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사람 간 연결에 주력하던 통신사에서 사람과 사물, 공간을 연결하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Connected Intelligence)로의 전환을 공식화했다. 5대 사업군을 재정의해 유무선 통신 외 미디어와 인공지능(AI), 메타버스, 도심항공교통(UAM) 사업 확대를 예고했다. 이 과정에서 기술 회사 인수합병(M&A) 등의 적극적인 투자도 내다본다.

유영상 SK텔레콤 CEO / SK텔레콤
유영상 SK텔레콤 CEO / SK텔레콤
"추진 사업별 기업가치 평가 제대로 받겠다"

SK텔레콤은 9일 2021년 실적발표 후 온라인으로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Investor Day)를 개최했다. 2021년 인적분할 후 본격적인 성장 동력을 얻고자 마련한 5대 사업군을 설명하기 위한 자리다. 사업군별 실적 전망과 향후 계획도 밝혔다.

SK텔레콤은 이번 실적발표에서 ▲유무선 통신 ▲미디어 사업 ▲엔터프라이즈(Enterprise) 사업 ▲AI버스(AIVERSE)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등 5대 사업군을 중심으로 업을 재정의해 미래 성장을 가속하겠다고 밝혔다.

유영상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는 "유무선 통신 기업 가치 산정 방식과 AIVERSE, Enterprise 사업은 완전히 다른 기업 가치 산정 방식이 필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신규 성장 사업이 통신 사업 가치 산정 방식에 묻힌다"며 "명확하게 5대 사업군으로 나눠 시장에 커뮤니케이션을 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올해 5G 가입자 1800만 예상…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사업서 향후 10년 먹거리 찾는다

SK텔레콤은 유무선 통신 사업의 핵심 열쇠로 5세대(5G) 이동통신을 바라본다. 2021년 전년 대비 80.3% 늘어난 987만명의 5G 가입자를 확보한 만큼 올해는 1300만명 이상을 내다본다.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역시 늘어 올해 전체 이동전화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을 더했다.

미디어 사업에선 1000만 유료방송 가입자와 2500만 유선통신 기반 가입자를 토대로 콘텐츠, 커머스, 광고 영역으로 가치사슬을 확대한다. SK스토아를 통한 광고 사업으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한다. SK브로드밴드와는 통합 광고 플랫폼을 만들어 광고 사업을 확대한다.

데이터센터와 클라우드를 포함한 엔터프라이즈 사업은 공급 대비 수요가 두드러지는 만큼 특히 성장세가 예상되는 분야다. 데이터센터 사업에선 고부가 영역으로 비즈니스모델(BM)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둔다. 글로벌 클라우드서비스사업자(CSP)와의 협력으로 글로벌 매출도 내다본다.

SK텔레콤이 밝힌 연도별 매출과 전망 그래프. 2022년 매출 가이던스는 17조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 SK텔레콤
SK텔레콤이 밝힌 연도별 매출과 전망 그래프. 2022년 매출 가이던스는 17조4000억원으로 예상했다. / SK텔레콤
2021년 640억원 규모의 매출을 올린 클라우드 사업에선 5G 모바일에지컴퓨팅(MEC) 등 신사업 기회 발굴을 노린다. 투자 이력이 있는 클라우드서비스제공사업자(MSP)인 베스핀글로벌과의 협력 사례를 마련해 글로벌 사업 추진이 가능할 수 있다.

구독과 메타버스, AI 등을 포괄하는 AIVERSE 사업도 성장 동력 마련이 목표다. SK텔레콤은 올해 구독 서비스인 티(T)우주와 제휴된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 상품과 구독 제휴 패키지 확대에 주력한다.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iFland)는 대체불가능토큰(NFT) 구축 등 개방형 콘텐츠 플랫폼으로 거듭난다. 캐릭터 기반 AI 대화 서비스인 AI 에이전트는 2분기 출시를 목표로 한다.

향후 10년 먹거리로 내다보는 커넥티드 인텔리전스 사업은 UAM 플러스 알파다. 기술 진화로 다양한 디바이스가 등장하는 만큼 디바이스의 연결과 지능을 부여하는 여러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UAM 등 다양한 먹거리 찾기에 나선다.

유 CEO는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던 회사에서 AI, 메타버스, 우주 시대를 맞아 고객의 시간과 공간으로 연결을 확대하고자 한다. 디스턴스(Distance)에서 디멘션(Dimension)으로의 전환이다"며 "SK텔레콤이 가장 잘 할 수 있고 고객과 주주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사업을 지속 발굴해 안정과 성장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고 말했다.

올해 CAPEX 전년 수준…기술 전문 회사 M&A 가능성도

SK텔레콤은 2021년 총 3조원의 설비투자(CAPEX)를 집행했다. SK텔레콤이 2조1800억원, SK브로드밴드가 8200억원 규모다. 올해 CAPEX 규모도 전년과 동일할 예정이다. 5G 커버지리 확대와 품질 향상을 위해 일정 투자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하향 안정화를 내다봤다.

SK텔레콤은 향후 적극적인 M&A 추진 의사를 내비쳤다. AI와 메타버스 등 SK텔레콤 사업에 필요한 기술 관련 회사를 인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신사업 추진 과정에서 필요한 개발자 인력을 팀 단위로 확보하는 데 M&A를 활용할 수도 있다.

SK테렐콤은 2022년 배당에서 최소한 2021년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중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배당 증가 여력이 충분하다는 설명도 더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