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은 레벨3 조건부 자율주행이 개화되는 시기다. 조건부 자율주행은 레벨1·2 자율주행과 달리 본격적으로 시스템이 운전자에게 주행 주도권을 넘겨받는 단계다. 자율주행 레벨이 고도화 됨에 따라, 완성차 기업과 자율주행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들은 센서와 물체 인식 등 기술 완성도에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을 구성하는 요소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카메라와 라이다(LiDAR), 레이더다. 라이다는 과거 자율주행의 필수요소로 여겨왔으나, 최근 카메라의 객체 인식 기술 등이 발전하면서 점차 비중이 줄어드는 추세다.

오히려 카메라와 라이다보다 다소 주목도가 떨어졌던 레이더가 4D(4차원) 이미징 레이더 기술을 내놓으며 새로운 솔루션으로 시험 된다. 4D 이미징 레이더는 단편적이었던 기존 레이더와 달리 ▲거리 ▲속도 ▲각도 ▲높이 등 공간 정보를 정확하게 담는 최첨단 레이더다.

이재은 비트센싱 대표 / 이민우 기자
이재은 비트센싱 대표 / 이민우 기자
IT조선은 최근 이재은 비트센싱 대표를 만나 4D 이미징 레이더 기술의 자율주행차 적용과 향후 시장 방향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비트센싱은 레이더 솔루션 전문 기업으로 CES 2020과 CES 2022에서 연거푸 혁신상을 받았다. CES 2022 혁신상은 이미징 레이더 최첨단 솔루션 ‘에어(AIR) 4D’로 수상해 기술력을 입증했다.

- 자율주행에서 라이다보다 주로 카메라와 라이다 기술이 주목받는 편이었다.
"일단 기본적으로 카메라는 무조건 사용한다. 하지만 라이다의 경우 폭우 등 악천후의 영향을 받아 사용에 제한이 있다.

현재 라이다를 사용해서 데모를 잘 보여주는 자율주행 회사들도 있지만, 결국 서비스를 상용화하고 있지는 못하다. 여전히 악천후에 대한 해결책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 이미징 레이더가 라이다와 비교해 가진 차별점이 뭘까.
"레이더는 기본적으로 거리를 재고 속도를 감지하는 쪽으로 강점을 가지고 있다. 비트센싱 입장에서는 기존에 안 되던 이미징 레이더의 물체 구분만 가능하다면, 자율주행을 충분히 할 수 있다고 본다.

고객사에서도 이런 라이다의 문제를 인지하고 이미징 레이더로 해결하려는 시도가 있다. 라이다와 이미징 레이더를 혼용하겠다는 곳도 있지만, 라이다는 아예 사용하지 않고 이미징 레이더만 하겠다는 기업도 있다"

- 기존 레이더 기술보다 이미징 레이더가 발전된 점은 어떤 부분인가.
"파장을 통해 물체를 인식하는 레이더 기술과 출발점은 같다. 하지만 이미징 레이더는 배열을 더 복잡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감지 범위도 넓어지고 수직의 높이 정보도 습득할 수 있다.

기존 레이더는 크기도 작고 정보를 뽑아오는 양도 부족하다 보니 공간을 압축한 것처럼 보고 높이 구분도 어렵다. 비트센싱의 이미지 레이더는 높낮이를 색깔로 구분해 인식한다. 높이 인식이 되면 차가 높이 판단에 따라 더 안전하게 주행할 수 있다"

화면상에 색깔별로 높이를 나타내고 있는 비트센싱의 에어 4D 이미징 레이더 솔루션 / 이민우 기자
화면상에 색깔별로 높이를 나타내고 있는 비트센싱의 에어 4D 이미징 레이더 솔루션 / 이민우 기자
- 이미징 레이더 솔루션 문의가 들어온 곳은 1차 벤더나 완성차들로 봐야 하나.
"문의가 들어온 곳이 여러 군데다. 국내 같은 경우는 완성차 기업의 1차 벤더 쪽에서 접촉이 들어왔다. 미국 기업과도 커뮤니케이션이 있었는데, 자율주행 서비스 솔루션 기업에서 제안요청서(RFP)가 왔다"

- 자율주행 차량 제작에서는 단가도 빼놓을 수 없는데
"생산 볼륨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일단 라이다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다만, 양산까지는 시간이 걸려 현재 시점에서 가격에 대한 정확한 이야기를 하긴 힘들 것 같다. 대신 라이다와 비교하면 또 소형화와 경량화가 가능하고, 전력 소모도 적은 편이다. 사이드에 달리는 레이더도 범퍼 안에 감출 수 있는 크기 정도가 된다"

- 비트센싱이 보는 이미징 레이더 시장의 향방이 궁금하다.
"비트센싱은 레이더 기술을 리드하는 기업인만큼, 이미징 레이더가 라이다를 대체할 수 있다고 믿는다.

라이다가 앞으로 더 저렴해지고 소형화되고 전력 소모도 줄어든다면, 보완해서 같이 가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하다. 하지만 그러기엔 시간이 오래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이미징 레이더가 더 먼저 자율주행 시장에서 양산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