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유흥 도시로 꼽히는 미국 라스베이거스가 2년 만에 출장객을 받는다.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인 오미크론 확산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오프라인 행사가 열려 현장은 들뜬 분위기와 동시에 긴장감이 엿보인다.
2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9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22’ 현장 취재를 위해 미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매캐런 국제공항에 첫발을 디뎠다. 행사 일정을 알리는 표식은 보이지 않았지만, 오후 9시가 넘은 시간에도 공항 터미널을 빠져나가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이들 중 상당 수는 CES 참석 목적으로 온 한국인이었다. 현장 참가기업 5분의 1쯤이 한국 기업이라는 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비슷한 시간 입국자가 몰리면서 배지 수령에만 제법 오랜 시간이 걸렸다. 절차는 순조로웠지만 코를 드러낸 채 마스크를 썼거나, 이따금 마스크를 내리고 큰소리로 설명하는 CTA 관계자들의 모습이 조금은 거슬렸다.
우버 기사는 기자 목에 걸린 CES 배지를 발견하고는 연신 "땡큐"를 외쳤다. 이곳을 방문해줘서 감사하다는 표현이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션·관광청(LVCVA)에 따르면 2020년 1월 ‘CES 2020’이 이곳에서 열렸을 당시 17만명쯤이 방문해 1억6900만달러(1800억원)를 소비했다. 하지만 1년 전 CES 2021이 온라인으로 개최되면서 현지 관광업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1년 전 오늘을 경험했기에 나올 수 있는 우버 기사의 격한 반응이었다.
모두가 들뜬 것은 아니다. 오미크론 확산 속 CES 2022 오프라인 개최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라스베이거스 스트립 거리에서는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마스크를 쓰지 않고 활보했다. 호텔 내부와 카지노 시설에서도 마스크 착용을 하지 않거나 일명 ‘턱스크(마스크를 턱에 걸쳐 놓음)’를 한 사람들이 다수였다.
CES 공식 트위터 계정에는 이번 오프라인 개최를 반대하는 목소리도 거세다.
"오미크론이 네바다주에서도 급증하고 있는데, (CES 2022는) 일부러 불을 지르는 셈이다", "나는 라스베이거스에 살지만 CES에 가지 않겠다. CES는 2년 전처럼 우리 도시에 오미크론을 퍼뜨리고 있다. 가상 전시회로 전환해달라" 등 많은 리트윗이 잇따랐다.
앞서 CTA는 CES 2022에 2200개 기업이 오프라인 전시로 참여한다고 밝혔다. 국내 기업으로는 삼성전자와 SK,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중공업 등이 참여한다. 반면 구글 아마존, AT&T, 메타, GM 등 주요 해외 기업은 불참을 선언했다.
게리 샤피로 CTA 회장은 "행사를 3일 동안으로 단축하고 모든 참석자와 참가자의 안전을 위해 종합적인 건강 대책을 마련했다"며 "CES는 궁극적으로 우리의 삶을 더 낫게 이끌 아이디어를 논하는 장이 될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라스베이거스=이광영 기자 gwang0e@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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