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관련 산업은 초기 도입의 어려운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성장 궤도로 접어들었다. AI 산업의 성숙도가 아직 10% 수준에 불과하고, 앞으로 가파르게 성장할 길이 열린 만큼 ‘플랫폼’을 통해 AI 도입에 속도를 내야 한다."

IT조선은 10일 급부상하는 인공지능(AI) 산업을 점검하고, 미래를 내다보기 위해 개최한 ‘인공지능 전망 2022’ 웨비나 행사를 개최했다.

네 번째 기조 강연자로 나선 유응준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큰 AI 관련 산업에서 국내 시장 규모를 키우고, 선진국들과의 격차를 빠르게 줄일 수 있는 방법으로 엔비디아의 ‘AI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활용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유응준 엔비디아코리아 대표가 각각의 산업에 특화된 자사의 AI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 / IT조선
유응준 엔비디아코리아 대표가 각각의 산업에 특화된 자사의 AI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소개하고 있다. / IT조선
우선 유 대표는 향후 AI 산업에서 ‘서비스’의 비중이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아직 AI 기술이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원하는 모델을 훈련(트레이닝)하는데 치우쳐있지만, 그것의 7배~8배 이상 성장할 수 있는 분야가 (AI를 활용한) ‘서비스’ 분야"라며 "그만큼 대기업은 물론,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 정말로 많은 기회가 열려있다"고 말했다.

또한, 유 대표는 특정 산업 분야에서만 AI를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닌, 평범한 일반 기업에서도 언제든지 AI를 도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업 내에 어떠한 부서든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부서라면 언제든지 AI 기술을 접목해 업무 생산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것.

이를 위해 엔비디아는 기업들이 원하는 분야에 첨단 AI 기술을 쉽고 빠르게 도입할 수 있도록 ‘데이터센터 플랫폼’ 형태의 AI 기술을 제공하고 있다고 유 대표는 소개했다. AI 기술을 도입하고, 현업에 반영하려면 이를 활용할 수 있는 개발자와 운영자 등 ‘인력’도 중요하지만, 이미 충분히 훈련을 거쳐 다양한 분야에 전문성을 갖춘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을 이용하면 훨씬 적은 비용과 시간, 노력으로 AI 도입을 통한 혁신을 실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의 AI 플랫폼은 GPU 서버 같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개발에 필요한 요소들을 모은 ‘라이브러리’로 구성됐다. 유 대표는 현재 엔비디아가 AI 분야의 강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로 자사의 ‘쿠다(CUDA)’ 라이브러리의 존재를 강조했다. 지난 2000년대부터 쿠다를 활용한 GPU 활용기술이 소프트웨어 연구·개발 분야의 표준처럼 자리 잡았으며, 그것이 AI의 연구개발에까지 이어져 엔비디아가 지금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는 것.

현재 엔비디아는 독자적인 쿠다 라이브러리를 중심으로, 다양한 산업분야을 위한 데이터센터 AI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 ▲대화형 AI를 위한 리바(Riva) ▲AI 기반 추천시스템을 위한 멀린(Merlin) ▲스마트 시티 구현을 위한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헬스케어 분야에 적용 가능한 클라라(Clara) ▲자동화 로봇을 위한 아이작(Isaac) ▲자율주행차를 위한 드라이브(Drive) 등이 AI 개발을 위해 엔비디아가 마련한 분야별 데이터센터 플랫폼이다.

즉, 각각의 분야에 특화된 GPU 서버와 라이브러리로 구성된 엔비디아의 AI 데이터센터 플랫폼을 이용하면 훨씬 적은 인력과 비용, 시간으로도 기업이나 연구기관 등이 원하는 목적의 AI 모델을 빠르게 개발하고, 현업에 도입할 수 있다고 유 대표는 강조했다.

한편, 유 대표는 선진국들이 특정 분야의 AI 개발과 활용에 강점을 보이는 가운데, 한국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밝혔다. 비록 헬스케어 분야에서는 미국이, 스마트시티와 보안 등의 분야에서는 중국 등이 한발 앞서나가고는 있지만, 한국은 AI 모델의 개발 분야에서 가장 앞선 나라 중 하나이며, 향후 글로벌 AI 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는 것.

유 대표는 "이웃인 일본의 경우 로보틱스 분야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이지만, 전체 AI 분야에서 보면 한국이 일본보다 한발 앞선 것으로 생각한다"며 "엔비디아가 매년 2회씩 개최하는 GTC에서 벌써 국내 기업들이 세션으로 참가하고 있는 만큼, GTC를 통해 한국 AI 기술의 현재를 확인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더 많은 기업과 기관, 학계에서 엔비디아의 데이터센터 AI 플랫폼을 통해 원하는 AI 모델을 개발하고, 서비스로 실현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덧붙였다.

최용석 기자 redpries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