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는 기업 가치를 끌어 올리고자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을 고민한다. 밀리의서재, 케이뱅크, 비씨(BC)카드 등 자회사의 기업공개(IPO)도 추진한다.

KT클라우드는 분할을 앞뒀는데, 이 회사 상장 시 KT 주주에게 KT클라우드의 주식을 배당할 수도 있다. KT는 이를 위해 자회사 주식을 통한 현물배당 근거를 정관에 포함했다.

구현모 KT 대표가 제40기 정기 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 KT
구현모 KT 대표가 제40기 정기 주총을 진행하고 있다. / KT
구현모 KT 대표는 31일 오전 서울 서초구에 있는 KT 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0기 정기 주주총회(주총)에 의장 자격으로 참석했다. 구 대표는 주총장에서 KT 주가를 어떻게 올릴 수 있을지 묻는 주주 질의에 지주형 회사 전환으로의 가능성을 열어놨다고 밝혔다.

구 대표는 "앞으로 사업 구조조정 측면에서 봤을 때 주주형 회사로의 전환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다"며 "콘텐츠 쪽은 스튜디오지니를 중심으로 묶어내고 금융 쪽은 BC카드를 중심으로 밑에 케이뱅크가 달려 있는 모양새인데, 그렇게 되면 KT 주가가 더욱 상승할 여력이 있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증권가에선 KT의 지주사 전환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는 의견이 있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KT가 2023년 지주사 개편을 앞두고 올해부터 준비 과정에 돌입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신사업 턴어라운드 시점이 임박한 점, 규제 분야인 통신 산업과의 분할로 이익을 키우려 한다는 점이 주요 근거다.

구 대표는 이날 KT 가치가 주가에 제대로 반영돼 있지 않다고 밝혔다. 시장에서 저평가돼 있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이 하락세에 있지만 KT 주가는 상승 여력이 있다는 의견도 보탰다. 자회사 IPO 준비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는 "올해 IPO 준비하는 곳은 밀리의 서재며, 케이뱅크는 올해 말이나 내년 초 목표로 IPO를 준비 중이다"며 "그밖에 몇몇 회사도 IPO를 했으면 좋겠다 생각하는 곳이 있는데, BC카드도 그 대상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

KT는 주총에서 정관 일부를 변경해 자회사를 통한 주주 환원 방법을 다양화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주주 배당을 금전과 주식으로 한정했던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기타의 재산’을 추가했다. 향후 자회사 주식을 활용한 현물 배당 근거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다. 분할이 예고된 KT클라우드의 경우, 향후 IPO를 진행할 경우 KT가 자회사 주식을 주주에게 배당할 수 있다.

구 대표는 "KT클라우드는 구체적인 상장 추진 계획이 없지만, 앞으로 IPO 가치가 높아져 몇조원대 회사가 되면 주주 가치 보호 방안을 마련해 추진할 예정이다"며 "KT클라우드 주식을 주주에게 배당해 줄 수도 있지 않나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