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3차원(3D) 가상 공간인 메타버스에서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 출생한 Z세대 통칭)를 돌본다. MZ세대가 우울증 등의 마음의 병을 극복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 인공지능(AI) 상담사를 도입한다. 향후 관련 사업을 확대하면서 메타버스로 환경·책임·투명경영(ESG)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여 담당은 이날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맡아 ESG와 메타버스의 연관성을 밝혔다. 메타버스에서 비대면 모임과 인간관계가 늘어날수록 탄소 배출을 줄여 환경 영역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내용이다.
그는 "모빌리티 활동의 70~80%는 모임 이동에서 비롯된다"며 "회사나 학교에 가고 포럼에 참석하는 일 모두 사람 간 모임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메타버스가 모임 중심인 만큼 해당 모임이 메타버스에서 이뤄질수록 모빌리티 활동이 줄어 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며 "메타버스에서 모임이 활성화하면 2025년 기준 연 단위 38만톤의 탄소 감축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은 그간 ESG를 추진하는 전략 중 하나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꼽았다. 자사 AI 스피커인 누구를 활용해 전국 독거노인의 안부를 묻고 위급 상황 시 119를 출동하도록 하는 등의 활동을 펼친 것이 대표 사례다.
최근에는 AI 서비스에 메타버스 기술을 더했다. 자사 메타버스 플랫폼인 이프랜드에서 메타버스 주요 수요층이자 비대면을 선호하는 MZ세대의 정신 건강을 돕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MZ세대의 우울증 비중과 청년 고독사 비중이 늘고 있다 보니 이같은 사회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프랜드를 활용한 사례다.
여 담당은 "메타버스를 활용해서 MZ세대의 아픈 마음을 어떻게 어루만질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대학마다 상담을 진행하는 데 주목했다"며 "(2021년) 연말부터 이프랜드에서 서강대와 대학생 정서 케어 프로그램 파일럿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SK텔레콤은 서강대에서 진행하는 특정 수업과 집단 상담을 이프랜드에 구현했다. 교수와 상담사, 학생이 모두 이프랜드에서 아바타로 만나 소통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수업 만족도는 93%에 달했다. 낯을 가리는 성격이지만 이프랜드에선 아바타로 만나니 편했다는 학생 피드백도 받았다.
SK텔레콤은 이같은 파일럿 피드백을 토대로 추가 사업을 진행한다. 저활력 청년 200명을 대상으로 AI버스(AIVerse, AI와 메타버스 합성어) 심리 케어 사업을 6월 시작할 예정이다. AI와 심리 상담사를 콜라보해 메타버스에서 AI 상담사를 선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12월까지 사업을 진행해 결과가 좋다면 향후 청년에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여 담당은 "디지털 트윈 개념을 기반으로 ESG 활동을 확대하면서 발달 장애인 관련 디지털 치료제 쪽도 사업을 추진하려 한다"며 "디지털 트윈을 구축하면 발달 장애인뿐 아니라 나아가 군인 훈련 등을 디지털 트윈 환경에서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평화 기자 peaceit@chosunbiz.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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