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전 세계를 들썩이게 한 공급망 해킹 공격이 발생했다. 미국 정부기관은 물론 포춘 500대 기업이 대부분 사용 중인 솔라윈즈 제품을 거친 사이버 공격이 발생한 것이다.

솔라윈즈는 네트워크 모니터링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이다. 미국 백악관이 러시아를 배후로 짐족한 해커집단은 솔라윈즈의 네트워크 모니터링 솔루션 오리온에 멀웨어를 유포했다. 미 정부기관인 국방부, 국토안보부, 재무부, 상무부가 공격을 받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MS), 파이어아이와 같은 보안 기업도 포함돼 논란이 됐다.

솔라윈즈는 역사상 최악의 공급망 해킹 사태를 정면돌파했다. 투명하게 피해 내역을 공유하며, 고객의 이탈을 막고 신뢰를 회복했다.

박경순 솔라윈즈코리아 지사장 / 류은주 기자
박경순 솔라윈즈코리아 지사장 / 류은주 기자
최근 IT조선과 만난 박경순 솔라윈즈코리아 지사장은 ‘투명성'이 고객의 신뢰 회복의 열쇠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고객들이 처음에는 두려워했다"며 "하지만 사고가 발생한 지 48시간 내에 보안 패치를 만들어 배포하고, 모든 고객들에게 연락을 돌리고 무료 업데이트를 지원하는 등 투명하게 공개를 했더니 신뢰도가 좋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만약 고객의 신뢰도가 떨어졌다면 제품을 판매할 때 제공하는 1년 서포트(유지보수) 기간 이후에 고객 이탈이 있어야 하지만 오히려 리뉴얼을 택하는 고객이 이전보다 늘어났다"며 "내부적으로는 고객의 신뢰가 이전보다 오히려 더 좋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사고를 쉬쉬하고 감추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고객들에게 빨리 알리고 수습하려는 회사 측의 대처가 부정적 인식을 순화하는 작용을 한 셈이다.

솔라윈즈는 전 세계 네트워크 관리 분야 1위 기업 자리도 지키고 있다. 솔라윈즈는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의 조사에서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 부문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박 지사장은 솔라윈즈의 강점은 ‘가시성'으로 꼽았다. 그는 "ITOM은 로그를 기반으로 하는데 현재 시장에 있는 것 솔루션은 부분적으로만 볼 수 있다"며 "하지만 솔라윈즈 솔루션은 장애가 발생했을 때 애플리케이션, 서버, 네트워크 등 어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대시보드를 통해 한눈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부서간 다툼을 방지해 준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른 벤더들은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등 여러 솔루션을 쓰면 각각의 대시보드를 통해 봐야하지만 솔라윈즈는 스토리지부터 온프레미스(소프트웨어를 서버에 직접 설치해 쓰는 방식)까지 통합해 보여주는 것이 큰 장점이다"고 부연했다.

솔라윈즈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 / 솔라윈즈
솔라윈즈 네트워크 관리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 / 솔라윈즈
이런 편리함으로 해외서는 이미 솔라윈즈 제품이 유명하다. 포춘 500대 기업중 498개에서 사용 중이.
솔라윈즈는 디지털 전환 움직임이 거세진 2021년 국내에도 상륙했다. 초대 지사장인 박경순 지사장은 솔라윈즈 최고경영자(CEO)와 연이 깊다. 현 솔라윈즈 CEO와 펄스시큐어에서 함께 일한 경험이 있다.

박 지사장은 넷앱, 아코피아네트웍스와 같은 다양한 글로벌 IT 회사에서 20년 이상의 경험을 쌓은 IT 전문가다.

그는 향후 10~15년간 온프레미스와 클라우를 동시에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IT 환경이 대세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 지사장은 "솔라윈즈 90% 이상인 대부분의 고객이 하이브리드 IT 환경을 택했으며, 디지털 전환 흐름이 거세지더라도 이같은 트렌드는 10년이상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솔라윈즈는 온프레미스부터 클라우드 환경까지 모두다 지원할 수 있는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으며, 국내에서 제조와 금융 분야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이유도 하이브리드 IT 환경이 가장 널리 있는 분야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솔라윈즈는 해외에서는 이름이 잘 알려졌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기업이다. 박 지사장은 "솔라윈즈는 국내에서는 스타트업에 가깝다"며 "다만, 신규 솔루션이 아니라 글로벌 점유율 1위를 차지하며 인정받은 제품이 있기 때문에 후발주자여도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아직은 구체적인 목표치를 공유할 순 없지만, 2년 내에 의미있는 성장세를 보이고자 한다"며 "국내에서도 성공 사례를 많이 만들고 국내 ITOM 시장 1위, 즉 가장 많은 점유율을 가져가는 것이 장기적인 목표다"고 말했다.

류은주 기자 riswell@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