 시작하였다. 이제는 게이샤커피를 파나마 이외에도 중남미에서 재배되어 수입하여 유통되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유통가격이 1kg당 4 ~ 5만원대로 떨어져, 일반 대중들도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각 산지별로 토양이나 재배환경이 같지 않으므로 게이샤커피의 향미도 산지마다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과테말라 게이샤, 콜롬비아 게이샤 등 많은 종류가 선보이고 있으나 아쉽게도 파나마의 에스메랄다 게이샤커피와 같은 향미 특성을 나타내지는 못하는 것 같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게이샤커피는 여타 다른 스페셜티커피에 비해 월등하게 뛰어난 품질의 커피에 속하므로 2022년에는 보다 인기를 끌고 대중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커피전문점은 건강에 유익한 독특한 블렌딩를 많이 선보였다. 다이어트나 건강에 유익한 단백질이나 콜라겐 성분을 함유한 버터커피(일명, 방탄커피)가 대표적이다. 또한 고객이 저지방 우유나 무지방 우유 또는 일반 우유 중에 고르게 하여 카푸치노나 카페라떼를 만들어 제공하는 전문점도 인기를 끌었다. 이러한 추세는 2022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특히 우유의 종류를 두유(soy), 아몬드(almond), 쌀(rice), 캐슈넛(cashew nut) 등으로 더욱 세분하여 고객의 개별 취향을 존중하는 음료가 고객에게 제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해에는 RTD커피나 드립백커피 등 가정이나 직장에서 쉽게 마실 수 있는 제품들의 수요가 급격히 늘었다. 편의점이나 슈퍼마켓 등에서 다양한 종류의 RTD커피가 판매되고 있어 더욱 편리하게 골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또 드립백 커피는 여러 커피전문점들이 스페셜티 커피로 구성된 드립백커피 출시에 적극 참여하면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커피 고유의 특성과 맛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남에 따라 드립백커피 판매량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커피를 직접 만들어 즐기고자 하는 마니아층도 늘어났다. 소량의 생두를 구입하여 직접 로스팅하고 추출해서 즐기려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따라서 2022년에는 1인용 커피머신, 소용량 로스터기, 홈카페 추출도구 등의 소규모 기자재들의 구매자들이 늘어날 것이고 이를 공급하고자 하는 업체도 더 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팬데믹이 언제 종식될지를 알 수 없는 상태에서 생두 가격이나 각종 부자재 등의 가격 인상으로 인하여 2022년에도 커피 전문점의 운영상 어려움은 계속 지속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커피 시장은 계속 성장하고 있고, 국내에서도 고급 커피를 찾는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는 것을 보면, 2022년의 커피 시장은 어두운 것만은 아니다. 산지에서는 새로운 품종이나 가공법으로 독특한 향미를 가진 커피를 지속적으로 개발하여 선보이고 있고, 또 그동안 비싼 가격으로 접근하기 어려웠던 게이샤 같은 최상의 스페셜티 커피를 여러 다른 산지에서 재배하여 생산량을 늘려 줌으로써 보다 대중적으로 접근하기 쉽게 만들었고 앞으로는 더 확대되어 갈 것이다. 또한 ‘버터커피’와 같은 건강에 유익한 블렌딩 커피를 개발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커피전문점은 고객의 취향에 맞춰 커피에 사용하는 우유까지 다양하게 제공하여 좀 더 고객에게 다가가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다. 따라서 2022년 국내 커피 시장은 결코 어둡지만은 않을 것이다.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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