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과 카드사 간 동맹이 한창이다.

30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카드사가 출시한 상업자 전용 신용카드(PLCC) 상품은 총 46개로 이는 전년 2020년보다 2배 증가한 수치다. 특히 여타 대기업 외에 특색있는 비즈니스를 가진 스타트업과의 협업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카드업계는 보고 있다.

미트박스와 하나카드가 내놓은 PLCC. / 미트박스
미트박스와 하나카드가 내놓은 PLCC. / 미트박스
카드사 ‘안정’ 수익 내고, 스타트업은 ‘공신력’ 확보

축산물 직거래 중개 업체인 미트박스는 최근 하나카드와 협업,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에게 구매대금 혜택을 제공한다. 미트박스는 결제금액과 구매 횟수 등 데이터를 분석하고, 하나카드는 신규 고객을 확보, 이용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해 프로모션을 기획하게 된다.

동대문 패션 상가의 도소매상이 주요 고객인 딜리셔스는 거래 과정을 관리해주는 신상마켓이라는 플랫폼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 초 신한카드와 신상마켓 거래 전용 카드인 ‘신마신한카드’를 출시했다. 딜리셔스와 신한카드는 소매 사업자의 소비 패턴을 분석, 도소매 사업자 대상 편의를 제공한다.

스타트업 전용 법인카드 발급 업체인 고위드는 직접 구축한 대안신용평가 모델로 별도의 서류 준비 없이 평균 15분 내 홈페이지에서 법인카드를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고위드가 실시간으로 잔고를 평가하고 미래 현금흐름을 예측, 법인카드 발급 조건을 만들면 이 자료를 바탕으로 신한카드와 롯데카드가 한도를 매겨 카드를 발급한다.

예비 창업자에게 가맹점 매칭 지원 서비스를 지원하는 창업인은 롯데카드와 협업해 가맹점 데이터 기반의 상권 분석 자료를 제공한다. 여기에는 지역별 업종 정보와 업종별 가맹점 위치 등이 포함된다. 창업인은 롯데카드로부터 받은 데이터를 회원에게 제공하고, 롯데카드는 창업인 회원을 신규 고객으로 롯데카드의 상품과 서비스를 안내한다.

카드사-스타트업 윈윈…빅데이터 활용해 쓰임새 높여

카드사와 스타트업의 협업은 양자간 윈윈할 수 있는 요소가 있어 가능했다. 수수료 인하, 카드론 규제 등으로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카드사는 스타트업과의 협업으로 신규 활로를 찾고, 스타트업은 유명 카드사의 이름을 빌려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이고, 카드사가 보유한 고객 데이터를 활용하는 이점을 얻는다.

롯데카드는 지난 2020년부터 뱅크샐러드, 핀크, 캐시노트 등 스타트업과의 협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스타트업이 가진 뛰어난 기술력에 롯데카드의 노하우를 접목해 고객에게 차별화된 서비스와 혜택을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도 협업으로 혁신 서비스 개발과 고객 만족도 제고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스타트업은 카드사와 협력으로 비즈니스 확장의 기회를 얻기도 한다. 고객들이 사용하는 데이터를 수집해 고객의 소비 패턴을 분석, 이후 서비스나 상품 개발에 활용할 수 있다. 서비스 고도화가 가능해 지는 셈이다.

이용자가 자주 사용하는 서비스를 기업이 분석해 혜택을 더 많이 줄 수 있다는 점은 소비자에게도 긍정적이다. 스타트업 담당자는 "자주 사용하던 서비스가 있던 고객의 경우 제휴 카드 사용으로 혜택을 누릴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카드사가 수익원을 창출구를 찾는 만큼 타 업종과의 협업이 무궁무진한 PLCC 개발 등 이런 사업적 협력은 계속해서 증가할 추세"라며 "이용자의 카드 사용 목적에 혜택에 있는만큼 앞으로는 이용자가 필요로 하는 부분을 긁어주는 형태로 출시돼야 성공할 것"이라고 했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