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화 원년, 오미크론보다 車반도체 부족이 더 무섭다

입력 2022.01.06 06:00

2021년 국내 완성차업계가 만족하지 못할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2022년 전동화 신차를 앞세워 도약한다는 방침이지만 긍정적으로만 전망할 수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올해도 해소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오히려 오미크론 변이보다 더 큰 장애물로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완성차 업계가 지난해 모두 목표 판매량 달성에 실패했다.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는 지난해 389만981대의 글로벌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3.9% 증가한 실적이지만 목표했던 416만대에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기아는 2021년 한해 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277만7056대를 판매했다. 전년 대비 6.5% 증가했지만 목표치인 기아 292만2000대보다는 적은 기록이다.

한국GM은 2021년 내수 5만4292대, 수출 18만2752대 총 23만7044대를 판매했다. 전년보다 35.7% 감소했다. 쌍용자동차(이하 쌍용차)의 경우 글로벌 시장에서 8만4496대를 판매했는데 이는 전년에 비해 21.3% 감소한 실적이다.

GV70 전동화 모델/현대자동차
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의 경우 유럽시장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XM3를 앞세워 두자릿수 신장을 기록했다. 르노삼성은 지난해 국내시장 6만1096대, 해외 시장 7만1673대를 포함해 총 13만2769대의 판매고를 올렸다. 2020년 대비 14.3% 증가한 수준이다.

국내 완성차업계는 2022년 전동화 모델을 중심으로 판매량 증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총 432만3000대를 판매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현대차는 전기차 아이오닉6, 코나EV 풀체인지, 제네시스 GV70 전동화 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또 스테디셀러인 그랜저 풀체인지 모델과 제네시스 G90, 펠리세이드 페이스리프트 등 내연기관 신차도 선보일 예정이다.

기아 역시 신형 니로와 니로EV, EV6 GT 등을 선보이며 판매량 증대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한국GM은 글로벌 GM의 라인업을 적극 활용해 친환경차 경쟁을 펼친다. 배터리 리콜사태로 8월 런칭 이후 출시되지 못했던 볼트EV와 볼트EV의 SUV버전인 볼트EUV가 2022년 상반기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대형 SUV 타호, 픽업트럭 시에라 출시를 통해 틈새시장을 노린다는 복안이다.

르노삼성은 유럽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는 XM3 하이브리드 모델로 경쟁한다는 계획이다. 르노삼성이 국내 시장에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놓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차는 첫 전기차인 코란도 이모션과 무쏘 콘셉트 전기차 J100(프로젝트명) 출시를 통해 친환경차 시장에서 경쟁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또 뉴렉스턴 스포츠와 칸 모델을 출시하며 SUV 명가로서 자존심 지키기에 나섰다.

코란도 이모션 양산기념식/쌍용자동차
국내 완성차업계가 전동화 슈퍼사이클을 통한 실적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역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으로 인해 공장이 멈추는 경우가 발생하고 출고가 지연돼 실적에 악영향을 미친 것이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성차업계의 실적에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전동화 차량의 경우 내연기관차에 비해 2배 이상의 반도체가 필요하다. 세계적으로 전동화 전환 작업이 이뤄지고 있어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국자동차연구원이 2021년 12월 27일에 공개한 산업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차량용 반도체는 2022년 생산 능력 대비 약 20∼30%가량 초과 예약됐다. 이로 인해 평균 배송기간이 22.9주에서 23.3주로 늘어난 상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올해보다는 조금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차량용 반도체가 완성차 업계를 힘들게 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보다 더 큰 장애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며 "완성차업계가 차량용 반도체를 비축하기 위해 구매를 서두르고 있어 공급난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산학연 연계를 통해 차량용 반도체 일부를 전략물자화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시간이 걸린다"며 "결국 차량용 반도체 재고를 많이 가지고 있고,안정적으로 공급받느냐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조성우 기자 good_sw@chosunbiz.com


키워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