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얇은 패치로 맥파를 측정할 수 있는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맥파는 심장 박동에 의한 혈액의 흐름이 몸에 전달되는 파동이다. 심혈관 건강 상태를 알 수 있는 중요한 생체 신호다.

맥파 신호를 분석하면 고혈압, 동맥 경화 등 각종 심혈관 질환을 진단할 수 있다. 기존의 맥파 측정 기기는 사용 시 혈압을 잴 때 쓰는 커프나 딱딱한 집게 모양 센서를 착용해야 했다. 사용이 번거로운데다 병원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맹점이 있었는데, 이번 기술 개발로 범용성 증대가 기대된다.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100개 웨어러블 센서로 맥파 신호를 파악하는 기술 / 포스텍
국내 연구진이 개발한 100개 웨어러블 센서로 맥파 신호를 파악하는 기술 / 포스텍
포스텍(POSTECH, 포항공과대학교)은 27일 머리카락 두께보다 얇지만 정확한 맥파를 확인하는 초박막 웨어러블 센서 패치를 개발했다고 알렸다.

정성준 교수(신소재공학과·IT융합공학과) 와 백상훈 박사(IT융합공학과), 박성민 교수( IT융합공학과·기계공학과·전자전기공학)이 고현협 교수(에너지, 화학공학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연구팀과 공동연구로 개발을 진행했다.

이번 인쇄 기술은 반도체 공정에서도 흔히 사용되는 잉크젯 인쇄 기술을 이용했다. 잉크젯 인쇄 기술은 얇은 기판 위에 전도성 잉크를 인쇄하는 방식이다.

연구팀은 피부가 촉각을 감지하는 원리를 모사한 압력센서를 만들었다. 해당 센서를 활용해 손으로 맥파를 감지하듯 패치가 맥파의 물리적 박동을 감지하도록 했다. 손목 위 특정 면적에서 위치에 따른 맥파 신호를 2차원적으로 얻을 수 있도록, 100개의 센서 픽셀을 가진 패치 형태를 만들었다.

2차원 맥파 지도를 그릴 수 있도록 하면서, 기존보다 더 정확한 맥파 신호를 확인할 수 있게 됐다. 또한 압력 신호 세기를 분석해 보이지 않는 동맥혈관 위치까지도 추정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연령, 성별, 신체 크기를 고루 고려한 다양한 크기의 센서 패치를 개발한 상태다.

정성준 포스텍 교수는 "지금까지 반도체 기술로 알려져 온 잉크젯 인쇄 기술이 차세대 웨어러블 개인 맞춤형 전자기기 개발에서도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연구다"고 설명했다.

박성민 포스텍 교수는 "그간 병원에서만 행해지던 질병의 진단을 일상생활에서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기술이다"며 "일상에서의 각종 심혈관 질환 사전 진단, 동맥 카테터 삽입 등 다양한 의료 분야에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mino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