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용 페이오니아코리아 대표

글로벌 송금 및 대금결제 비즈니스로 일약 유니콘 반열에 오른 페이오니아(Payoneer). 지난해 6월 나스닥에 상장, 시가총액 35억달러(약 4조3000억원)를 기록했다. 지난해 4억7340만달러(약 58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전년대비 37% 증가했고, 전체 취급액은 567억달러(약 70조원)에 달한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미국 뉴욕 본사를 비롯해 전세계 24곳에 지사가 있고, 200여개 국가에서 500만명 이상의 고객, 35개국 이상의 언어로 서비스하는 글로벌 기업이다. 구글과 아마존, 이베이, 에어비앤비, 쇼피, 라자다, 위시, 업워크, 월마트 등 플랫폼 비즈니스를 하고 있는 거의 모든 기업을 파트너로 둔 업체다.


한국에는 2018년 1월에 진출했다. 구글 본사와 아시아 지역본부 등에서 마케팅과 광고 영업, 상품기획 등을 10년 넘게 총괄했던 이우용 대표가 4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IT조선과 만난 이우용 대표는 "한국은 강력한 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전자상거래 분야에서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시장"이라며 "경제 성장의 주요 동력이 수출이기 때문에 페이오니아로서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비즈니스 지향점을 ‘태양의 서커스’에 빗대 설명했다. 태양의 서커스의 경우, 구성원 모두가 자신을 주인공으로 하는 테마를 가지면서 서커스의 대명사로 떠올랐다. 페이오니아 역시 고객 한 명, 한 명이 자신을 비즈니스의 주체로서 독립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페이오니아가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큰 기업 고객도 중요하지만, 프리랜서처럼 자신의 개인 서비스나 개별 상품을 제공하는 소상공인도 중요한 고객"이라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페이오니아 코리아의 주요 사업으로는, ▲해외법인 ▲해외 온라인 판매자 ▲프리랜서의 대금 수취 간편 서비스 ‘페이오니아’가 있다. 이 대표를 만나 그가 페이오니아 코리아를 이끌게 된 계기와, 한국에서의 사업 전략, 목표 등을 들어봤다. 다음은 일문일답.

회사 소개를 부탁한다.

"페이오니아는 중소상공인의 디지털 상거래를 지원하는 핀테크 기업이다. 대금정산 서비스뿐만 아니라 이들의 비즈니스가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글로벌 기업과 프리랜서, 온라인 판매자를 대상으로 디지털 시대에 맞게 온라인에서의 송금 및 대금 수령 등 결제 환경을 제공한다.

우리 회사는 핀테크면서도 무역회사 성격을 띠고 있는 것이 하나의 특징이다. 회사라는 범주도 중요하지만, 최근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진행되며 개인의 역량 역시 중요해지고 있다. 우리가 프리랜서에게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주요 고객은 누구인가.

"1인 사업가부터 대형 이커머스 기업까지 다양하다. 전 세계 200여 개 국가의 500만명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대기업부터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만든 상품를 판매하는 중소상공인까지 다양하다. 뷰티 상품만 하더라도 아모레퍼시픽 같은 대기업이 직접 자사 제품을 판매하기도 하지만, 그 회사 제품을 떼어 해외에 판매하는 경우도 있고, 그 범위는 다양하다."


이우용 페이오니아 코리아 대표. / 페이오니아
이우용 페이오니아 코리아 대표. / 페이오니아
구글에 오래 몸담았다.

"구글에는 2006년부터 2017년까지 총 12년정도 근무했다. 맨 처음 채널세일즈, 광고대행 업무를 맡았다. 이후 일본지사에 있는 아시아태평양 마케팅팀에 지원하게 됐다. 일본에서 마케팅애널리스트로 일하다가, 글로벌 프로젝트를 위해 본사로 자리를 옮겼다."

― 페이오니아에 온 계기는.

"첫 직장이 카드사(하나카드 전신 외환카드)라, 첫사랑처럼 어떤일을 하더라도 페이먼트에 관심을 가지곤했다. 당시 알리페이 등 핀테크가 태동하던 시기였다. 일반 페이먼트 서비스는 경쟁사가 많고, 모기업에 종속돼 있어 성장성이 제한적이라 생각했다.

페이오니아는 B2B 페이먼트 회사고, 소비자가 아니라 판매자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한다기에 메리트가 있다고 생각했다. 아태 총괄을 담당했으니, 개인 커리어적으로 봤을 때도 한국 대표자리를 맡으면 좋겠다 싶었다."

― 페이오니아 코리아의 비즈니스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2018년 페이오니아 코리아 출범 당시 ‘해외에서 1조원 가량을 한국에 가져오는 회사가 되겠다’고 목표를 설정했는데 거의 근접했다."

― 주요 서비스 대상인 ‘판매자(머천트)’로 어떤 협력사를 두고 있나.

"본사와 마찬가지로 아마존, 쇼피, 라자다, 이베이, 월마트, 그리고 중남미의 메카도리브레 등이 주요 파트너사다. 또 에어비앤비도 주요 거래처다. 호스트들의 대금지급을 페이오니아가 하고 있다."

― 수수료율은 어떻게 되나

"유동적으로 변하나, 최고 1.2%다. 서비스를 처음 이용하면 그정도 나오고, 어느정도 규모가 나오기 시작하면 수수료를 낮아진다."

― 한국 시장만의 특징은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에서 거래되는 제품 대다수가 중국 물건이다. 최근까지 아마존 VIP판매자 절반 이상이 중국 판매자였다. 대부분 마켓플레이스가 가장 먼저 모셔가는 국적 사람들이 중국인이다.

하지만 마켓플레이스들이 포트폴리오의 차별화를 하고 싶을때 한국 물건을 찾는다. 그래서 이전보다는 최근에 훨씬 더 한국 판매자에 대한 투자를 하려거나 판매자로 데려오려는 노력이 많다. 특히 화장품, 전자제품 악세서리(핸드폰 케이스), 패션이 주요 카테고리다."

― 코로나19로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이 가팔랐다. 덕을 봤나.

"2020년 2분기, 코로나 초기에 매출이 크게 늘기는 했다. 이후 그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 BNK부산은행, 신한은행, KB국민은행 등 국내 시중 은행과 업무협약을 맺고 있다.

"금융권과의 협약으로 국내 수출기업이 저렴하고 편리하게 해외 매출대금을 국내에서 수취할 수 있게 됐다. 또한 해외송금 수취 수수료 혜택, 국내 수출기업 대상 교육 프로그램 및 세미나를 공동으로 진행해 국내 소상공인의 글로벌 전자상거래 시장 진출을 돕는다. 페이오니아로서는 안전한 대금 지급과 수취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 좋다. 금융권과의 협력으로 올해 고객들에게 보다 진보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

― 올해 사업목표는 무엇인가.

"이제까지 해외 마켓플레이스에 물건을 팔고자 하는 한국 판매자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최근에는 글로벌로 진출하고자 하는 한국 마켓플레이스를 타겟으로 삼으려 노력한다. 이들은 해외 판매자를 한국 마켓플레이스에 데려오려 한다.

예를 들어 쿠팡도 현재 전 세계 해외 판매자에게 대금지급을 페이오니아로 하려고 한다. ‘하이퍼커넥트 하쿠나 라이브’라는 스트리밍앱이있는데 별풍선 등 이용자에게 받은 리워드를 페이오니아로 지급 받는다. 이처럼 스트리머 시장도 작지 않기 때문에 이쪽 생태계에서 페이오니아가 어떤 역할을 맡을 수 있을지도 고민이다."

☞ 이우용 대표는 누구?

2018년 3월부터 페이오니아 코리아를 이끌고 있다. 성균관대 문헌정보학을 전공하고 미국 미시간대에서 정보학 석사 과정을 이수했다. 2002년부터 약 2년간 한국외환카드에서 마케팅 업무를 담당했다. 이후 구글에서 10년 넘게 근무하며 한국·일본·미국 등에서 광고 영업 채널 개발, 마케팅, 구글플레이 사업 개발 및 머천다이징(시장을 조사를 바탕으로 상품 개발이나 판매 방향을 계획하는 일) 업무를 맡았다.

박소영 기자 sozero@chosunbiz.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