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악재가 겹친 카카오 주가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시장 우려가 회사 몸값에 반영되면서 주주 분노를 키우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 제공
한달만에 14% 급락…반등 기회 높지 않아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가 계열사 임원의 ‘먹튀' 논란을 수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지만,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주가는 한달쯤 전인 12월 13일과 비교하면 14%쯤 급락했고 시가총액은 10조원 이상 빠졌다. 카카오 주가는 14일에도 전일대비 2.9% 하락 마감했다.

카카오는 10일 류영준 카카오 공동대표 내정가 자진사퇴하고, 카카오 계열사를 총괄하는 조직인 공동체 얼라인먼트센터(CAC)는 모든 그룹사 임원을 대상으로 한 주식 매도 규정을 13일 마련했다. 임원이 보유한 주식을 상장 이후 최대 2년간 팔 수 없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주식매수선택권(스톡옵션)을 행사해 받은 주식이라도 예외를 두지 않는다. 그럼에도 비판 여론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이 여파로 카카오뿐 아니라 페이와 뱅크 등 계열사 주가도 연일 타격을 입고 있는 상황이다.

관련업계에서는 당분간 카카오 주가 반등 기회는 높지 않아 보인다고 전망한다. 경영진 다수가 한꺼번에 자신 회사의 보유 주식을 팔면서 회사 전반의 시장 신뢰를 훼손한 전례없는 사례가 회사 불신을 키웠다. 경영진이 보유한 자사 주식을 매도하는 것은 회사 미래 전망에 대한 부정적 시그널로 작용했다. 경영진 도덕성에 대한 정성적 평가도 민감한 요소로 부각된 상황이다.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가운데, 카카오의 4분기 영업이익이 축소될 것이라는 증권업계 전망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카카오의 반복된 골목상권 침해로 인한 정부 규제 이슈에 따른 서비스 축소, 거리두기 강화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황현준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페이와 모빌리티 성장세가 둔화됐다"며 "콘텐츠 부문 또한 오딘 매출 감소 영향을 전분기대비 외형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미국발 조기 긴축 우려에 따른 성장주 부진 등도 카카오 주가에 부담을 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주주 신뢰 회복 위한 카카오의 선택은

시장에서는 카카오가 새로운 리더십으로 주주 신뢰 회복을 회복할 수 있을지에 촉각을 세운다.

실제 카카오는 시장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여민수 단독 대표체제 등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리더십 개편에 나설 계획이다. 정의정 최고기술책임자(CTO)와 정주환 신사업총괄 등 개발자 출신 리더가 거론되는 한편 남궁훈 미래이니셔티브 공동센터장도 하마평에 올랐다.

2013년 카카오 최고비즈니스책임자(CBO)로 합류한 정의정 CTO는 SK컴즈에서 싸이월드 개발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또 2008년부터 2013년까지는 네이버에서 검색관리시스템팀장과 모바일정보플랫폼팀장을 지냈다.

정주환 신사업총괄(부사장)은 카카오모빌리티의 카카오T 출시를 기획 단계부터 주도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2020년 3월 카카오본사로 복귀해 신사업을 발굴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남궁훈 센터장도 김범수 의장의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로, 메타버스와 대체불가능토큰 등 카카오 미래 사업 추진에 주력해왔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