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가 일신상의 이유로 사내이사 재선임을 앞두고 자진해서 사퇴했다.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데, KT 안팎에서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 등이 기업 가치 훼손을 이유로 재선임 반대 의사를 밝힌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 / KT
박종욱 KT 안전보건총괄 대표 / KT
KT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주총)를 열고 제3호 의안으로 이사 선임 건을 의결했다.

KT는 이번 주총에서 박종욱 대표와 윤경림 KT 그룹트랜스포메이션(Transformation)부문장을 사내이사에, 유희열 KT 이사회 의장과 김용현 법무법인 대륙아주 변호사, 홍 벤저민 라이나생명보험 이사회 의장을 사외이사에 올리는 선임 건을 상정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박 대표가 주총 전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박 대표 사내이사 재선임 건은 제외했다. KT 관계자는 "(박 대표) 본인의 의지가 있었다"고 밝혔지만 지분 12.68%로 KT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재선임 반대 의사가 가시화하면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의결권 자문사인 ISS도 박 대표의 재선임을 반대했다.

앞서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30일 박 대표의 사내이사 재선임 관련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겠다고 공시한 바 있다. 국민연금은 이같은 결정 배경과 관련해 "기업 가치의 훼손 내지 주주 권익의 침해 이력이 있는 자에 해당해 반대한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KT 국회의원 쪼개기 후원 혐의로 2021년 11월 약식 기소된 뒤 올해 1월 정치자금법 위반과 업무상횡령 혐의로 500만원의 약식명령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박 대표는 1월 산업재해 관련 강화된 중대재해처벌법 대응을 위해 구현모 KT 대표와 각자 대표에 오른 인물이다. 올해 정기 주총까지 임기를 뒀던 만큼 이번 사임으로 해당 역할도 사라지게 됐다. 2020년부터는 KT 경영기획부문장으로 일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