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학무의 테크리딩] NFT와 웹 3.0

  • 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입력 2022.04.10 06:00

    기술이 세상을 빠르게 바꾸고 있다. 기술을 직접 개발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각자의 영역에서 필요한 만큼의 기술에 대한 이해가 필요한 세상이 되었다. 학생은 미래의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이미 직업을 가진 사람은 각자 직업의 미래 예상을 위해 세상을 바꾸는 기술에 대해 이해해야만 한다. IT조선은 [이학무의 테크리딩]을 통해서 기술을 이해하기 위한 기초 다지기와 이를 기반으로 필수적인 기술 이해 방법을 제공한다. <편집자주>

    혹시 지루한 원숭이 그림을 본 적이 있으신가? 그저 한장의 그림이라고 생각했겠지만 한점당 가격이 몇억에 달하는 작품이다. 이것이 바로 2021년 최대 화두인 대체불가토큰(NFT)이며, 이 NFT를 보유한 소유자들이 만들어가는 지향점에는 웹3.0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루한 원숭이들의 요트 클럽(BAYC)’이라고 불리는 이 NFT가 어떻게 웹3.0과 연결이 될 수 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웹 역사의 흐름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지루한 원숭이 그림이 붙은 와인 모습 / 지루한 와인 컴퍼니
    웹의 정식 명칭은 ‘World Wide Web(WWW)’이고, 이를 줄여서 웹이라고 부른다. 전 세계 서버에 있는 데이터를 쉽게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특정 그림이나 글자를 클릭하면 해당 정보가 있는 곳으로 이동하는 식이다.

    지금은 너무 당연한 것이지만, 웹 개발 전에는 지금처럼 쉬운 방식으로 정보를 볼 수 없었다. 어떤 정보가 어디에 있는지 명령어로 입력한 후 해당 정보가 저장된 서버를 찾아가야만 했다. 웹 등장 후 그래픽 기반의 홈페이지라는 것이 대중화됐고, 현재 대중은 다양한 정보를 쉽게 찾고 접근할 수 있다.

    웹사이트와 웹 1.0

    웹의 출현으로 대중이 정보에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되면서 인터넷 사용자 수가 확 늘었다. 인터넷을 통한 정보 수요가 증가했고, 이는 다시 인터넷을 통한 정보 공급량이 증가하는 등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인터넷에서는 웹사이트만 갖고 있으면 누구나 정보 제공자가 될 수 다. 다수의 정보 제공자들이 새롭게 정보 시장에 진입하게 됐다. 가장 대표적인 곳이 인터넷 언론사다. 언론 시장에 뛰어드는 일은 인터넷 개발 이전까지만 해도 쉽지 않았다. 지면을 찍어내는 데 들어가는 인쇄비용이 진입장벽 역할을 했다.

    인쇄 분야의 경우 인쇄량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개별 인쇄물의 비용이 급격하게 낮아지는 규모의 경제가 돌아가는 분야다. 뉴스를 전달하는 신문사들은 고속인쇄가 가능한 윤전인쇄기를 사용하는데, 이 경우 규모의 경제 효과를 더 크게 볼 수 있다.

    하지만 웹이 도입된 후 많은 것이 달라졌다. 1인 언론이 탄생할 만큼 게임의 룰이 확 바뀌었다. 언론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정보 제공자들이 증가했다. 특정 정보에 접근만할 수 있다면, 사 수에 관계없이 누구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 이 시기를 웹 1.0 시대라고 부른다.

    블로그와 웹 2.0

    정보가 많아지고 접근성이 좋아지면서 정보의 수요자 역할만 했던 대중도 정보 제공자가 될 수 있게 됐다. 프랜시스 베이컨(영국 철학자)은 ‘아는 것이 힘이다’라고 주장했던 인물로 유명한데, 많은 정보를 접한 일반 대중들은 그만큼 지적 역량이 높아졌고 이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보를 생산하는 능력까지 갖추게 됐다. 이와 맞물려 블로그라는 서비스가 출현했다.

    블로그가 없이 대중이 본인의 생각이나 취득한 정보를 공유하려면 웹사이트를 제작해야 하고 이는 상당히 번거로운 일이다. 하지만 블로그를 통해서 쉽고 간편하게 일기 쓰듯이 각자의 생각과 정보를 올릴 수 있어 정보 제공자가 되는 것이 어렵지 않게 된 것이다. 대중이 웹 상에서 정보 제공자 역할을 하는 블로그 수는 빠르게 증가했다.

    이후 페이스북과 같은 SNS가 등장하며 사람 사이의 생각과 지식 공유는 더 쉬워졌다. 동영상으로 정보를 공유하는 유튜브는 정보 공유의 정점을 찍은 대표적 서비스다. 대중이 정보 이용자일뿐 아니라 정보 제공자 역할까지 하는 것을 웹 2.0이라고 부른다.

    AI를 적용한 방식의 웹 3.0

    정보의 수요자였던 대중이 정보를 제공까지 하며 이제는 정보의 양보다 질이 더 중요해졌다. 각자가 원하는 맞춤형 정보 요구가 더 커진 셈이다.

    예를 들어, 과거에는 맛집 정보만 있어도 됐지만, 이제는 맛있는 음식은 물론이고 추가적으로 자신의 성향에 맞는 곳인지까지 찾아보는 시대가 왔다. 개인별 요구에 부합하는 차세대 웹 서비스는 웹 3.0 시대라고 부른다.

    웹3.0을 구현하는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개념은 AI를 적용하는 것이다. 잘 학습된 AI가 각자의 요구에 맞는 정보를 알아서 찾아준다는 개념이다. 하지만, 개념적으로는 쉽다고 해서 구현까지 쉬운 것은 아니다.

    우선, 개인의 요구가 어떠한지 AI가 학습하는 것이 어렵다. 현재의 AI는 빅데이터 기반으로 가동된다. 이런 방식으로 개인의 성향을 파악하려면 특화된 빅데이터가 있어야 하고, 이를 기반으로 AI를 학습시켜야 한다. 개인의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데이터화 해야 하는데 이는 생성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생활 곳곳에 센서를 두고 이를 데이터로 취합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예를 들어, 운전 중에 어떤 것을 보는지, 쇼핑 센터를 지나며 어디에 좀 더 머무르는지, 어떤 제품에 관심을 더 보이는 지 등 정보를 취합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개인이 정보 수집을 거부할 수도 있다. AI가 이상적으로 나에게 맞는 정보를 알아서 찾아 준다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각자가 확인되지 않은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이 클 수 있다.

    어려움을 극복하고 빅데이터를 확보한다고 해도, 그 데이터로 AI를 학습 시킬 유인이 크지 않다. 왜냐하면 시간과 비용을 들여 학습시킨 AI가 1인을 위한 서비스로 전락할 경우 경제성을 확보하기 어려운 탓이다.

    개인의 성향을 파악했다 하더라도 그에 맞는 적절한 장소 찾기 역시 어렵다. A씨는 붐비지 않는 맛집을 원하는데, 이런 맛집 자체가 존재할 지 조차 의문이다. 왜냐하면 맛집은 많은 사람이 한꺼번에 몰리는 장소인 탓이다. 모순적 상황인 셈이다.

    따라서 AI가 어렵게 개인의 취향을 파악했다 하더라도, 그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허들이 된다. 각자의 취향에 맞는 정보가 존재해야 하는데, 그게 없다면 기존과 유사한 정보가 제공될 것이고 이는 웹 2.0과 크게 다르지 않다.

    분산화된 커뮤니티 기반 웹 3.0

    따라서 필자가 생각하는 웹3.0은 분산화된 커뮤니티 기반이 될 것으로 본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본인과 성향이 유사한 사람을 알 수 있고, 그런 사람들과 좀 더 친밀하게 어울리는 경향이 있다. 유사한 성향을 가진 사람끼리 모인 커뮤니티에서 나누는 정보는 각자의 성향에 맞는 정보일 가능성이 높다.

    북적이지 않는 레스토랑을 선호하는 사람은 여행도 마찬가지로 남들이 가지 않는 코스를 선호할 가능성이 높다. 유사한 성향 또는 목적을 가진 커뮤니티를 만들고 거기서 정보를 공유하면 그것이 웹 3.0이 지향하는 것이 될 것이다.

    웹 2.0 이후 대중의 지식은 거의 대등해졌다. 지식과 정보는 전문가에서 대중으로 흐르는 것이 아니라 서로 주고 받는 식이 됐다. 커뮤니티로 분산이 된다 하더라도 정보의 질은 기존보다 낮아지지 않고 오히려 각자의 성향에 맞는 형태로 변모하게 된다.

    분산화된 커뮤니티의 구심점 – NFT

    문제는 이런 커뮤니티의 구심점이 필요하다는 것인데, 이를 NFT가 담당할 수 있다. 지금은 NFT 초창기다. 현재 활성화된 NFT 커뮤니티는 NFT 자체 또는 가산자산 중심으로 관심 분야가 한정된다. 하지만 이런 초기 NFT가 자리잡고 나면 기존 대중이 관심 갖는 영역으로 NFT의 활용이 확대되어 나갈 것이다.

    향후 NFT 기반으로 분산화된 커뮤니티가 어떻게 활동할지를 가늠해 보려면, 가상자산에 관심이 높은 커뮤니티 기반으로 현재 가장 활성화된 NFT인 BAYC가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NFT의 시초는 크립토펑크다. 크립토펑크는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보장 받을 수 있다는 것을 확인 시켜주는 역할의 NFT 1.0 버전이다. BAYC는 이를 확장해 커뮤니티 기반의 NFT 커뮤니티를 활성화시키고 커뮤니티의 가치가 NFT에 반영되는 것을 확인시켜준다는 점에서 NFT 2.0 버전이다. 따라서 향후 웹3.0을 이끌 NFT는 BAYC와 같은 특성을 갖게 될 것이라는 측면에서 BAYC의 활동을 잘 살펴봐야 한다.

    BAYC는 암호화폐의 급상승으로 큰 부자가 되어 버린, 그래서 세상의 모든 것에 지루해져 버린 원숭이들이 늪에 자신들의 아지트를 만들어서 숨어버린 컨셉에 기반하고 있다. 따라서 BAYC 보유자들은 이와 같은 컨셉 기반으로 다양한 부가적인 활동을 한다.

    대표적인 예를 들어 보면, BAYC#1839 보유자는 이 BAYC를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 이름을 따서 디오니소스라고 명명하고 전설의 포도가 자라는 포도 농장을 발견한 것으로 설정을 했다. 그리고 이 포도농장에서 와인을 만들어 판매하는 BAYC와인 컴퍼니를 설립해서 BAYC 홀더를 대상으로 와인을 판매한다. BAYC홀더가 와인을 주문하면 0.2이더(70만~80만원)에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BAYC의 디자인으로 와인 6병을 만들어서 런던의 한 창고에 보관해 주고 각 와인에 해당하는 NFT를 발행해준다. 이는 선물할 수 있고 향후에 그 가치가 인정이 되면 NFT거래로 추가 수익도 낼 수 있을 것이다. 암호화폐 및 가상자산에 긍정적인 커뮤니티이기 때문에 이러한 추가적인 활동이 가능하고 활성화 될 수 있는 것이다.

    지금은 NFT 시장이 초기이기 때문에 이와 같이 가상자산에 진심인 커뮤니티가 활성화 될 것이다. 하지만 이들 NFT가 정착하게 되면 그 주제는 다양화될 것이고 이를 기반으로 웹 3.0이 정착해 갈 수 있을 기대한다.

    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 leehakmoo@gmail.com

    ※ 외부필자의 원고는 IT조선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이학무 미래에셋벤처투자 벤처캐피탈리스트는 반도체, 핸드폰, 디스플레이 등 IT 산업뿐 아니라 전기차, 배터리 및 신재생에너지 산업까지 다수의 성장산업 분야 애널리스트로 20년 이상 활약했다. 최근까지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로 활약했다. 공학을 전공한 그는 그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세상을 이끄는(lead) 기술 읽기(read)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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