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혜경의 커피톡] ㊹다양한 차 블렌딩 음료를 영리하게 마셔보자

  • 신혜경 칼럼니스트
    입력 2022.03.11 06:00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6번째로 커피를 많이 마시는 나라이다. 통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의 1인당 연간 평균 커피 음용량은 385잔 이상이며, 커피를 마시는 사람은 매일 2~3잔 정도의 커피를 마시고 있다고 한다. 커피 속에는 건강에 유익한 여러 성분이 함유되어 있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 문헌들에 의해 확인되고 있다. 이러한 커피와 더불어 세계적으로 즐겨 찾는 음료 중의 또 다른 하나가 차이다.

    최근 코로나19로 인하여 특히 건강에 관한 관심이 높다. 심리적 안정감을 주고 면역체계에 좋은 영향을 주는 영양보충제가 큰 인기를 끌고 있고 단백질 음료나 다이어트 음료와 같은 기능성 음료들도 선보이고 있다. 차도 다양한 식품 성분을 블렌딩하여 새로운 기능성 음료로 거듭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따라 최근 커피음료 시장에서는 건강을 고려하여 카페인이 없거나 낮은 커피를 찾는 고객이 과거에 비해 많이 늘고 있다. 또한 커피전문점에서 다양한 차음료를 찾는 고객도 많다. 이에 커피전문점에서도 여러 종류의 차를 판매하고 있고 차와 과일을 블렌딩한 음료도 인기를 얻고 있으며 심지어 커피와 차를 블렌딩한 새로운 음료도 판매되고 있다.

    차의 성분에 대해서 어느 정도의 지식이 있으면, 자신의 기호에 딱 맞거나 건강에 유익한 차 음료 또는 차 블렌딩 음료를 선택하여 즐길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커피에 건강에 유익한 여러 성분이 함유되어 있듯이 차 역시 마찬가지로 건강에 도움을 주는 성분들이 많이 있다.

    차는 탄수화물(약 45%), 카데킨(약 13%) 지질(약 5%), 미네랄(약 5%), 카페인(약 2%) 성분이 함유되어 있고 그외 비타민류 등의 성분과 데아닌 등이 들어있다. 이러한 성분 중 특히 카데킨은 항산화작용을 하여 건강에 유익한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카데킨은 떫은맛과 부드러운 쓴맛을 나타낸다. 카데킨은 소엽종보다 대엽종에 더 많이 함유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녹차에는 약 15% 정도의 양이 함유되어 있다. 또 채엽시기가 늦은 잎일수록 카데킨 함량은 점점 많아진다. 카데킨은 높은 온도(80℃ 이상)에서 용출이 잘 된다.

    반면 카페인은 주로 쓴맛을 내는데 어린 싹과 잎에 많이 함유되어 있으나 일조량이 많은 여름이면 광합성 작용에 의해 그 함량이 점점 늘어난다. 카페인은 대부분 높은 온도(80℃ 이상)에서 잘 용출되므로 카페인에 민감한 경우에는 차를 우릴 때 낮은 온도의 물을 이용하거나 어린잎보다는 비교적 큰 잎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차의 성분 중 유리 아미노산은 감칠맛을 느끼게 해주는 것으로 저온에서도 잘 용출된다. 유기산은 신맛과 차의 신선도를 좌우하며 카테킨의 항산화작용을 상승시키는 역할을 한다. 그 외 비타민류는 차의 신선도를 좌우한다. 놀랍게도 녹차는 레몬에 비해 5~8배나 더 많은 비타민류를 함유하고 있다고 한다.

    폴리페놀은 항산화 작용을 하는 성분으로 딸기, 가지, 포도, 검은콩, 팥 등의 과일이나 채소에 많이 들어 있다. 커피에는 클로로겐산 성분이 항산화 성분으로 주력을 담당하고 녹차에는 카데킨류, 홍차에는 데아블라빈류, 후발효차(보이차 등)는 데아브로닌류가 담당하고 있다. 생엽의 폴리페놀 성분은 산화와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변화를 일으켜 그 함량이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생엽의 성분이 변화되는 것을 억제하기 위해 열을 가한 녹차에 폴리페놀 성분이 가장 많은 편이다.

    카페인은 주로 차의 싹, 어린잎, 뿌리에 함유되어 있다. 카페인은 신장의 혈관을 확장하고 이뇨작용을 하며, 두뇌 각성과 피로회복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략 녹차에는 1.75%, 홍차에는 2.5%가 함유되어 있다. 식품의약안전처는 성인의 경우 카페인의 하루 최대섭취량을 400mg으로 정하고 있다. 티백 하나를 우린 녹차 한 잔에는 카페인이 15mg 정도 들어 있다. 보통 에스프레소를 이용한 커피음료 한 잔에 35mg, 캔커피에는 30~50mg, 원두커피에는 60~100mg 정도의 카페인이 포함되어 있다. 얼핏 녹차가 커피에 비해 카페인 함량이 적은 것으로 보이나 한 잔의 음료를 만들기 위해 사용되는 재료의 양에 준하여 각 재료가 가진 카페인 함량을 비교해 보면 그렇지 않다.

    에스프레소 한 잔을 만들기 위해선 보통 7~9g의 커피가루가 사용되고 녹차는 1.5~2g 정도를 사용한다. 그렇다면 에스프레소는 녹차에 비해 3.5배의 재료를 더 사용하므로 녹차의 카페인 함량에 3.5배를 곱해 보면, 에스프레소용으로 추출된 커피 한 잔의 카페인 함량(35mg)이 녹차의 카페인 함량(15 mg x 3.5 = 52.5mg)보다 적다. 에스프레소는 짧은 시간에 적은 양을 추출하므로 카페인이 적게 나오게 된다. 커피와 차에 함유되어 있는 이러한 카페인 함량 수치를 바탕으로 살펴보면 하루에 2-3잔 정도의 커피나 차를 마시는 것은 건강에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개인차가 있으므로 자신의 건강 상태에 맞춰 카페인 섭취는 적절히 조절하여야 한다.

    차에 감칠맛을 내는 것은 아미노산에 속하는 데아닌 성분이다. 데아닌은 녹차에는 25%나 함유되어 있는데 이는 차 품질을 좌우하는 기준이 된다. 차가 부드럽고 감칠맛이 날수록 후미를 좋게 느끼기 때문에 고급스러운 고품질의 차로 분류된다. 이 이외에도 차에는 생리작용을 원활하게 도와주는 비타민류가 함유되어 있다. 생잎 상태에는 비타민 B1, B2, C, E, 카로틴 등이 있고 녹차에는 괴혈병 등에 효과적인 비타민 C 가 다른 차에 비해 다량 들어있다. 따라서 2g으로 녹차 한 잔을 우려 마실 때, 적어도 3번 이상을 우려서 마셔야 차가 가진 비타민C를 거의 섭취했다고 말할 수 있다. 그 외, 칼슘, 칼륨(생잎), 인, 망간, 아연, 구리 등의 미네랄이 차에 들어있다.

    차는 생육기후, 강수량, 지역의 지리적 특성, 채엽시기, 토양의 유기물 함량, 총질소량 등 차가 자라는 토양의 비옥도와 채엽한 차의 관리 정도에 따라 그 품질이 크게 차이가 난다. 또한 다양한 차의 종류를 어떻게 우리는 지에 따라 즉, 우리는 물의 온도, 추출 시간, 농도 등에 따라 그 향미는 전혀 달라지게 된다. 빠른 시기에 딴 어린잎일수록, 총 질소량과 카페인, 유리아미노산이 많아 감칠맛이 나며 부드러운 후미를 느낄 수 있는 반면 늦게 딴 잎일수록 카테킨 성분이 많아 떫고 거칠게 느껴진다. 따라서 차나무가 자란 기후, 환경, 토양에 따라 차의 특성과 성질은 형성되고, 채엽시기에 따라 잎의 크기 및 성숙정도가 달라지고 차가 가진 성분들도 차이 나게 되므로 최종으로 음료로 내렸을 때의 향미는 달라지게 된다.

    녹차는 채엽시기에 따라서 어린 정도를 기준으로 우전, 세작, 중작, 대작으로 구분한다. 늦은 시기에 채엽하여 큰 잎일수록 카데킨 성분이 늘어나 씁쓰리하고 떫은 맛이 점차 많아지게 된다. 그러므로 차마다 우리는 시간과 물 온도를 달리하여 추출해야 한다. 또한 녹차는 채엽하고난 뒤 덖거나 찌며 열을 가한 후 성분이 더 잘 우러 나오도록 유념 (문지르는 작업) 단계를 거치는데, 유념을 많이 할수록 성분이 잘 우려 나온다. 그러므로 유념을 많이 한 녹차는 물 온도를 낮추어 짧은 시간을 우려야 하고, 반면, 유념을 적게 한 차는 성분이 좀더 잘 배어 나오게 하기 위하여 물온도를 높이고 잎이 펼쳐지는 정도를 눈으로 살피면서 우리는 시간을 길게 해주어야 한다.

    차의 향기도 수확시기, 품종, 일교차, 재배방법, 제조 방법 등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서늘한 기후일수록, 1000m 이상의 고지대의 일교차가 큰 지역일수록, 차광재배를 한 곳일수록 파래향과 같은 향기를 생성해 낸다. 찻잎을 제조하는 과정에서 열을 가하게 되면 구수한 향기가 난다. 이러한 특성에 따라 녹차의 잎이 어릴수록 열을 가하거나 유념 과정을 짧게 하여 차가 가진 향기를 그대로 살려 파릇하고 신선한 파래향이 많게 제조한다. 또한 찻잎이 성숙한 큰 잎일수록 열을 가하거나 유념 과정을 길게 하여 좀 더 풍성하고 구수한 향기를 만들어낸다.

    주로 향기로 마시는 차인 청차도 마찬가지이다. 산화도가 낮으면, 차가 가진 고유의 향인 장미향과 재스민 향이 많이 나는 편이고 산화도가 높으면, 달콤한 과일향과 함께 진하고 농후한 목질계의 향이 난다. 완전산화 과정을 거친 홍차는 지역마다의 차의 독특한 향을 잘 드러내고 있다. 인도의 다즐링은 장미류, 머스캣 향이 나고 스리랑카의 우바, 딤블라는 청량한 재스민 향이 나며 아쌈은 우디(woody)한 향이 난다.

    최근 차전문점이나 커피전문점에서는 이러한 차의 성분을 바탕으로 약효가 있는 여러 종류의 허브를 첨가하거나 말린 과일을 첨가하여 기분 좋은 향미까지 나도록 한 블렌딩 차를 선보이고 있다. 또한 차와 커피를 접목한 메뉴들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좌>말린사과, 사과편, 블랙베리잎이 블렌딩된 차, 중앙>사과편, 블랙베리잎, 히비스커스꽃잎, 말린 코코넛이 블렌딩된 차, 우> 커피에 블렌딩된 차를 접목한 상품
    요즈음에는 프랜차이즈 차 전문점이나 커피전문점에서도 차를 음료의 베이스로 삼으면서 다양한 과일이나 시럽 등을 가미하여 만든 메뉴들을 많이 출시하고 있다. 이때 주로 사용되는 차의 종류가 무엇인지를 알아보고 그 차에 함유되어 있는 성분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지를 따져가면서 영리하게 즐길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말차카페라테는 말차의 카페인 함량(15mg)에 에스프레소의 카페인 함량(35mg)이 더해지는 것이므로 단일 음료에 포함되어 있는 카페인 보다 훨씬 많은 카페인(50mg)을 마신다고 생각해야 한다. 그러므로 차의 성분에 대하여 어느 정도 알고 있으면 자신의 신체반응과 카페인의 하루 섭취량을 계산하여 자신에게 적절한 양을 섭취할 수가 있다. 앞으로 커피, 차, 허브, 다양한 과일들이 모두 섞인 블렌딩 음료들이 더욱 인기를 끌 것으로 생각된다. 이에 커피뿐만이 아니라 차나 허브 등의 유익한 성분까지 파악하여 보다 현명하게 자신에게 맞는 음료를 찾아 즐겨 보도록 하자.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혜경 칼럼니스트는 이화여대에서 교육공학을 전공하고, 서울벤처대학원대학교 커피산업전공으로 보건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동원과학기술대학교 커피바리스타제과과와 전주기전대학교 호텔소믈리에바리스타과 조교수로 재직하였고, 한림성심대학 바리스타음료전공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바리스타 1급 실기평가위원, 한국커피협회 학술위원회 편집위원장, 한국커피협회 이사를 맡고있다. 서초동 ‘젬인브라운’이라는 까페를 운영하며, 저서로 <그린커피>, <커피매니아 되기(1)>, <커피매니아 되기(2)>가 있다. cooykiwi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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