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시대 온다더니…충전소 건립, 정부·주민 의견 괴리 여전

입력 2022.02.09 06:00

정부가 국가육성사업으로 수소 산업을 밀어주고 있지만, 수소충전소 등 수소 산업 관련 시설물에 대한 정부와 주민 간 시선이 여전히 엇갈린다. 정부에서 수소충전소에 대한 안전을 안내 중이지만, 인근 주거민 들은 폭발 위험성 등을 여전히 우려한다. 격렬한 주민 반대로 인해 서울시 등 지자체에서 추진하는 수소충전소 다수가 준공이 지연되거나 백지화 등을 겪는다.

서울시에서 계획했던 송파구 장지동 공영차고지 수소충전소는 8일 기준 백지화돼 아직 후속 계획이 잡히지 않은 상태다. 해당 수소충전소는 승용이 아닌 버스 등 상용 차량을 충전하는 용도로 준공될 계획이었다. 백지화된 수소충전소 대신에 전기버스 등을 충전하는 전기차 충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서울시내 마련된 수소충전소 / 이민우 기자
장지동 공영차고지 수소충전소가 백지화된 이유는 주민 반발이 컸다. 수소충전소 내 폭발 등을 이유로 안전성에 대한 반대민원이 제기됐다.

송파구에서 수소 충전소 안전에 대한 안내와 주민, 구위원 등이 참여하는 거버넌스 회의를 열었지만 반대의견이 거셌다. 특히 수소버스의 경우 정부와 서울시에서 적극적으로 추진중인 사업임에도 충전소 설립부터 주민 반대에 부딪혀 난항을 겪는다.

송파구 관계자는 "송파구에서도 충전소 인근 지역 주민과 서울도시주택공사, 송파구의원 등이 참여한 상태에서 거버넌스 회의와 설명회 등을 열었다"며 "수소충전소를 반대하는 주민 민원이 강해 전기충전소로 방향이 잡혔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지화된 수소충전소를 구내 다른 부지에 설립하는 등의 방안은 아직 구차원에서 논의된 바 없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설립지 주변 주민의 안전 우려로 인해 수소충전소 준공이나 설립 계획이 미뤄지거나 백지화되는 경우는 상당히 잦다. 송파구만 아니라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탄천물재생센터 인근에 설립될 예정이었던 수소충전소 역시, 주민 반발이 거세 사업이 흐지부지됐다.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 현재 개소된 수소충전소를 보유한 구는 5개 밖에 되지 않는다.

백지화된 서울시 송파구 장지동 수소충전소 위치 / 카카오맵 갈무리
경기권 역시 아직도 수소충전소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거나 중심지에서 멀찍이 떨어진 외곽으로 밀려나가는 경우가 허다하다. 고양시의 경우 자유로 수소충전소가 개소됐지만, 일산 등 고양시 중심지보다 서울시 강서구 또는 마포구 등과 더 인접하거나 접근성이 더 좋은 아이러니한 상황이다.

원당동에 2월 수소충전소 준공이 예정돼 있지만, 기간 내 완공 여부는 미지수다. 특히 최근 시작된 중대재해법과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 등으로 인해 자체적인 안전 검사 등이 더 강화돼, 예상되는 공사기간도 더 늘어나는 추세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기도 고양시 내 한 수소차 운전자는 "수소충전소 같은 시설은 시장 등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설치 의지가 중요한 데 여전히 소극적인 곳이 많다"며 "최근 진행 예정인 다양한 선거 등 정치적인 이슈로 인해 몸을 사리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여 아쉬움이 크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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