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콘텐츠진흥원이 ‘경영평가 성과 조작’으로 징계를 받은 직원을 경영평가 총괄 부서 본부장 자리에 유임했다가 하루 만에 이를 번복한 것으로 확인됐다.

11일 콘진원 노동조합 관계자에 따르면 전날인 10일 콘진원은 정기 인사를 통해 A씨를 전략혁신본부장에 유임했다가 11일 오후 보직해제했다. A씨는 타 부서 일반 직원으로 발령 난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2020년 기관 정기감사에서 경영평가 실적 조작으로 징계를 받은 인물이다. 특히 그는 경영평가 성과조작의 핵심 인물로 알려졌다.

앞서 감사원은 2020년 기관 정기감사에서 ‘경영실적보고서 상 제작지원 콘텐츠 매출성과 항목 실적을 사실과 다르게 작성하여 제출하는 등 2018년 경영실적 평가 관련 업무를 부당하게 처리한 관련자를 취업규칙 제53조에 따라 징계처분’하라며 조치를 요구했다. 이에 따라 콘진원은 경영평가 실적조작 관련자를 견책했다. 또 콘진원은 2018년 경영평가 점수가 C에서 E로 강등됐다.

노조 측은 보도자료를 통해 "당시 원장인 김영준 원장은 도의적 책임을 이유로 퇴임했고, 콘진원 직원들은 해당 성과급을 반납하는 초유의 사태를 겪었다"며 "현 조현래 원장이 취임하던 2021년 9월부터 A씨의 보직 해제를 공식적으로 요청했으나 묵살당했다"고 지적했다.

10일 단행된 2022년 정기 인사에서도 노조 측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가 11일 오전 조현래 원장과 김정석 노조 지부장이 합의하며 A씨의 보직 해제가 이뤄졌다. 조 원장과 김 지부장은 11일 오전 만나 A씨의 보직 해제를 포함한 다양한 안건을 두고 얘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 관계자는 "A씨의 보직 해제 결정을 환영한다"며 "(잘못된) 선례가 남으면 안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보직 해제된 A씨) 개인에 대한 공격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A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본인으로 인해 노사가 갈라지는 것에 대해 마음이 아프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콘진원 측은 별다른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임국정 기자 summer@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