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업이 미래 먹거리로 메타버스를 선정하고 이를 선점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는 가운데 현실세계와 가상세계를 연동하기 위해 ‘웹3.0’으로 뛰어들고 있다. 구글은 블록체인 전문기업 대퍼랩스와 손 잡았고, 메타(구 페이스북)는 사명까지 바꾸면서 웹3.0시대 선점을 위한 기술 확보에 애를 쓰고 있다. 국내 토종 빅테크 네이버도 예외는 아니다. 네이버는 가상공간 메타버스 제페토 구축에 그치지 않고, 현실의 3차원 복제판을 지향하는 아크버스 개발을 통해 웹3.0시대 대비에 나섰다.

/픽사베이
/픽사베이
‘웹3.0’시대…올해 투자금만 2조1300억원 규모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웹3.0이 업계 최대 이슈로 부상했다. 웹3.0이란 컴퓨터가 시맨틱 웹 기술을 이용해 웹페이지에 담긴 내용을 이해하고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지능형 웹 기술을 말한다. 컴퓨터가 사람을 대신해 정보를 모으고 필요한 정보만을 편집해 새로운 정보를 만들어내는 웹이다. 일종의 인공지능(AI) 웹인 셈이다.

특히 웹3.0은 현실 공간을 옮긴 듯한 가상 공간의 기술 발전을 촉진한다. 정의는 다양하지만 대체로 ‘탈중앙형 공간웹 생태계’를 의미한다. 이전까지의 웹이 디지털 콘텐츠나 사이트를 연결하는 데 그쳤다면, 웹3.0은 사람과 위치, 공간 등 물리적 데이터를 3차원으로 구축한 공간웹 세계로서 메타버스를 의미한다. 동시에 플랫폼처럼 소수기업이 데이터를 독점하지 않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이 직접 데이터를 소유할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개념을 포괄한다.

미국 자산운용사 그레이스케일은 보고서에서 "올해 웹3.0분야 투자자금은 18억달러(약 2조1300억원)에 이른다"며 "웹3.0은 새로운 투자 물결을 일으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작된 탈중앙형·공간웹 생태계 패권 경쟁

이미 세계는 웹3.0 구축 패권 경쟁이 시작된 상태다. 주요 국가는 웹3.0 생태계를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미국은 3월 대통령령을 통해 웹3.0 시대에도 디지털 경제권 혁신을 선도하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일본도 집권 자민당이 백서를 내고 웹3.0시대에 선제 대응해야한다고 강조했다. 해당 백서는 웹3.0 장관을 임명하고, 가상자산·NFT 규제 메커니즘 정립해야 한다 등의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안했다.

각국 정부가 결의를 다지는 수준이라면, 민간에서는 웹3.0 구축을 위해 발빠르게 선제적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이미 물리적 세계의 실제 위치와 공간 정보를 데이터화해 3차원 공간으로 전환시키려는 흐름이 시작됐다. 동시에 3차원 공간웹으로 전환된 데이터를 투명하게 보호하기 위해 블록체인 보안 기술 확보 흐름도 잇따른다.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구글·네이버 등 ‘공간웹·블록체인’ 접목

선두는 글로벌 주요 빅테크 기업이다. 엔비디아는 엔비디아 옴니버스를 구축해 실시간 3D협업이 가능한 플랫폼을 구현하고 있다. 김진우 KTB증권 연구원은 "엔비디아는 BMW 생산 공장을 그대로 옮겨와 가상공간에서 전체 제조 프로세스를 구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다양한 변화를 시험해보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유사하다. 업무 공간을 메타버스화하면서, B2B 서비스에 초점을 맞춰 웹공간 구현에 나서고 있다. 대표 서비스는 올해 상반기 중 출시되는 팀즈용 메시(Mesh for Teams)다.

블록체인 기술 확보에 골몰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3차원 공간웹을 구축하는 과정에서 데이터 보호 문제를 블록체인을 통해 일부 해결할 수 있어서다. 업계는 이를 웹3.0 시대를 전략적으로 대비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한다.

구글은 블록체인 분야 전문가를 채용하고, 블록체인 전문기업 대퍼랩스와 손을 잡았다. 메타(구 페이스북)도 암호화폐와 블록체인 서비스가 필요하다고 보고 관련 상표를 무더기로 출원했다. 최근에는 저크벅스(Zuck Bucks)라고 이름붙인 메타버스용 가상자산 개발에 나선 상태다.

네이버랩스가 공개한 아크버스 화면 일부 /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갈무리
네이버랩스가 공개한 아크버스 화면 일부 / 네이버랩스 홈페이지 갈무리
국내 빅테크 기업도 웹3.0 대비에 한창이다. 네이버가 가장 앞선다는 평가를 받는다. 네이버가 지난해 말 선보인 아크버스 서비스가 이유다. 제페토가 아바타 월드를 내세운 완전한 가상공간이라면, 아크버스는 인공지능(AI), 로봇, 클라우드 같은 기술을 활용해서 현실 공간을 똑같이 복제한 가상세계다. 이같은 공간 웹을 구축하기 위해 네이버는 현실 공간을 스캔하는 장비부터 스캔된 데이터에서 원하는 디지털 트윈 데이터를 만들어 내는 기술, 이를 현실 공간의 서비스와 연결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업계 전문가는 "현실에서는 제약이 많던 다양한 것이 공간 웹이 구축되면 이를 실험하고 시도할 수 있게 된다"며 "미래를 선점하기 위해 역량 있는 기업 간 기술 투자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

조선미디어그룹의 ICT 전문매체 IT조선은 창간 13주년을 맞아 메타버스 ESG 콘퍼런스(행사 페이지 바로가기)를 진행한다. 사전등록자(사전등록페이지 바로가기)에게는 추첨을 통해 네오스마트펜과 무선충전 마우스 패드를 증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