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의 올해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전분기 대비 감소했다. 증권사 시장전망치에 못미치는 실적이다. 코로나19유행 막바지에 이르면서 e커머스 시장 전체 성장률이 둔화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새 경영진은 글로벌 사업을 강화해 매출을 끌어올리고, 인건비 등 비용을 효율화해 수익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최수연 네이버대표가 4월 13일 경기도 분당 제2사옥에서 새 해외사업전략 등 네이버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 네이버
최수연 네이버대표가 4월 13일 경기도 분당 제2사옥에서 새 해외사업전략 등 네이버 비전을 설명하고 있다 / 네이버
증권사 전망치에 못미치는 실적

21일 네이버는 1분기 실적을 공개했다. 매출 1조8452억원, 영업이익은 2888억원이다. 이는 전분기인 지난해 4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4.3%, 영업이익은 14.1% 줄어든 것이다. 당기순이익은 49.5%나 급감했다. 특히 이 같은 실적은 증권사 전망치보다 낮은 것이다. 앞서 주요 증권사는 네이버의 1분기 매출을 1조8771억원, 영업이익은 3416억원을 예상했다.

e커머스 사업 부분을 제외한 서치플랫폼, 핀테크, 콘텐츠, 클라우드 등이 모두 전분기 대비 뒷걸음쳤기 때문이다. 서치플랫폼 매출(8432억원)은 지난해 4분기(8869억원)보다 4.9% 감소했고, 같은 기간 핀테크(2748억원) 콘텐츠(2170억원) 클라우드(42억원) 부문은 각각 6.9%, 7.0%, 12.1% 줄었다.

증가한 e커머스의 성장률도 둔화돼 위기감을 더한다. 1분기 매출은 4161억원을 기록했는데, 지난해 4분기(4052억원)보다 2.7% 증가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특수가 서서히 감소하면서 e커머스 시장 전반에서 성장률이 하락한 영향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이날 컨퍼런스 콜에서 "전체 e커머스 시장 둔화에 따라 지난 2년간 비정상화됐던 e커머스 시장의 성장률이 다시 정상화되는 구간으로 판단하고 있다"며 "e커머스 부문 성장을 위한 별도의 전략 변경은 검토하고 있진 않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사업 강화 방침 피력

네이버는 글로벌 사업 매출을 확대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현재 글로벌 매출 비중은 라인 관련 매출을 제외하고 네이버의 전체 매출 중 10%를 차지하고 있다. 향후 20% 이상으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몇년 간 네이버는 3년에서 5년마다 매출이 2배씩 꾸준히 성장했다"며 "충분히 가능한 목표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최수연 대표는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5년 내 네이버가 글로벌 이용자 10억명을 확보하고 매출 15조원을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특히 해외 웹툰 사업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네이버웹툰 국내법인과 달리 글로벌 법인은 수익성을 충분히 내지 못하고 있었는데,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겠다는 것이다.

최수연 대표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 주력 국가에서 1위 사업자를 굳히기 위한 마케팅 비용을 지속 지출해 왔다"며 "장기적으로는 국내 네이버웹툰 수준으로 마진이 개선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네이버웹툰은 자사가 보유한 글로벌 IP들의 영상화를 직접 견인할 계획이다. 최 대표는 "그동안 네이버는 영상 제작에 직접 투자하지는 않았다"며 "앞으로는 직접 공격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000억원 정도의 영상제작기금을 네이버가 투자해서 북미에서 네이버웹툰을 영상화시키겠다"고 말했다. 또 네이버는 일본 시장에서 라인과 야후 등 파트너와 협력해, 커머스와 사업 등 진출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인건비를 절약하고 비용을 효율화해 수익성도 개선한다. 네이버는 신규 직원을 대거 채용하고 이미 직원 연봉을 인상하는 등 1분기 인건비, 복리후생비용으로 812억원을 집행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5.2% 늘어난 수치로 영업이익 감소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김남선 CFO는 "작년까지는 채용을 늘리면서 상당 부분 성장해왔지만, 올해는 헤드 카운트(인원) 증가를 작년 이전 수준으로 통제하기 시작하면 올해 이익률이 1분기보다는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leeeunju@chosunbiz.com